마이크로소프트가 슬금슬금 윈도우 업데이트를 배포하며 여기저기 바꾸고 있다. 이제 그만 사용자를 성가시게 할 수는 없는가? 업데이트 내용과 일정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할 말이 있다. 최근 윈도우 업데이트를 보면 고객의 피드백을 조금이라도 듣고 있냐고 물어보고 싶다.
계속 말도 안 되는 기능을 내놓는 듯 보인다. 먼저, 윈도우 사용자가 계속 이 운영체제를 쓰는 이유는 단지 윈도우에만 필요한 앱이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인정하자. 최근 이 트윗이 이런 나의 의견을 잘 반영한다.
“오늘날 윈도우가 소비자와 기업에 주는 가치는 멋진 디자인이나 기능이 아니다. 유일한 가치는 벌써 30년이 넘어 진작에 단종됐어야 할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의 호환성이다. 윈도우를 재설계한다는 건 이것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대부분 사용자에게 쓸모 없어질 거라는 의미다.”
멋진 새 디자인이나 기능은 그리 도움되지 않는다. 사실, 오히려 윈도우 사용 경험을 방해한다. 하지만 요즘 이런 겉치레 기능이 다수 등장하는 듯하다.
예컨대 최근 윈도우 10 및 11 업데이트에 검색 하이라이트라는 기능이 배포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검색 화면에 사용자에게 유용할 만한 일정, 파일 및 리소스를 표시해 검색 경험을 개선한다며 해당 기능을 소개했다. 또 검색 하이라이트는 일반 사용자와 기업 사용자에게 다르게 작동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공휴일, 기념일 등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하여 일상과 관련된 정보가, 반면 기업 사용자에게는 관련된 파일, 연락처 및 업무와 관련된 정보가 표시된다고 새로운 기능을 뽐냈다.
애초부터 일반 사용자와 기업 사용자를 구분한 것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 요즘 같은 재택 근무 시대에 이게 가당키나 한 생각인가. 사용자가 어떤 목적으로 윈도우 기기를 쓰냐에 따라 다른 정보와 기능을 제공하는 건 혼란스러울 뿐이다. ‘일반’ 사용자와 ‘기업’ 사용자에게 각기 다른 기능을 제공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사용자는 단지 자신이 쓰는 컴퓨터의 운영체제가 문제없이 돌아가길 바랄 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문제없이 컴퓨터가 켜지고 작동하게만 해주면 된다. 이런 식으로 쓸데없는 기능을 슬금슬금 넣으면 사용자는 컴퓨터가 무슨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게다가 기업의 IT 관리자는 이런 ‘개선 사항’에 대한 문의을 반복적으로 응대해야 한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검색 하이라이트 기능을 해지하고 싶다면 여기 방법이 나와 있다.)
즉 사용자는 이런 자질구레한 기능을 원하지 않는다. 단지 컴퓨터가 문제없이 작동하기를 바란다.
최근 윈도우 11에는 아직 시험 중인 또 다른 ‘애매한’ 기능이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라파엘 리베라가 개인 트위터(링크)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윈도우 11 빌드 25120에서 새로운 데스크톱 검색 기능이 발견됐다. 검색 결과는 사용자가 설정한 기본 브라우저와 상관없이 무조건 엣지 브라우저에서 열린다. (혹시 이 기능을 써보고 싶다면 Vive라는 C 라이브러리를 다운 받은 뒤 관리자 권한으로 명령 프롬프트을 실행해야 한다. 그 다음 추출된 ViveTool이 있는 폴더로 이동하여 명령 프롬프트에 "vivetool addconfig 37969115 2"을 입력하면 된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실험용 기능은 정식 버전에 출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령 이 기능이 공식 출시되지 않더라도 회사가 이렇게 쓸데없는 기능을 만드는 데 시간을 쏟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런 기능 대신 사용자가 정말 원하는 기능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날씨 위젯이 대표적인 예시다. 정말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윈도우 10의 피드백 앱을 보면 1,400표 이상의 좋아요 표시를 받은 버그 제보가 있다. 사용자에 따라 날씨 앱의 시간별 일기예보에서 시각이 표시되지 않는 어이없는 버그다.
내 윈도우 컴퓨터의 날씨 앱에서는 시간이 제대로 보이지만, 다른 사용자는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바로 여기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슬금슬금 점진적 업데이트를 배포하는 방식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갑자기 무언가 바뀌면 이것이 버그인지, 일시적인 오류인지, 아니면 정식으로 추가된 기능인지 알기 어렵다. 업데이트 내용이 발표됐는데, 사용자가 기능을 쓸 수 있을 때까지 몇 주가 걸리기도 한다. 그때쯤 되면 새 기능은 이미 잊혀지거나 몇몇 사용자는 바이러스로 오해한다. 실제 검색 하이라이트 기능이 배포되었을 때 몇몇 사용자는 컴퓨터가 잘못된 줄 알았다. 여기서 다시 묻는다. 날씨 위젯 이슈는 버그인가 기능인가? 알 방법이 없다.
기업 사용자와 IT 지원팀에게도 이런 배포 방식은 혼란을 일으킨다. 누군가 IT 지원 팀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원팀의 컴퓨터에는 아직 새 기능이 적용되지 않아 잘 모를 수 있다. 그래서 요청자의 컴퓨터에 원격으로 연결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너무 비효율적이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배포 방식을 오피스에도 적용하고 있다. 반기 엔터프라이즈 채널을 선택한 모든 사용자가 월 단위의 채널로 이전하게 됐다. 즉, 여러 업데이트와 자잘한 변화를 더 자주 겪게 됐다. (이런 일은 나에게도 자주 일어난다. 오피스의 특정 부분이 다음 날 일어나서 보면 바뀌어 있다. 이럴 때 나는 오피스의 빌드 번호를 확인하여 무슨 업데이트 내용이 있었는지 파악하는 데 시간을 쏟아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말한다. 새 기능을 서서히 배포하여 반응을 측정하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 이런 방식은 거슬리고 혼란스러울 뿐이다. 왜 원래 잘 쓰던 기능이 바뀌었는지 알아내는 데 시간을 쏟게 만든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업데이트 내용과 시기를 명확히 밝혀달라. 제발 부탁이다.
*Susan Bradley는 애스크우디닷컴(Askwoody.com), CSO온라인닷컴(CSOonline.com) 등에서 칼럼을 기고하는 전문 칼럼니스트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