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7에 대한 이야기는 길고 복잡다단하다. 각종 약속과 혼란, 그리고 불안감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와이파이 7은 기존 와이파이 6E 기술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또 6E가 개척한 6GHz 대역의 넓은 개방 공간을 활용하여 성능을 효율화하고 간섭을 차단하며 네트워크 지연 시간을 줄이는 몇몇 혁신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와이파이 7의 주요 이점
와이파이 7은 이론적으로 와이파이 6E보다 5배 빠르지만, 실제 성능은 제원상의 46Gbps보다 훨씬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기술 연구 및 자문 회사인 ISG의 데이비드 레신 이사는 진단했다. 물론 그렇다해도 와이파이 7은 와이파이 6E보다 훨씬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한다.
속도 향상은 와이파이 7의 장점 중 하나일 뿐이다. 새로운 표준은 채널 크기를 두 배로 늘려 데이터 스트림 구성 방식을 크게 개선한다. 또한 여러 와이파이 주파수와 채널을 동시에 사용하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 이론적으로 이는 네트워크 성능 향상으로 이어진다.
와이파이 7은 보안, 처리량, 지연 시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선된 기능을 제공하지만, 특히 기대되는 사항은 여러 대역(2.4, 5, 6GHz)에 액세스하고 동시에 여러 대역으로 데이터 전송을 분산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MLO(다중 링크 작동)라고 노키아의 혁신 솔루션, 네트워크 인프라, 고정 네트워크 책임자 지노 디온은 설명했다. 그는 처리량을 높이는 것 외에도 MLO는 지연 시간을 이더넷에 가까운 성능 수준으로 개선할 뿐만 아니라 안정성과 트래픽 차별화를 크게 향상시킨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와이파이 7을 사용하면 채널 폭이 160MHz에서 320MHz로 확장되어 두 배의 처리량을 갖추게 된다. 디온은 "단거리의 경우 변조가 1024QAM에서 4096QAM으로 변경되어 처리량이 추가로 20% 향상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연한 채널 활용(FCU)을 통해 간섭이 심한 지역에서도 더 넓은 채널을 사용할 수 있다. "FCU는 가용 스펙트럼을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MRU(다중 리소스 유닛)와 펀처링(puncturing)과 같은 기능을 활용한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펀처링은 기존 사용자가 일부 채널을 사용하는 스펙트럼 채널의 '구멍이 뚫린'(punctured) 부분을 전송하는 기능이다.
디온에 따르면, 6GHz에서 최대 데이터 속도는,
- 6GHz에서 23Gbps(와이파이 6 또는 와이파이 6E의 9.6Gbps와 비교),
- MLO 사용 시 36Gbps에 이른다. 와이파이 6에 비해 3.75배 증가한 속도다.
단점은 새로운 기술의 이점을 충분히 누리려면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가 와이파이 7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신은 "예산과 수명 주기 교체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 와이파이 7 네트워크의 모든 이점을 실현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와이파이 7은 새로운 기술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가격 프리미엄이 존재할 것이라고 디온은 예측했다. "모든 새로운 와이파이 세대와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와이파이 얼라이언스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 소수일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누가 와이파이 7로 전환해야 할까?
현 단계에서는 기업이 이 신기술에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 테스트 및 측정 장비 기술 제공업체인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의 산업 솔루션 엔지니어인 샹 리는 경기장, 공항, 호텔, 공장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전했다. 그는 "OFDMA(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액세스) 작동이 개선되면 액세스 포인트당 더 많은 클라이언트를 수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AI 기능을 갖춘 IoT 디바이스를 대량으로 배포하는 기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디바이스는 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렇게 많은 수의 디바이스를 지원하려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백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와이파이 6는 이러한 디바이스를 처리할 대역폭이 부족하고, 5G 사설 네트워크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며 구축 및 운영 비용이 높다. 리는 "결과적으로 와이파이 7은 많은 기업 사용자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기술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신은 와이파이 7을 일부라도 도입하면 레거시 와이파이 6 또는 와이파이 5 기술을 이용 중인 기업도 네트워크 성능 면에서 큰 이점을 얻을 수 있으며, 이는 최종 사용자 경험과 만족도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단 와이파이 7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클라이언트 디바이스의 수 또한 고려해야 한다. "즉, 예산과 기업의 IT 교체 주기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사용자 밀집도가 높은 기업은 와이파이 7의 이점을 쉽게 누릴 수 있지만, "구체적인 비즈니스 계획 없이 움직이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라고 레신은 지적했다.
와이파이 속도가 크게 향상되고 지연 시간이 짧아지기를 원하는 최종 사용자 또한 와이파이 7로 전환함으로써 큰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디온은 전했다. 가령 스마트홈 연결에 관심이 있는 가정 사용자도 와이파이 7로 업그레이드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하드웨어 지원
초기 와이파이 7 AP와 클라이언트가 이미 시장에 출시된 상태지만 초기 하드웨어들이 얼마나 풍성하게 등장할지는 아직 확실하게 알 수 없다. 리는 "단 라우터, 액세스 포인트,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이 압력을 느낄 것이며, 와이파이 분야에 진출하려는 소규모 스타트업도 영향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파이 7의 각종 신기능을 사용하려면 무엇보다도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리는 "대역폭을 지원하는 RF 부품이 없다면 와이파이 7을 지원한다고 말할 수 없다. 라우터와 AP 제조사들이 와이파이 7을 지원하기 위해 매진하는 모습을 분명히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용 가능한 대부분의 와이파이 7 인프라 하드웨어는 전통적인 얼리어답터, 특히 게이머를 중심으로 소비자 시장을 겨냥한 것들이다. 에이수스, 넷기어, TP 링크들이 주요 벤더다. 이러한 공급업체들은 모두 중소기업 및 얼리어답터 부문을 위한 실행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 분야에서는 시스코, HPE, 주니퍼, 아루바, 포티켓과 같은 주요 벤더들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결국 이들이 와이파이 7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레신은 이들에 더해 와이파이6/6E 관련 매력적인 제품구을 보유한 소포스 와이어리스와 유비쿼티 유니파이에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소프트웨어 지원
와이파이 얼라이언스가 와이파이 7 표준을 승인한 시기는 2024년 1월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제품 및 서비스가 아직 부족하다는 의미다. 레신은 "AI 기능성 통합이 중요하게 불거진 상황에서 주니퍼 미스트, 익스트림 네트웍스, 넷옵스, 포티넷 등이 어떤 제품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는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기술이 방대하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디바이스 및 애플리케이션의 종류에 발맞춰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5G 네트워크 관리에서 보았듯이 모든 트래픽을 관리할 수 있는 지능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5G 네트워크에서 애플리케이션 계층이 풍성해진 것처럼 와이파이 리소스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더 많은 솔루션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와이파이 7은 네트워크 보호 기능을 크게 높이기도 한다. 와이파이 7은 심각한 취약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이전의 보안 방식에서 벗어나 WPA3로 이동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는 "와이파이 7 네트워크 또는 디바이스를 대상으로 하는 보안 소프트웨어 솔루션도 시장에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와이파이 7과 기업
와이파이 7은 중소기업부터 의료, 교육, 산업 조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에도 상당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디온은 "와이파이 7을 사용하면 동급 최강의 보안, 커버리지, 성능을 누릴 수 있다. 창고, 공장, 심지어 항구와 공항과 같은 외부 시설과 같은 산업 환경은 모두 전례 없는 수준의 품질로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유용하다”라고 말했다.
단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기업 도입자는 와이파이 7로 전환하기 전에 입증 가능한 필요성과 ROI를 통합한 지원 가능한 비즈니스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레신은 "사용자가 밀집된 시설의 경우 이 기술이 현재도 고려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제조, 운송, 배송 등의 비즈니스에서는 5G, A5G 어드밴스드 릴리스 19, 사설 무선 네트워크도 함께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
와이파이 7E 버전이 몇 년 내에 출시될 전망이며, 와이파이 8도 이미 계획 단계에 있다. 그러나 이제 막 와이파이 7 인증 프로그램을 발표됐다는 점에서 와이파이 8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리는 "단기적으로는 와이파이 7에 대한 하드웨어 지원에서 더 많은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장기적으로는 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 최적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향후 기업 사용자와 고객을 위한 더 많은 스마트 IoT 애플리케이션을 보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리는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에는 아마도 AI와 ML 기능이 통합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 로봇'(I, Robot)이 생각보다 더 가까워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