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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디바이스 / 소비자IT

칼럼ㅣ윈도우 10X는 크롬북 킬러가 될 수 있을까?

2021.01.27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경량 버전 ‘윈도우 10X(Windows 10X)’가 '크롬북'의 대항마로 나설 수 있을까? 아니면 또 실패하게 될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가피하게 재택근무와 재택학습을 하게 되면서 지난해 노트북 수요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2020년 연간 노트북 출하량이 2억 대를 훌쩍 상회하며 전년 대비 22.5%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에 경사스러운 일이었을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작년에 구글 크롬북은 3,000만 대 가까이 팔리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전년 대비 74% 성장하면서 노트북 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장악했던 노트북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Samsung

트렌트포스는 “2020년 크롬북이 급성장하면서 윈도우 노트북의 시장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80% 이하로 떨어졌다”라며, “크롬북 판매량이 윈도우 노트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 점유율은 약 70%로 떨어지고 크롬북은 20%로 상승하리라 전망한다(나머지는 애플 노트북)”라고 밝혔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곧 출시할 ‘윈도우 10X’에 연간 수억 달러의 향방이 달려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윈도우 10X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크롬북을 잡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크롬과 유사한 운영체제다. 

윈도우 10X가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 역시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기기용 경량 버전의 윈도우 구축에 실패하는 또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게 될까? 

윈도우 10X 살펴보기
일단 윈도우 10X를 살펴보자. 윈도우 10X는 크롬북처럼 단순성에 중점을 두고 과감하게 기본적인 것만 남긴 윈도우 10의 간소화된 버전이다. 

이를테면 웹 앱과 윈도우 10 앱을 나타내는 아이콘이 배열된 기본적인 시작(Start) 메뉴가 있다. 여기에는 라이브 타일을 비롯해 잡다한 요소들은 없다. 작업표시줄(Taskbar)은 화면 하단의 중앙에 고정된 웹 앱과 윈도우 10 앱 아이콘으로 간소화됐다. 윈도우 10에서는 맨 오른쪽에 위치한 알림 아이콘도 없고, 사용자 정의를 위한 우클릭도 되지 않는다. 

  이러한 기조가 운영체제 전반에 걸쳐 유지된다. 기존 윈도우 애플리케이션, 즉 오피스(Office)처럼 데스크톱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애플리케이션은 실행되지 않는다. 파일 매니저도 없으며, 단지 원드라이브(OneDrive)용으로 구축된 매우 제한적인 파일 브라우저가 있을 뿐이다. 
 
ⓒMark Hachman / IDG

다시 말해, 윈도우 10X의 모든 것은 크롬북과 마찬가지로 클라우드용으로 개발됐고, 크롬북에서 하는 것처럼 주로 웹 앱을 실행한다. 그리고 웹 앱들은 크로미엄 기반의 엣지 브라우저에서 실행된다. 따라서 크롬북에서 실행되는 모든 웹 앱이나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을 윈도우 10X 노트북에서도 실행할 수 있다. 

또한 윈도우 10X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메트로 앱(Metro apps)’이라고 부르던 것도, 그리고 현재는 간단하게 ‘윈도우 앱(Windows apps)’이라 통칭하는 ‘윈도우 스토어 앱(Windows Store apps)’과 ‘모던 앱(Modern apps)’도 실행한다. 메일, 날씨, 일정 등과 같은 윈도우 10 정식 버전에 내장된 앱들이다. 

이는 마치 셀링 포인트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들 윈도우 앱은 일반적으로 성능이 낮고 설계도 부실하다. 제정신이라면 단지 윈도우 앱을 실행하기 위해 크롬북이 아닌 윈도우 10X 기기를 사진 않을 것이다. 

일정 시점이 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X가 컨테이너에서 전통적인 데스크톱 앱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이들은 윈도우 10X와 같은 (그리고 크롬북과 경쟁하려면 그래야만 하는) 저가형 하드웨어에서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게 실행될 것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이 회사의 하드웨어 협력업체가 윈도우 10X 기기에서 행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선택의 핵심이다. 300달러 혹은 그보다 더 저렴하게 팔면서 가격 경쟁을 할 의향이 있는가? 아니면 더욱더 강력한 하드웨어로 가격을 올릴 것인가? 

만약 이들이 프리미엄 제품을 고집한다면 필자는 윈도우 10X 기기가 크롬북을 거의 또는 전혀 능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크롬북이 교육 현장에 널리 보급된 데다가, 윈도우 10X 기기를 위해 수백 달러를 더 지출할 학교는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위한 조언 
필자가 사는 美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학교들은 넉넉한 자금 지원을 받는 편이다. 기술 및 생명공학 기업이 많아 세금 기반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케임브리지의 초중고교들은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7,000명이 넘는 모든 학생에게 크롬북을 무료로 지급했다

만약 윈도우 10X 기기가 크롬북보다 200달러 더 비싸다면 이곳의 학교들은 140만 달러를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다른 중요한 일에 쓰여야 할 돈이 140만 달러 줄어드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돈을 낭비하는 학교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케임브리지는 자금이 넉넉한 편이고, 이 정도 수준으로 자금을 지원받는 학교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이들이 크롬북 대신 윈도우 10X 기기를 선택할 확률은 훨씬 낮다. 

단순하면서도 저렴한 클라우드 기반 노트북을 찾는 건 비단 학교만이 아니다.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도 그렇다.

필자의 경우가 좋은 예다. 최근 필자는 오래된 윈도우 노트북을 폐기 처분했다. 그러고 나서 주로 줌(Zoom) 회의용으로 쓸 노트북을 찾았다. 하지만 저렴한 윈도우 노트북은 화면 크기, 성능, 램(RAM) 측면에서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다. 

결국 15.6인치 화면에 4GB 램을 갖춘 튼튼한 삼성 크롬북을 300달러에 구매했다. 이는 줌 회의부터 구글 문서를 통한 문서 작업, 온라인 버전의 워드를 사용하는 데 충분하다. 합리적인 가격에 필자가 정확히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제공한다.

또 크롬은 경량 운영체제여서 4GB의 램이면 필자가 크롬북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물론 윈도우 10X가 그 정도의 메모리만으로도 빠르게 실행될 수 있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사가 윈도우 10X 기기에 데스크톱 윈도우 10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의 고급 하드웨어와 램을 장착한다면 많은 사람이 이를 구매하리라고 상상하기 어렵다. 

만약 스티브 발머가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였던 시절이라면, 이 회사는 사람들이 단지 노트북에 ‘윈도우’라는 이름만 붙이면 프리미엄을 지불할 것이라는 오만한 믿음 속에서 고급 제품을 추구할 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러했다면 윈도우 10X는 실패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티아 나델라의 시대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치와 가격 측면에서 경쟁할 의향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렇게 하더라도 윈도우 10X는 크롬북과 경쟁하는 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교육 시장에서는 크롬북을 능가하지 못할 것 같지만 적어도 시장 점유율은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그렇지 않고 고급 제품을 추구한다면 과거 모바일 버전의 윈도우처럼 참담한 실패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 Preston Gralla는 컴퓨터월드의 객원 편집자다. ‘인터넷이 어떻게 작동하는가(How the Internet Works(Que, 2006)) 등을 포함해 45권 이상의 책을 저술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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