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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미래

첫 태동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양자컴퓨팅'의 간략한 역사 살펴보기

2020.12.01 Tom Ball  |  IDG Connect
기존 컴퓨터가 0과 1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2진수를 사용한다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갖는 큐비트(Qubit; Quantum Bit)를 사용한다. 큐비트를 함께 연결하면 처리 성능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일 수 있고, 이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양자컴퓨팅 기술은 효과적인 항암제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부터 다른 신기술 발전을 돕는 것까지 다양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여러 분야에 응용되리라 예상되고 있다. 구글, IBM 등은 이 혁명적인 기술을 현실화하려는 열망을 원동력으로 지난 5년간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뤄냈다. 또 과학자와 엔지니어들도 100큐비트 시스템을 만들어낸다는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급속한 발전을 보인 양자컴퓨팅 분야의 토대가 놓인 것은 20세기 중반의 일이다.
 
ⓒGetty Images

1965년: 美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 양자컴퓨터 개념을 처음 제시하다 
원자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했던 유명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은 1960년대 중반 양자전기역학으로 관심을 돌렸다. 양자전기역학은 광자 및 전자기력으로 제어되는 전자의 상호작용 방식과 관련된 분야다. 

그리고 파인만은 연구를 통해 반입자가 시간을 거슬러 움직이는 일반 입자에 불과하다는 중요한 예측을 도출해냈다. 파인만의 이 연구는 오늘날 양자컴퓨팅 발전을 향한 여정의 중요한 발판이 됐다. 

오히려 아인슈타인은 양자이론(Quantum Theory) 사용에 회의적이었고, 확실한 예측과 관찰을 기반으로 한 물리학 연구를 선호했다. 따라서 2진수와 양자 시스템 간의 관계 연구는 파인만이 착안한 내용에서 확장된 것이라 할 수 있다. 

1980~1985년: 범용 양자 컴퓨터
1982년, 파인만이 양자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컴퓨팅의 이점을 설파하기 시작하면서 이 분야에 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기도 했다. 

“자연은 고전적이지 않다. 따라서 자연을 시뮬레이션하려면 양자역학적으로 하는 게 좋다. 놀랍게도, 이는 아주 대단한 문제다. 왜냐하면 그리 쉽게 보이지 않아서다.” 

파인만의 선구적인 연구에 이어서 1985년에는 영국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가 튜링 기계 개념에 양자 이론을 적용한 ‘범용 양자 컴퓨터’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튜링 기계(Turing machine)란 긴 테이프에 쓰여 있는 여러 기호를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바꾸는 일종의 수학 모델인데, 적당한 기호와 규칙을 입력한다면 컴퓨터 알고리즘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2008년 영국 왕립학회는 도이치를 펠로우로 선정하면서, “이 양자 이론을 제시해 양자 계산 이론의 기초를 닦았고 이 분야의 가장 중요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라고 평가했다. 

1994~2000년: 새로운 알고리즘
20세기 말로 접어들던 무렵, 美 MIT 응용수학과 교수 피터 쇼어는 기존 알고리즘보다 소인수 분해를 훨씬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이론적으로는 현대의 암호화 방식을 무력화할 만큼 효과적인 알고리즘이었다. 이 쇼어 알고리즘 역시 오늘날 양자컴퓨팅 발전을 향한 여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정표 가운데 하나다.  

그다음으로, 1996년에 인도계 미국인 컴퓨터 과학자 롭 그로버에 의해 고안된 그로버 검색 알고리즘(Grover Search Algorithm)이 등장했다. 양자컴퓨터용으로 만들어진 이 새로운 알고리즘은 데이터베이스 검색에 더 효율적인 것으로 입증됐다. 그리고 같은 해, MIT 기계공학과 교수 세스 로이드는 양자역학 시스템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양자 알고리즘을 선보였다. 

1999년에는 조르디 로즈가 세계 최초의 양자컴퓨팅 기반 컴퓨터 판매 회사 디웨이브 시스템즈(D-Wave Systems)를 설립했다. 초창기 고객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구글, 록히드 마틴 등이었다. 디웨이브 시스템즈의 등장은 IBM이나 구글 등 현재 이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들에게 길을 열어준 셈이었다. 

2000~2020년: 양자우월성(Quantum Supremacy)
2001년, IBM 알마덴 연구센터(Almaden Research Center)는 당시를 기준으로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양자컴퓨터 계산을 수행했다. IBM, 스탠포드 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7큐비트 프로세서에서 15를 소인수 분해하는 방식으로 쇼어 알고리즘을 최초 구현했다고 발표했다. 

2010년에는 디웨이브 시스템즈가 최초의 상용 양자컴퓨터 ‘디웨이브원(D-Wave One)’을 출시했다. 이후 2016년에는 IBM이 최초의 클라우드 기반 양자 컴퓨터 플랫폼을 내놨다. IBM 클라우드를 통해 양자컴퓨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밖에 다양한 성과가 쏟아져 나오며 현재에 이르렀다. 이제는 아마 섭씨 영하 -273.15도에서 보관 중인 양자컴퓨터 사진이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2019년 구글이 양자우월성을 주장하기 시작하면서 양자컴퓨터 개발은 경쟁 양상을 띠게 됐다. 누가 최초의 확장 가능한 시스템을 제공할지 아직 불분명하긴 하지만 발전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향후 몇 년간의 상세한 로드맵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테면 IBM은 2021년에 127큐비트 프로세서를 시작으로,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433큐비트 시스템과 1,121큐비트 시스템을 최초 공개할 계획이다.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다
확장 가능한 시스템 상용화는 아직 멀었지만 양자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기술 회사들은 이미 기업들과 협력해 애플리케이션 및 주요 사용 사례 파악에 나서고 있다. 

양자시스템이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한 이유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 사슬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자컴퓨팅은 AI, 금융, 의료 등 문제 해결이 주요 과제인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양자컴퓨팅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고속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망, 물류, 운송 등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어서다. 

이를테면 정보에 입각해 더욱더 정확하게 일정을 수립하고, 다양한 조건이나 예상치 못한 변화를 반영해 계획을 수정하는 것이다. 기존의 수많은 공급망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심지어는 종이 문서에 의존하는 구식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양자컴퓨팅은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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