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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구글 글래스에 대한 '언론의' 3가지 거짓말

2015.04.08 Mike Elgan  |  Computerworld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지난 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이 구글 글래스(Google Glass)를 ‘죽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슈미트의 발언을 의외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구글은 과거에도 스마트 글래스 프로젝트에 관해 동일한 발언을 했었다.

사람들은 언론을 믿고 구글이 구글 글래스 프로젝트를 접으려 한다고 생각했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기술 분야 언론의 동료들을 사랑한다. 그러나 우리는 구글 글래스 프로젝트와 관련해 셈을 잘못하는 우를 범했다. 일반적으로 기술 분야 언론인과 블로거는 객관적인 현실보다는 그때의 여론에 쉽게 흔들려 영향을 받는 순응주의자들이다.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대중을 상대로 구글 글래스에 관한 3가지 거짓말을 사실로 설득시킨 것이다. 용인할 수 없는 수준으로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것, 엘리트 계층을 위한 값 비싼 장난감이라는 것, 실패해 사장될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거짓말 1: 구글 글래스는 용인할 수 없는 수준으로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
구글 글래스의 전면에는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다. 그리고 이 카메라 때문에 구글 글래스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위협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구글 글래스의 작은 카메라가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365일 24시간 녹화해 스트리밍하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런 주장의 근거이다.

(그러나 실제는 카메라에 기록이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프리즘을 통해 작은 디스플레이의 내용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또 구글 글래스로 동영상을 녹화할 경우, 기록하는 이미지와 함께 불이 들어온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발명된 최악의 감시 카메라'로 분류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누군가 온갖 내용을 녹화해 아무에게나 스트리밍 하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을 갖게 됐다.

이는 구글 글래스를 비윤리적인 장치로 묘사하게끔 만들었다. 기술 언론은 자신이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이라는 ‘폐악’으로부터 대중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수호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미어캣 & 페리스코프(Meerkat & Periscope)'라는 현상이 확대됐다.

구글 글래스가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고 비난하던 언론인 가운데 상당수가 자신의 가시권 내에 들어온 모든 행동을 라이브 비디오로 기록해 생중계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 언론이 '미어캣 & 페리스코프'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SXSW의 매 순간을 기록하거나,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행사를 시간대별로 라이브 스트리밍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미어캣 & 페리스코프' 현상은 구글 글래스의 라이브 스트리밍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을 비난했던 언론의 행동이 위선적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거짓말 2: 구글 글래스는 엘리트 계층을 위한 값 비싼 장난감이다.
구글은 익스플로러(베타 테스터)에게 1,500 달러(세금 별도)에 구글 글래스를 판매했다. 그리고 그 즉시 가격이 너무 비싸, 구글 글래스가 부자들을 위한 장난감에 불과하다는 점을 다시금 입증하는 증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런 비판 이면에 숨겨진 사실이 하나 있다. 1,500달러가 하드웨어 가격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고도로 개인화된 컨시지어 같은 기술 지원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완전히 새로운 범주의 소비자 전자 제품을 시험 사용하는 대가를 지불했던 것이다. 또 제품 고장 시 교체 가격도 포함되어 있다. (내 경우, 구글 글래스가 2차례 고장 났지만, 아무런 질문과 추가 요금 없이 제품을 교체 받았다.)

더 나아가, 애플이 출시한 애플 워치(Apple Watches) 에디션(Edition) 라인의 가격을 생각해보기 바란다. 가장 싼 모델은 1만 달러이고 가장 비싼 모델은 1만 7,000달러이다. 애플을 찬양하는 많은 언론들이 "금 시계인 점을 감안하면 타당한 가격이며, 다른 금 시계보다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유념할 점이 하나 있다. 애플 워치는 다른 고급 시계와 달리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상속할 수 있는 그런 시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2년 정도면 '노후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애플 워치 에디션 라인의 가격은 찬반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에디션 라인이 아닌 '일반' 애플 워치와 아이폰을 합한 가격이 구글 글래스보다 비싸다. 예를 들어, 내가 선호하는 128GB 용량의 아이폰 6 플러스 가격은 949달러이다(언락 모델). 그리고 42mm 스테인레스 스틸 케이스 애플 워치와 검은 색 스포츠 밴드 가격이 599달러이다. 둘을 합했을 경우, 구글 글래스 보다 48달러가 비싸다.

기술 언론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실험적이며, 독창적이고, 새로운 범주의 소비자 전자 제품인 구글 글래스에 책정된 1,500달러라는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애플 워치 가격이 합당하다고 평가 내린 것을 감안하면, 구글 글래스 가격이 비싸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거짓말 3: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사장시키고 있다.
지난 1월,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주 R&D 연구소인 구글 X에서 독자 제품 부문으로 옮길 것이며, 정식 제품을 출시할 준비를 마치기 전까지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기술 언론은 구글이 구글 글래스를 '죽일' 계획을 갖고 있지만 체면을 세우기 위해 이런 식으로 발표를 했다고 보도했다. 또 구글 글래스가 실패작이라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또 은근히 돌려서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한 사례도 많다.

그런데 2주 뒤, 구글은 다른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동일한 조치를 취했다는 발표를 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실내를 신속하게 매핑할 수 있는 시스템인 프로젝트 탱고를 독자 제품 부문으로 독립시킨다는 발표였다.

그런데 기술 언론은 이 동일한 움직임에 대해 "탱고가 공식 구글 제품으로 승격됐다"고 보도했다.

두 프로젝트가 동일하게 독립 제품 부문으로 이전된 결과를 두고 완전히 다른 보도를 내어 놓은 것이다. 이는 언론이 구글 글래스가 실패작이라는 여론을 형성시킨 행위이다.

구글 글래스 같은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 언론이 집단 여론을 형성, 이를 하나의 사실로 만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편견과 자기 흡수, 여론에 대한 순응주의가 반영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언론이 공동으로 빚어낸 통념을 그대로 믿는다면 구글 글래스를 오해하게 될 것이다. 구글 글래스는 훌륭한 '베타' 제품이다. 흥미로운 소비자 전자 제품이기 때문에 향후 널리 보급될 가능성이 있다.

통념을 경계해야 한다. 언론에 종사하는 대표성이 없는 순응주의자들의 편견과 선호도가 반영된 결과에 불과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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