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8

강은성의 보안 아키텍트ㅣ애플이 쏘아 올린 광고 식별자 논쟁

강은성 | CIO KR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 백신과 치료제가 우리를 해방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애플은 작년 12월부터 자사의 앱스토어에 등록하는 앱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면 ‘개인정보 처리방침’ URL을 명시하고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공개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애플 개발자 사이트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공개하는 국내 기업에는 익숙한 정책이다. 다만 정부가 아니라 플랫폼사업자가 규제하는 것이 좀 낯설 뿐이다. 

이 정책은 지난해 6월에 열린 애플의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0에서 키노트를 통해 발표되었는데, 이것보다 더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같이 발표된 ‘앱 추적 통제’(Tracking control) 정책이다. 그림과 같이 앱에서 이용자의 정보나 행위를 추적하려면 이용자의 사전 승인(opt-in)을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은 앱은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WWDC 2020 Special Event Keynote — Apple (2020.06.22.)

하지만 iOS 업데이트에서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 프레임워크를 배포함으로써 이 정책을 시행하겠다던 애플은 개발사에 준비 기간을 주겠다면서 이 기능을 비활성화한 채 배포하고, 정책 시행 시기를 올해 초로 연기하였다.

개인정보보호 관점에서 보면 당연하거나 바람직해 보이는 이 정책을, 광고 매출이 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 페이스북이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광고’ 때부터 무료였던 콘텐츠가 ‘개인 맞춤형’ 광고 덕분에 무료라는 초기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걸 깨달았는지 작년 12월부터 페이스북은 애플의 앱 추적 통제 정책이 프라이버시 보호가 목적이 아니라 애플의 이익을 강화하기 위한 ‘반경쟁적’ 정책이고, 이 정책으로 인해 소기업의 수입이 60% 줄어들 것이라며 이 정책을 중단시키기 위한 좀 더 정교한 반대 캠페인을 시작했다.

‘페이스북-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미화 50억 달러(한화 약 5.5조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 외에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여럿 발생했는데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별다른 노력과 기여를 보여주지 못한 페이스북이, 이미 1년 전부터 TV에 프라이버시를 주제로 아이폰 광고를 내고, WWDC 키노트의 한 꼭지를 프라이버시로 배정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를 전면에 내세운 애플의 앱 추적 통제 정책을 비난하는 것은 미국 규제 당국이나 대중의 공감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모바일 마케팅업계에서 광고 식별자 없이 개인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각각 제공하는 광고 식별자 AdID(Advertising Identifier)와 IDFA(Identifier for Advertisers)의 개인정보 여부일 것이다. 

이 두 거대 글로벌 플랫폼 업체뿐 아니라 네이버 역시 자신들이 제공하는 광고 식별자가 개인과 직접 연결되는 것을 차단하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개인의 행위를 추적하여 ‘개인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모델에서 정말 개인을 식별할 수 없을지, ‘쉽게’ 결합하여 개인을 식별할 가능성은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내에서는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압도적이어서 애플의 앱 추적 통제 정책은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파이어폭스와 사파리(애플)에 이어 웹 브라우저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크롬(구글)에서 늦어도 2022년 1월부터 제3자 쿠키를 기본 차단한다고 하였는데, 제3자 쿠키 또한 ‘개인 맞춤형’ 광고의 도구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영향이 있을 듯하다. 

이러한 점에서 올해 1년은 광고 식별자나 제3자 쿠키를 이용해 온 기업에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구글의 AdID에 관한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거리다.

세계적으로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개인 맞춤형’이라는 이름으로 무차별 개인을 추적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개인 맞춤형) 광고를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 강은성 대표는 국내 최대 보안기업의 연구소장과 인터넷 포털회사의 최고보안책임자(CSO)를 역임한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전문가다. 현재는 이화여대 사이버보안학과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있다. 저서로 「IT시큐리티」(한울, 2009)와 「CxO가 알아야 할 정보보안」(한빛미디어, 2015)이 있다. ciokr@idg.co.kr
 



2021.01.18

강은성의 보안 아키텍트ㅣ애플이 쏘아 올린 광고 식별자 논쟁

강은성 | CIO KR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 백신과 치료제가 우리를 해방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애플은 작년 12월부터 자사의 앱스토어에 등록하는 앱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면 ‘개인정보 처리방침’ URL을 명시하고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공개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애플 개발자 사이트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공개하는 국내 기업에는 익숙한 정책이다. 다만 정부가 아니라 플랫폼사업자가 규제하는 것이 좀 낯설 뿐이다. 

이 정책은 지난해 6월에 열린 애플의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0에서 키노트를 통해 발표되었는데, 이것보다 더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같이 발표된 ‘앱 추적 통제’(Tracking control) 정책이다. 그림과 같이 앱에서 이용자의 정보나 행위를 추적하려면 이용자의 사전 승인(opt-in)을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은 앱은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WWDC 2020 Special Event Keynote — Apple (2020.06.22.)

하지만 iOS 업데이트에서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 프레임워크를 배포함으로써 이 정책을 시행하겠다던 애플은 개발사에 준비 기간을 주겠다면서 이 기능을 비활성화한 채 배포하고, 정책 시행 시기를 올해 초로 연기하였다.

개인정보보호 관점에서 보면 당연하거나 바람직해 보이는 이 정책을, 광고 매출이 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 페이스북이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광고’ 때부터 무료였던 콘텐츠가 ‘개인 맞춤형’ 광고 덕분에 무료라는 초기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걸 깨달았는지 작년 12월부터 페이스북은 애플의 앱 추적 통제 정책이 프라이버시 보호가 목적이 아니라 애플의 이익을 강화하기 위한 ‘반경쟁적’ 정책이고, 이 정책으로 인해 소기업의 수입이 60% 줄어들 것이라며 이 정책을 중단시키기 위한 좀 더 정교한 반대 캠페인을 시작했다.

‘페이스북-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미화 50억 달러(한화 약 5.5조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 외에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여럿 발생했는데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별다른 노력과 기여를 보여주지 못한 페이스북이, 이미 1년 전부터 TV에 프라이버시를 주제로 아이폰 광고를 내고, WWDC 키노트의 한 꼭지를 프라이버시로 배정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를 전면에 내세운 애플의 앱 추적 통제 정책을 비난하는 것은 미국 규제 당국이나 대중의 공감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모바일 마케팅업계에서 광고 식별자 없이 개인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각각 제공하는 광고 식별자 AdID(Advertising Identifier)와 IDFA(Identifier for Advertisers)의 개인정보 여부일 것이다. 

이 두 거대 글로벌 플랫폼 업체뿐 아니라 네이버 역시 자신들이 제공하는 광고 식별자가 개인과 직접 연결되는 것을 차단하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개인의 행위를 추적하여 ‘개인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모델에서 정말 개인을 식별할 수 없을지, ‘쉽게’ 결합하여 개인을 식별할 가능성은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내에서는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압도적이어서 애플의 앱 추적 통제 정책은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파이어폭스와 사파리(애플)에 이어 웹 브라우저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크롬(구글)에서 늦어도 2022년 1월부터 제3자 쿠키를 기본 차단한다고 하였는데, 제3자 쿠키 또한 ‘개인 맞춤형’ 광고의 도구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영향이 있을 듯하다. 

이러한 점에서 올해 1년은 광고 식별자나 제3자 쿠키를 이용해 온 기업에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구글의 AdID에 관한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거리다.

세계적으로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개인 맞춤형’이라는 이름으로 무차별 개인을 추적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개인 맞춤형) 광고를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 강은성 대표는 국내 최대 보안기업의 연구소장과 인터넷 포털회사의 최고보안책임자(CSO)를 역임한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전문가다. 현재는 이화여대 사이버보안학과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있다. 저서로 「IT시큐리티」(한울, 2009)와 「CxO가 알아야 할 정보보안」(한빛미디어, 2015)이 있다. ciokr@idg.co.kr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