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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너머 산' 로봇 개발이 어려운 이유

2014.06.17 Sharon Gaudin  |  Computerworld
6월 둘째 주에 개최된 나사(NASA) 로보틱스 챌린지(Robotics Challenge)의 첫 이틀 동안, 참가한 모든 팀이 실패했다. 다시 강조하지만, 단 한 팀도 성공을 하지 못했다.

나사 관계자와 로못 연구가들은 실망감을 표했지만 크게 충격 받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나마 렌셀러 폴리테크닉 대학, WPI(Worcester Polytechnic Institute), 오레곤 주립 대학의 연구원들이 자율적인 머신을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로봇 기술은 특별히 새로운 영역이 아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로봇 진공 청소기인 아이로봇(iRobot)의 룸바(Roomba)를 잘 알고 있다. 자동차와 스마트폰 제조 공정에도 로봇이 사용되고 있다. 국제 우주 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배치되어 있고, 로봇 자동차가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는지 탐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로봇은 100% 자율적으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인간이 그 이면에서 명령을 해야 한다.

미국과 캐나다, 에스토니아, 멕시코의 18개 팀이 WPI 캠퍼스에서 선보이려 했던 로봇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류의 머신들 이었다.

올해로 3년째를 맞는 나사의 샘플 리턴 로봇 챌린지(Sample Return Robot Challenge)는 100% 자율적인 로봇 기술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원들은 축구 경기장 1개 반 정도의 면적을 이동하면서 물체를 찾고, 회수하는 로봇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축했다. 좀더 엄밀히 표현하면 이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려 시도했다.

나사는 궁극적으로 엔지니어들이 화성이나 소행성 같은 '심우주'에서 활용할 첨단 로봇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는 기술을 찾고 있다.

인간의 방향 제시 없이 가동을 시작하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머신을 개발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절대 간단하지 않다.

12일 경쟁에서 실패한 로스엔젤레스 소재 개인 연구원들의 단체인 팀 서베이(Team Survey)의 기계 공학자인 조슈아 리틀은 "많은 이유로 실패를 한다. 아직까지도 실험을 하고 있는 단계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부분이다. 부품과 소프트웨어들을 조합해, 목적에 맞는 시스템을 구현해야 한다. 아주 어렵다"라고 말했다.

팀 서베이는 본업 외의 여가 시간을 이용한 프로젝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1만 줄의 코드를 개발하면서 3년을 보냈다. 그러나 이들의 로봇은 출발대조차 벗어나지 못했다.

팀 서베이만 이런 난관에 봉착한 것은 아니다.

개인 연구원들로 구성된 팀에서 대학 연구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참가 팀 가운데 출발대를 벗어나지 못한 팀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두 팀은 거의 성공을 할 뻔 했다. 챌린지 첫 날, 에스토니아 팀이 만든 로봇은 샘플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 샘플 물체를 회수하는 대신 지나치고 말았다.

웨스트 버지니아의 팀이 만든 로봇 역시 물체를 발견했다. 더 나아가 집어 들기까지 했다. 그러나 물체를 집어 들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떨어뜨리고 말았다. 계속 시도를 했지만, 그때마다 물체를 떨어뜨렸다. 이런 시도를 중단했을 때에는 물체가 바닥을 구르고 말았다.

WPI의 컴퓨터 공학 부교수이자 로봇 공학 전임 강사인 크레이그 푸트남은 "센서 융합과 관련된 문제이다. 여러 다양한 대상을 감지해, 하나로 융합한 후 큰 그림을 파악해야 한다. 시각, 주행거리 측정, 바닥의 기울기, 색상, 형태를 파악해야 한다. 아주 어려운 문제다"라고 말했다.

자율 로봇에는 에너지 관리, 안정성, 센서 통합 등과 관련된 많은 시스템이 사용된다. 이런 이유로 이를 개발하는 팀은 일반적으로 기계 및 전자 공학자,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비전 시스템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 전체가 힘을 보태야 한다 (It takes a village)'는 아프리카 격언이 적용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1960년대 미국의 공상과학 애니메이션인 젯슨 가족(Jetson's)에 그려진 미래 세계와 달리, 고양이를 진공 청소기로 쓸어 담지 않으면서, 집 구석구석을 즐겁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청소해 줄 로봇 가정부를 만들기란 아주 어렵다. 로봇 공학 산업은 이 점을 아주 잘 알고 있다.

MIT 로봇 공학 교수로 아이로봇을 공동 창업했으며, 리싱크 로보틱스(Rethink Robotics)를 공동 설립해 CTO를 맡고 있는 로드니 브룩스는 최근 MIT에서 열린 한 심포지움에서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로봇이 아직까지 세상을 바꿔놓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이다.

'로봇은 이미 세상을 바꿔 놓았다'라며 브룩스의 질문에 반대를 하는 동료 학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터미네이터나 로보캅 같은 로봇을 기대하고 있다. 그것도 빠른 시일 내에 이런 로봇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브룩스는 이런 높은 기대와 관련, "로봇 공학은 정말 힘들다"라고 말했다.

팀 서베이의 리틀도 브룩스와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나 그가 낙담을 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리틀은 12일 자신의 로봇을 시연한 후, WPI 캠퍼스의 한 벤치에 축 늘어진 몸을 기대었다. 그리고 에너지가 소진됐다면서, 로봇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또 2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작동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소프트웨어와 센서에 문제가 있었다. 하드웨어에도 조금 문제가 있었다. 모두 제 기능을 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쉽지 않다. 아주 어렵다. 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넋두리했다.

리틀은 자신의 팀이 내년에도 또 도전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WPI 로보틱스 리소스 센터(Robotics Resource Center)의 로봇 공학 조교수인 켄 스태포드는 여전히 희망을 갖고 있다.

스태포드는 이번 주 참가 팀 중 하나가 주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사란(Saran) 플라스틱 랩을 씌운 로봇을 선보였다며 흥분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나사는 화성 탐사용 마르스 로버가 수집한 암석과 토양 표본을 서로 분리해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WPI의 챌린지 팀이 시도했던 동일한 기능이 필요하다.

사란 플라스틱 랩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부분이다. 머신이 챌린지 코스의 무언가를 수집할 수 있었다면, 준비가 마쳐진 것이다.

스태포드는 문제를 창조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던 팀이 내어 놓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란 기존의 것을 가져와 다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챌린지에서 승리를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나사에 필요한 것을 달성하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초기에 실패를 했던 많은 팀들이 날씨가 괜찮다면 14일에 다시 도전할 예정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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