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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애플과 MS, 그들의 혁신이 불편한 이유

2012.09.25 Bill Snyder  |  PCWorld
모든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기술의 혁신을 반기지만 때때로 그 속도가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인터넷 익스플로어 8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 수백 만 명의 윈도우XP 사용자들을 외면했다. 애플 역시 독 커넥터의 디자인을 급격하게 변화시켜 사용자들뿐 아니라 액세서리 제작 업체들까지 당혹하게 만들었고 대신 매우 부담스러운 가격의 커다란 어댑터를 내놓았다. 지난 해에는 모질라(Mozilla)가 파이어폭스(Firefox) 브라우저의 업데이트 주기를 너무 짧게 단축해 기업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모질라는 비난이 빗발치자 결국 한 발짝 물러났다.
 
 이러한 패턴은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나름 정당한 이유에서 급진적 변화를 시도했지만 윈도우 8에서 ‘시작’ 버튼을 비롯해 주요 윈도우 유저인터페이스(UI) 요소들을 제거한 것은 그 동안 사용자들과 기업들이 윈도우 OS나 관련 애플리케이션들에 익숙해지기 위해 쏟아온 시간과 노력을 헛수고로 돌리기에 충분했다.
 
밥 오도넬 IDC 애널리스트는 “변화는 언제나 있어왔고 5년 전에도 비슷한 지적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사람들에게 변화가 가져다 주는 이득을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그 변화는 그들을 화나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맞는 지적이다. 기술 분야에서 변화란 언제나 있어 왔던 현상이었고 사람들은 워드퍼펙트(WordPerfect)의 DOS 버전을 사용할 수 없게 됐을 때도 그 변화에 화를 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기술적 변화가 애플의 독 커넥터처럼 급진적인 것이든, 윈도우처럼 세대에 걸쳐 일어나는 것이든 제품을 위해 실제로 돈을 지불하는 사용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MS의 단절된 업그레이드 : 긴 SW 수명주기 대비 짧은 OS의 지원 기간
아름다운 제품 디자인으로 명성을 누려온 애플도 기술 혁신을 할 때는 절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맥에서 플로피 드라이브가 사라졌다 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용자가 몇 명이나 됐을까. 구형 맥북을 쓰고 있다고 해서 최신 OS X를 사용할 수 없는 맥 사용자가 있는가.
 
반면 사용자 친화성이 떨어지는 소프트웨어로 악명 높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낡은 PC에서도 주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사용할 수 있도록 길게는 수십년까지 노력해 왔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물론 메모리를 더 늘려야 하고 얼마 후에는 500MHz 펜티엄으로는 윈도우를 설치해 사용할 수 없게 됐지만 적어도 기업들은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장점도 윈도우 운영체제에까지는 적용되지 않았다. 윈도우 XP가 대표적이다. 4년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XP를 단종시키려 했을 때 전 세계 21만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이를 막기 위해 인포월드(InfoWorld)의 게시판에 서명을 했다.

올해로 출시된지 11년이 된 윈도우 XP는 아직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영체제 중 하나다. 웹 애널리틱스 업체인 넷 애플리케이션(Net Applications)이 두달전에 조사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윈도우 XP의 시장점유율은 42.7%로 윈도우 7의 42.2%와 비슷하다.
 
이 때문에 비스타로의 전환은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대부분 사용자들이 비스타로 전환함으로써 어떤 장점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실제로 전환하지 않았다. 이후 새로운 윈도우 제품이 2개 더 나온 지금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 체제에 있어서의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윈도우 8이 스스로를 ‘윈도우 프랑켄슈타인’이 아니라고, 즉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해 보이지 못하는 한 기업들이 이를 도입하려면 앞으로 수 년은 더 걸릴 것이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로도 인정해 줘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P 지원 종료 날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으며 적어도 2014년 전까지는 지원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모질라 역시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의 종류를 나눠 업데이트 기간이 길고 일반 소비자용 버전보다 기술지원 기간이 훨씬 긴 기업용 파이어폭스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애플의 탐욕스런 커넥터 꼼수
반면 애플은 이러한 노력조차 하고 있지 않다. 아이폰 커넥터를 바꾸는 것은 운영 체제를 바꾸는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변화라고 할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불편한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아마도 더 얇아진 아이폰 5에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커넥터를 변형시킨 것이겠지만 업체는 한번도 이 변화의 장점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반면 이 변화로 인해 야기된 단점은 매우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애플의 대책 역시 거의 최악이다. 애플의 새로운 라이트닝 독(Lightening dock) 때문에 자동차 대쉬보드에서부터 홈 스테레오 장비까지 다양한 곳에 기기를 연결해야 하는 수백만 명의 아이폰 사용자들은 어댑터를 새로 구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사정이 이러면 어댑터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만도 한데 애플은 199달러인 16기가 아이폰 5을 사면서 29달러에서 39달러나 하는 어댑터를 하나 더 사도록 하고 있다. 오도넬은 "애플 어댑터의 원가는 5달러가 채 되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이 사용자의 주머니를 털어 엄청난 수익을 올리려고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여러 기기를 사용하는 경우 어댑터를 사기 위해 단지 29달러만 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필자만 해도 아이폰을 보스 사운드독(Bose Soundock)과 자동차 라디오에 꽂아야 하기 때문에 어댑터가 두 개 필요하다. 이 정도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다. 새로 나온 몇몇 자동차의 경우 어댑터가 대쉬보드와 맞지 않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동차를 새로 사라는 말인가.
 
만약 애플이 커넥터를 불가피하게 바꿔야 했다면 왜 미니 USB 커넥터를 사용하지 않은 걸까. 유럽연합은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미니 USB를 채택하도록 해 왔고 애플을 제외한 많은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이미 미니 USB를 채용했거나 혹은 변환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이 미니 USB를 선택하지 않은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애플은 사용자들에게 어떤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메일도 보내 보았지만 묵묵부답이었다) 필자가 볼 때 애플의 이러한 태도는 그저 오만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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