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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리케이션 / 오픈소스 / 클라우드

칼럼 | 엘라스틱, 오픈소스의 품으로 돌아오다

2024.09.03 Matt Asay  |  InfoWorld
엘라스틱의 최근 변화는 클라우드 산업의 경쟁과 파트너십 현실을 잘 보여준다. AWS 같은 대형 클라우드 기업이 다른 회사의 오픈소스 코드를 자사 서비스인 것처럼 제공할 경우, 해당 코드를 오픈소스 형태로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엘라스틱의 사례는 이러한 상황에서 오픈소스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고 적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사진 제공 : 엘라스틱 블로그

지난주 오픈소스 업계의 최대 뉴스는 엘라스틱의 오픈소스 복귀였다. 엘라스틱의 설립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셰이 배넌은 “엘라스틱은 늘 오픈소스의 가치를 믿고 지지해왔다”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ELv2(Elastic License 2.0)와 SSPL(Server Side Public License)외에 AGPL(GNU Affero General Public License)을 라이선스 옵션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배넌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는 이번 라이선스 변경 및 추가에 대해 매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넌은 엘라스틱이 보다 근본적인 오픈소스 철학을 추구한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히 설명했다. 핵심은 AWS가 더 이상 엘라스틱서치를 모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엘라스틱이 2021년 라이선스를 변경한 후, AWS는 엘라스틱서치를 자사 서비스 제품 중 하나로 그대로 복사해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AWS는 엘라스틱서치를 복사(포크)하고 일종의 경쟁 서비스인 오픈서치(OpenSearch)를 개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픈서치는 나름 성공을 거뒀다.

배넌은 “아마존은 포크해서 만든 오픈서치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장에서 이제 엘라스틱서치와 오픈서치를 차이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 이제 엘라스틱 제품과 AWS 제품이 서로 혼동될까 봐 걱정할 필요 없어진 것 같다”라며 “현재 AWS와의 파트너십은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었다”라고 밝혔다. 배넌이 말하는 내용은 필자가 몽고DB에서 경험한 부분과 일치한다. 몽고DB도 클라우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시너지를 내려 했다. 엘라스틱 입장에서 AWS는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다만 때로는 약간의 도움이 필요할 뿐이다.

엘라스틱이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적극 도입함에 따라, 다른 ‘오픈소스’ 기업들도 이를 따를지 주목해봐야 할 것 같다. 배넌의 말에 따르면, 이는 AWS가 먼저 답해야 할 문제다.

상표 ‘파트너십’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엘라스틱과 같은 오픈소스 기업이 악역이라는 생각에 쉽게 빠질 수 있다. 흔히 오픈소스 기업들이 오픈소스를 단순한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즉시 라이선스를 변경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이러한 주장은 온라인에서는 그럴듯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거의 100% 틀린 말이며, 잘못된 대상을 비난하게 만든다.

2010년에 엘라스틱서치 프로젝트를 만들고 엘라스틱이란 기업을 설립한 배넌을 예로 들어보자. 배넌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작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 엘라스틱서치라는 상표를 등록했다. 이는 탐욕스러운 대형 오픈소스 기업의 행동이 아니었다. 오픈소스 원칙을 준수하려는 한 개발자의 노력이었다(즉, 레드햇, JBoss 및 기타 초기 오픈소스 리더도 상표를 통해 자신들이 만든 결과물을 보호했다).

2015년 하나의 사건이 발생한다. AWS가 엘라스틱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당시 아마존의 최고기술책임자인 워너 보겔스는 “아마존 엘라스틱서치 서비스 출시는 엘라스틱과 AWS 사이 훌륭한 파트너십 결과로 생긴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파트너십은 존재하지 않았다. AWS가 엘라스틱서치를 가져와 자사 제품으로 판매했을 뿐, 자금, 코드, 인력 등 그 어떤 기여도 하지 않았다. 엘라스틱에게 이는 단순히 경쟁의 문제가 아니었다. AWS가 상표 등록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 문제였다.

배넌은 “문제는 AWS가 엘라스틱서치를 가져와 제공한 것이 아니라, AWS 엘라스틱서치라고 부른 부분이었다. 이러면 마치 엘라스틱서치가 AWS가 독자적으로 만든 자체 서비스로 보일 수 있었다. 심지어 이를 명시적으로 주장했다”라고 설명했다. 배넌은 “이는 명백한 상표권 침해였지만,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AWS가 엄청난 수의 변호사를 투입했기 때문에 해결하기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우연한 포크
이제 오픈서치 포크에 대해 살펴보자. 많은 이들은 AWS의 엘라스틱서치 포크가 엘라스틱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2021년에 언급했듯이, 오픈서치가 AWS 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엘라스틱에게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AWS가 엘라스틱서치를 빌리는 대신 오픈서치를 구축하도록 강요함으로써 엘라스틱은 이번 발표처럼 오픈소스 방식을 재도입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배넌은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나는 라이선스를 변경했을 때도 항상 오픈소스로 돌아가고 싶었다. AWS가 우리 기술을 포크해 주길 바랐고,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라고 표현했다. 미리 계산된 위험 부담이었지만,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배넌은 “포크를 통해 AWS가 자체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이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 AWS 입장에서는 오픈서치 개발 과정에서 많은 투자를 했으니 엘라스틱서치로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오픈서치가 탄생했을 때 필자는 AWS에 근무했고, 오픈서치 초기 개발 팀과 함께 일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오픈서치에 상당한 비용이 들었고 지금도 비용이 많이 들고 있다. 하지만 AWS에게는 배움의 기회이기도 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단순히 다른 사람의 제품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개발하는 데 얼마나 많은 인력(엔지니어, 마케터 등)이 필요한지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오픈소스 기술을 실제 운영하는 것은 어느 하나 간단하지 않다. 이를 잘 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기술과 전문성이 필요한데, 마침 AWS는 그 부분을 가장 잘 수행하는 기업이다.

최근에는 AWS가 다른 기업들과 협력하여 레디스를 포크해 발키(Valkey)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AWS의 관점에서 발키는 과거와는 다른 점이 있다. 이 프로젝트는 AWS 직원이 포크된 프로젝트의 주요 기여자였다. 특히 메들린 올슨이라는 뛰어난 직원이 그 누구보다도 발키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재단 프로젝트를 보면 기여 기업 상위 5위 안에 AWS가 포함된 경우는 거의 없다. 쿠버네티스, 오픈텔레메트리 등 같은 주요 프로젝트에 AWS가 핵심 기여 기업으로 들어가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키는 AWS와 오픈소스 산업 미래에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레디스에게도 긍정적일 수 있다. AWS가 발키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게 되면, 엘라스틱서치와 마찬가지로 레디스 서비스(엘라스티캐시, ElastiCache)를 제공할 여력이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이런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데이브 니어리는 레디스가 라이선스 변경을 잘못하여 포크를 촉발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서치와 마찬가지로 발키가 레디스가 다시 오픈 소스로 돌아가는 것을 쉽게 만들어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것이 바로 엘라스틱이 OSI가 승인한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복귀한 배경이다. AWS가 오픈소스 코드를 자사 제품으로 제공하면서 기여를 하지 않으면, 그 코드는 오픈소스로 남기 어렵다. 그러나 프로젝트와 파트너 관계를 맺거나 포크하여 자체적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면 아마존이 늘 강조하는 첫 번째 리더십 원칙, ‘고객 중심’이란 가치를 따르고 오픈소스가 더 쉽게 오픈소스로 유지될 수 있다. 전 세계의 엘라스틱 같은 기업들은 오픈소스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배넌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다. AWS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필자 Matt Asay는 몽고DB에서 DevRel, 이하 데브렐(Developer Relations, DevRel)를 맡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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