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게 2015년은 구 제품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고 몇 가지 이전의 실험들에 대해 심각해지고 심지어 주요 구조조정까지 발표했던 변혁의 해였다. 하지만 2015년은 이전까지는 작은 골치거리가 큰 두통으로 바뀌는 등 과거에 발목 잡힌 한 해이기도 했다. 구글의 다사다난한 2015년을 돌아보자.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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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 크롬캐스트의 수익전환
2013년 구글의 값싼 스트리밍 비디오 동글이 처음 등장했을 때 모두가 여기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2년 후 크롬캐스트(Chromecast)는 분명한 히트상품으로 지금까지 2,000만 대 이상 판매되었다. 비록 2015년 업그레이드 폭은 크지 않았지만 그럴 필요도 없다;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능과 늘어나는 앱 선택권 덕분에 심지어 1세대 크롬캐스트조차도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지고 있다.
실패 : 아무도 안 쓰는 안드로이드 웨어
구글 기반 스마트워치들은 올 한해 iOS 지원을 비롯해 향상된 단독 기능성, 여러 가지 더 멋있어진 하드웨어 등 많은 부분에서 진보를 보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노력들이 판매량 증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카날리스(Canalys)의 11월 보고서에서는 3/4분기 판매량이 700만 대에 가까운 애플워치 외에 어떤 업체도 30만 대 이상의 스마트워치를 판매하지 못했다고 한다. 광범위한 스마트워치 성공에 있어서 안드로이드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성공 : 구글 포토가 “플러스”를 빼다
구글의 사진 스토리지 서비스는 언제나 소셜 네트워킹 부산물 등으로 잊혀져 왔지만 2015년 구글은 마침내 두각을 드러냈다. 구글플러스에서 독립한 새로운 구글 포토(Google Photos)는 자동(그리고 프라이버시) 안면 인식 기능 등 훨씬 더 발전된 모습이다. 이전처럼 구글이 당신의 사진을 압축하는데 동의한다면 무제한 스토리지가 무료다.
실패 : 맵 메이커 이슈
안드로이드 마스코트가 애플 로고에 오줌을 누고 있는 이미지가 지난 4월 구글 지도(Google Maps)에 등장한 사건은 직접적으로 구글의 잘못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사용자가 만든 장난이 올라온 것은 구글 맵 메이커(Map Maker) 툴에 심각한 관리감독 구멍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구글은 맵 메이커 서비스를 4개월간 중단하기도 했다.
성공 : 자동 주행 자동차가 도로에 등장하다
비록 구글이 지난 몇 년간 자동주행 하드웨어를 장착한 SUV를 보강해왔지만, 2015년에는 자동화를 염두에 둔 새로운 시제품들이 등장했다. 이런 차들은 운전자를 태운 채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된다) 올 여름부터 마운틴뷰와 오스틴 시내를 최대 40km의 속도로 달리고 있다. 상업적인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자동차 산업이 여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실패 : 애플로부터의 압박을 실감하다
구글은 모바일 검색의 성장 잠재력에 대해 말하기 좋아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구글의 현재 모바일 광고 수익 3/4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유발되는 것이라고 올해 뉴욕타임즈에서 보도했다. 이런 높은 의존도는 애플이 iOS 생태계에서 구글을 밀어낼수록 더욱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더욱 강력한 검색이 iOS 9 스포트라이트(Spotlight)에 구축되고 사파리 광고차단기가 도입됨에 따라 구글의 수익 창출 기회가 위기에 빠질지도 모른다. 앱 스트리밍과 딥 씽킹이 수익을 만회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성공 : 모두를 위한 넥서스 스마트폰
렁핫 넥서스(Nexus) 스마트폰 구입은 특히 통신사의 보조금이 있는 미국 등에서는 정당화하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자신 소유의 전화기를 활용해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한 모든 주요 통신사에서 무약정 서비스가 증가하는 변화에 따라 상황이 바뀌었다. 새로운 넥서스 5X와 6P는 이런 무약정 가입에 딱 맞는 전화기인데다가 쓸데없는 통신사와 벤더 앱이 깔려있지 않고 시판 스마트폰 중 최고 수준의 카메라도 탑재되어 있다.
실패 : 스테이지프라이트 취약점
안드로이드의 보안이 올해는 원격 기기가 단순한 문자메시지만으로 통제권을 탈취하는 스테이지프라이트(Stagefright) 취약점으로 인해 또 한번 타격을 입었다. 비록 구글이 이 문제에 대해 재빠르게 패치를 배포했고, 스테이지프라이트가 실험실 설정에서만 증명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많은 사용자들은 기기 제조사와 통신사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실패로 인해 이런 패치 수정을 받지 못했다. 한편 연구원들은 새로운 취약점들을 계속 발견해내고 있어서 넥서스 이외의 일반 안드로이드 전화기 보안에 대한 신뢰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성공 : 그냥 알파벳일 뿐
올해를 통틀어 가장 이상한 뉴스는 어쩌면 구글의 모기업으로 알파벳(Alphabet)이라는 이름의 완전히 새로운 회사가 세워진 것이다. 알파벳은 구글 외에도 혈당 감지 컨택트 렌즈와 장수 연구를 하는 이전까지 라이프 사이언스(Life Science)라고 불렸던 베릴리(Verily)와 구글 파이버(Google Fiber)와 연결성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엑세스(Access)도 산하 기업으로 두고 있다. 이런 구조조정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최소한 이런 구글의 더 넓어진 실험들이 실질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주고 있다.
실패 : 좋아, 나쁜 짓이지만 그냥 추진해
구글의 알파벳으로의 전환은 한가지 직접적인 문제점을 가져왔다. 이제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이라는 기업 강령을 버리고 모든 직원들에게 “올바른 일을 하자 – 법을 지키고 명예롭게 행동하고 타인을 존중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새로운 기업강령이 어쩌면 더 현실적이겠지만, 기업 이사진이 “디렉터나 최고 경영자들이 이 강령으로부터 면제”되도록 승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마침내 구글의 고위직 간부들이 원하면 나쁜 짓도 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