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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자동화 도입 후발주자 남유럽이 선두주자 서유럽에게 배울 점

2022.08.30 Massimo Pezzini  |  IDG Connect
자동화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성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 대륙에서는 지역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노르딕 국가, DACH 등의 서·동유럽 국가에서는 자동화 도입이 빠르지만,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남유럽 국가는 매우 더디다. 격차가 벌어지는 원인과 남유럽 국가가 서·동유럽 국가로부터 배울 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Adobe Stock

전 세계의 기업이 자동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6월 가트너나 발간한 ‘기업 인프라 소프트웨어, 전세계, 2020-2026, 2Q22 업데이트(Forecast: Enterprise Infrastructure Software, Worldwide, 2020-2026, 2Q22 Update)’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통합 및 자동화 기술(global integration and automation technologies) 시장은 2021년 약 240억 달러에서 2026년 말 거의 390억 달러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기술로 기업은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며, 고객 및 직원 경험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민첩성을 향상하며, 실시간 비즈니스 통찰력을 제공하고, 조직 전체에 걸쳐 더 신속하게 광범위한 혁신을 실현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이 전사적으로 확장되면서 기업은 통합 및 자동화 기술에 대한 접근 방식을 금융, 인사, 영업, 마케팅 및 고객 지원 등의 비즈니스 분야까지 퍼뜨리고 있다. 워카토(Worktato)가 최근 조사한 업무 자동화 지수(Work Automation Index)에 따르면 응답한 기업의 66%가 5개 이상의 부서에서 자동화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자동화를 사용하는 부서가 7개 이상인 기업은 2019년 이후 거의 3배로 늘어났다.

또한 IT 부서의 역할이 바뀌었다는 점도 두드러졌다. IT 프로젝트를 제공하는 역할에서 각 부서의 자동화 도입을 지원하는 역할로 바뀌면서 비즈니스 성과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게 됐다. 여기에 더해 개발의 주체도 다양해졌다. 조사에 따르면 통합 및 자동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전체 개발자 중 47%가 IT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 출신의 비즈니스 개발자(business technologist)다.  

이 외에도 다른 거시적 동향이 통합 및 자동화 도입을 부추기고 있다. 예상했을지 모르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장 큰 동력이다. 가트너가 2022년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2022년: 관점 변경의 해(2022: The Year Perspectives Changed)’에 따르면, 리더의 54%가 “새로운 디지털 전환 시대의 페이스를 따라가고 싶다”라고 답했으며, 35%는 “야심 찬 디지털 혁신을 이루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른 주목할 만한 동향은 가능한 모든 기능을 자동화하려는 ‘초자동화(hyperautomation)’ 시스템의 채택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성 가능한(composable)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도 부상하고 있다. 이 아키텍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과정에서 여러 IT 및 비즈니스 팀이 더 긴밀하게 협업하도록 돕는다. 따라서 기업의 혁신 주기를 단축하고 비즈니스 민첩성을 높인다.  

자동화 도입을 선도하는 서·동유럽 
2020-2026년 예측 보고서에서 가트너는 2021년 서유럽의 통합 및 자동화 기술 시장이 16% 성장했지만, 이 시장보다 더 빠르게 성장한 나라는 영국(19%)뿐이라는 점을 조명했다. 영국이 이 기술의 주요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임에도 말이다.

다른 지역 중에서는 DACH(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노르딕 국가들, 네덜란드와 벨기에가 통합 및 자동화 채택의 선도국가로 나타났다. 통합 및 자동화에 들인 투자액을 기준으로 DACH는 2021년 지출이 16% 정도 증가했고 다른 두 지역은 약 15% 늘어났다.

보통 통합과 자동화가 우선시되는 산업에는 통신 미디어 및 서비스, 금융 서비스, 그리고 제조업 등이 있다. 따라서 이런 산업이 주를 이루는 위 국가의 앞선 움직임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런 산업과 국가의 혁신 수용성 및 도전 정신이 대체로 높다는 상식과 일치한다. 

이 지역들은 거시적 추세에 따른 도전을 수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화와 일의 미래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의 기업들은 자동화가 일자리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더 늘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분한 업무가 자동화돼 의미 있는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시각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까지 기술로 인해 소멸되는 일자리보다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가 최소 1,200만 개 정도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을 2020년에 내놓았다.

필자는 자동화의 순기능이 더 커 인류 사회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영국이 다른 국가보다 자동화를 더 빨리 도입한 이유를 유추해볼 수 있다. 지난 6년 동안 영국은 극심한 사회경제적 위기를 거쳤다. 팬데믹은 전 세계의 위기였지만, 브렉시트라는 내부 위기의 여파도 가중됐다.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의 제조업은 물론 다른 모든 산업이 불안감에 휩싸였고 생산성은 떨어졌다(인력 감소는 말할 것도 없겠다).

통합과 자동화를 적절히 도입하면 생산성 저하와 인력 감소 모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OECD는 기술 혁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2배에서 10배 정도 더 생산적이라고 주장했다. 자동화는 또한 비용을 크게 절감한다. 팬데믹이 이를 입증했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가라앉고 있는 편이지만, 많은 기업과 업계의 비즈니스 과정은 이미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바뀌어 버렸다. 전 세계적 위기 속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변화 중 하나가 자동화였다. 기업은 고도화된 자동화 프로그램을 도입해 데이터 분석으로 지출 우선 순위를 매우 정확하게 가려야 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면 어쩔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자동화 도입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자동화를 두려워하는 남유럽 
앞서 언급한 가트너 2020-2026년 예측에 따르면, 통합과 자동화 기술에 대한 투자액의 증가율은 프랑스(+13%) 등 남유럽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스페인(+11%)과 이탈리아(+8%)에서 가장 낮았다.

남유럽 국가의 자동화 도입이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이유는 인식 부족으로 추정된다. 이 나라에 있는 업계 대다수가 여전히 통합 및 자동화의 잠재력과 이를 통해 무엇을 달성할 수 있는지 잘 모른다. 더 중요하게는 전문가를 고용하지 않고도 자동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모른다. 

사실 남유럽뿐만 아니라 통합 및 자동화 기술은 전문 프로그래머와 대규모 예산을 보유한 대기업만 쓸 수 있는 기술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조금만 나서서 찾아보면 노코드(no code)나 로우 코드(low code) 기반의 저가형 솔루션이 많다. 이런 솔루션으로 IT 기술 수준이 낮은 사람도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시대다.
 
이 외에 추정되는 다른 몇 가지 요인은 한 방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대표적인 문제는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 낮다는 점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올해 초 발간한 OECD 국가 간 비교연구에 따르면 노동시장 유동성이 높을수록 인적 자원의 축적이 가속화된다. 노르딕 국가같이 유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노동 인구가 여러 직장을 다니며 다양한 기술을 쌓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반면 유동성이 낮은 프랑스 및 이탈리아 등의 국가에서는 평균 연봉이 낮을 뿐만 아니라 고용 안정성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유럽 국가의 자동화 기술 도입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가 이런 거부감일 수 있다. 자동화 기술이 도입되면 회사의 내부 구조가 완전히 바뀌거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국내 고용 시장의 경직성과 이직의 어려움까지 생각하면 거부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듯하다. 

인간 회계사 vs 회계 자동화 소프트웨어 
일례로 2020년 스페인의 한 호텔의 회계 담당자가 13년 만에 고용주에게 해고당한 일이 있었다. 그가 해왔던 업무와 팀의 모든 업무를 휴식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새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었다.
 
해외에서 많이 쓰이는 호텔용 회계 자동화 소프트웨어 중 하나인 님블 프로퍼티(Nimble Property) ⓒNimble Prope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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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법정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판사는 “자동화로 경제활동 인구 중 35%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해고당한 회계사에게 승소 판결을 했다. 이 판결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결과적으로 혁신과 자동화가 일자리를 뺏고 있다는 우려의 불길에 부채질한 셈이다.

즉 서유럽 국가가 앞다투어 자동화 기술을 도입 중인 이유는 기술 혁신이 경제를 견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반대로 스페인을 비롯한 다른 남부 유럽 국가의 도입이 더딘 이유는 자동화가 노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변화의 파도를 탈 것이냐 거스를 것이냐
결론적으로, 일부 유럽 국가의 더딘 자동화 도입은 여러 가지 요인들의 결과다. 문화적 장벽과 시스템을 통합하고,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는 것이 기업에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 그중 하나다.

세계화된 경제 시스템에서 경쟁해야 하는 치열한 환경에서 프랑스, 스페인 그리고 이탈리아 기업은 통합 및 자동화 선도 국가의 선례를 한 번쯤이라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남유럽의 기업도 디지털 전환의 물결에 올라타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 것이다. 하지만 이 외에도 점점 낮아지는 IT 기술의 진입 장벽, 초자동화 추세, 구성가능한(composable) 아키텍처의 부상 등의 수많은 변화를 외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변화에 물결에 서서히 올라타기만 해도 회사의 경쟁력과 수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도 물살이 두렵다면, 엔터프라이즈 통합 및 자동화 전략을 세우고 적절한 솔루션을 도입해보라. 시작을 돕는 든든한 서프보드 역할을 할 것이다.

*Massimo Pezzini는 워카토에서 미래 기업 기술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이전에는 가트너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통합, 미들웨어 기술, API, 이벤트 기반 아키텍처, 클라우드 컴퓨팅 및 컴포저블 비즈니스를 다뤘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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