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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자체 개발 대신 폭넓은 제휴"··· 한 편의점 체인의 색다른 혁신

2019.05.02 Clint Boulton  |  CIO
스마트폰이 일상에서 하는 역할을 고려하면, CIO가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궁무진하다. 같은 맥락에서 여러 유통 체인이 잇달아 신기술을 활용하는 가운데, 대형 편의점 체인 와와(Wawa)가 색다른 방안을 생각해 냈다.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디지털 능력을 보유한 업체와 제휴 관계를 맺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대부분 기업에 수지가 맞지 않는 일이다. 밑 빠진 독처럼 예산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을 좋아할 기업은 없다. 그래서 와와는 '디지털 통합(digital integration)'을 활용한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을 몇 번 눌러 주문할 수 있는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와 제휴하는 식이다.

와와의 CIO 존 콜리어는 “우리는 고객과의 관계를 향상하고 이를 더 원활하고 탄탄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뒷받침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소한 이야기가 아니다. 와와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저지주, 델라웨어주, 메릴랜드주, 버지니아주, 플로리다주 전역에 보유한 800개가 넘는 매장에서 매년 6억 명 이상이 이용한다.

이른바 '한없는 편리함(boundless convenience)'이라고 명명한 와와의 전략은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많은 기업이 고객 경험 전체를 제어하기 위해 디지털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지만 때로는 자사의 디지털 목표와 일치하는 핵심 역량을 갖춘 업체와 제휴하는 것이 더 타당한 경우가 있다. ERP 소프트웨어를 위해 SAP와 제휴하는 것이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아마존닷컴과 제휴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와와는 이런 전략에 따라 우버이츠(Uber Eats), 그럽허브(Grubhub), 도어대시(DoorDash) 등과 제휴했다. 덕분에 고객 가정에 음식을 배달할 운전 직원을 따로 두지 않아도 됐다. 1803년 뉴저지 주물 공장으로 시작해 1902년 유제품 생산으로 사업을 확장한 와와는 현재 다른 제휴관계도 논의 중이다(단 공개하기는 꺼렸다).

디지털 유통 생태계가 계속 진화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예컨대, 주유 펌프가 있는 560개 매장을 대상으로 연료 가격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주는 업체와 제휴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주유하는 동안 소비자에게 음악 (그리고 광고를) 스트리밍해 주는 업체와의 제휴도 가능할 것이다. 콜리어는 “전문 기능을 제공하는 업체가 워낙 많다. 우리가 모든 것을 직접 구축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통합을 위한 설계 작업
이처럼 가져다 쓰기만 하면 되는 기능을 활용하게 되면서 와와의 IT 인프라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콜리어는 IT 및 현업 팀장으로 구성된 애자일 팀을 구성해 API 관리 플랫폼 개발을 맡겼다. 와와가 타사 소프트웨어와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콜리어는 이를 '와와의 가장 경쟁력 있는 기술'이라고 표현했다.

전통적인 아키텍처에서는 와와의 개발자가 변경할 수 없는 애플리케이션 워크플로를 사용해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했다. 그러나 콜리어는 이 방식에서 벗어나 마이크로서비스라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채택했다. 이를 통해 와와의 주문 관리 시스템에 음식 주문 기능 같은 것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매년 8000만 개 이상 주문 생산되는 샌드위치와 랩, 수프 등을 특정 시간에 찾아갈 수 있는 기능이다. 가정 배달이나 매장 픽업에도 비슷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800개가 넘는 와와 매장에서 메뉴를 신속하게 수정하는 데도 이 방식이 활용된다.

콜리어는 "마이크로서비스 전략 덕분에 자체 디지털 통합 전략에 맞게 레고 조각처럼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시장 대응 속도가 빨라져 고객과의 관계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크로서비스는 기능별로 코드를 새로 작성하는 대신 코드를 재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POS 업그레이드와 동적 데이터
와와의 이러한 디지털 통합 전략은 계산대 시스템 현대화에도 적용됐다. 진스트라(Zynstra)라는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판매 시점(POS) 플랫폼에 가상화 계층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매장 직원이 매장 안을 돌아다니며 태블릿 컴퓨터로 판매를 완료할 수 있다. 

콜리어는 "이러한 이동식 계산대 방식 덕분에 고객은 일반 계산대 앞에 줄을 설 필요가 없고 우리는 신기술을 신속하게 추가할 수 있었다. 특히 이상적인 것은 이와 같은 자동화를 통해 매장 직원에게 고객 응대에 활용할 시간이 더 늘어난다는 점이다. 고객 응대는 와와 기업 문화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전략에서 데이터 활용이 없다면 진정한 디지털이 아니다. 현재 와와는 매장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가져올 분석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다. 각 고객의 거래 당 비용, 메뉴 항목 인기 등을 추적할 수 있다. 이는 와와의 고객 충성도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고객의 일상과 선호도가 파악되면 사전에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다. 여기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만큼 적합한 매개체는 없다. 

향후 몇 달간 콜리어는 와와의 모바일 앱을 개선할 예정이다. 고객이 허락할 경우 주유를 하러 온 고객에게 인사를 하고 고객의 휘발유 등급을 확인해 결제하는 과정을 몇 번의 클릭으로 마칠 수 있다. 앞으로는 주유할 때가 되면 고객의 와와 앱으로 알림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와와 매장에 가면 해당 고객이 좋아하는 식사 메뉴가 미리 준비돼 있을 수도 있다.

콜리어는 이와 같은 '한없는 편리함'을 통해 와와에 아마존닷컴 같은 디지털 선순환 효과가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고객의 쇼핑이 늘어날수록 고객에 대해 아는 것이 늘어나기 때문에 고객이 필요한 것을 한발 앞서 제공하고 쇼핑을 더 편리하게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많아질수록 소비자의 충성도는 더 올라가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여기까지 보면 와와가 가장 높은 수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술적인 면에 너무 현혹돼서는 곤란하다. 모든 기업이 IT 기업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CIO가 많지만 콜리어는 다르다. 그는 "적어도 와와에 관해서는 이 주장이 100% 맞지는 않는다. 디지털 원주민 스타트업과의 제휴 관계를 활용하고 기술을 접목해 매장 내 경험을 향상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은 CIO가 디지털 전략을 어떤 식으로 그리고 있는지에 대한 가장 최신 트렌드다. 한때는 CIO가 대폭발과 같은 변신을 집요하게 추진했지만 지금은 일련의 점진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콜리어는 “와와가 기술 회사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고객과의 관계 강화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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