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이 코로나19 위기에서 살아남고자 조직적 변화를 단행했다. 이러한 변화를 영구적인 전략으로 정착시킨다면 이는 미래의 기업 비즈니스가 번창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은 업무와 생활 방식 모두에서 전례 없는 변화를 가져왔다. 산업을 불문하고 모든 기업은 생존을 위해 프로세스 및 운영 방식을 빠르고 과감하게 전환해야 했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시행됐지만 이러한 변화는 실질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기업이 뉴노멀에서 경쟁하고 승리할 유리한 고지를 제공할 수 있다. 이제 IT 리더들은 ‘이로운’ 임시방편을 정착시켜야 한다.
<CIO닷컴>에서는 이와 관련해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다양한 산업 부문의 기업 20곳에 재직 중인 C-레벨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들은 위기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뉴노멀 시대에서 번창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코로나19 사태가 미친 영향은 기업마다 다르긴 했지만 몇 가지 공통적인 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팬데믹을 계기로 전체 가치 사슬에서 데이터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됐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위기가 미친 영향을 헤쳐나가고자 채택된 애자일한 업무 방식으로 인해 과거에는 몇 년이 걸렸던 기술 채택이라는 변화가 몇 달 만에 이뤄졌다.
둘째, 줌(Zoom)과 같은 기술이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기업 운영 모델 및 조직 문화에서 발생했다. 그 결과 업무 방식과 조직 관리 방식에 대한 오래된 신념과 기준이 모두 뒤집혔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및 운영 모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가 필요에 의해 이뤄지긴 했지만 오프라인 비용(예: 출장비)을 절감하고 심지어는 직원 생산성과 참여도를 향상시키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 한 인터뷰이는 이에 대해 ‘코로나19로 깜짝 배당을 받았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특별 배당과 그 원천이 되는 유익한 변화를 지속할 수 있을까? 변화가 만들어 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CIO들이 해야 할 4가지 조치를 살펴본다.
1.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투자를 유지하고 가속할 것
팬데믹을 통해 업무 방식과 고객 서비스 방식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힘’이 입증됐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CIO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계속 박차를 가하며 기업을 이끌 기회가 있다. 기업이 뉴노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영역에 투자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19 위기로 비즈니스에 타격을 입은 기업이라면 지속적인 투자는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투자 자금을 확보하고 투자 방향을 ‘운영’에서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IT 지출을 절감하는 게 더욱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다른 많은 IT 리더들과 마찬가지로, 코닝(Corning)의 최고디지털정보책임자(CDIO) 앤 멀린스는 비록 대부분의 기업이 코로나19 사태 발발 초기에 전반적인 투자를 줄이긴 했지만 동료들에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니셔티브에 계속 전념하도록 설득했다고 밝혔다.
멀린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니셔티브에 계속 투자하는 동시에 IT 지출 절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이니셔티브에 자금을 지원하고 IT 지출을 운영에서 혁신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2. IT 인력 관리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것
팬데믹으로 인해 IT 리더들은 감독과 통제로 위험을 관리하는 리더십 스타일 및 구조에서 속도와 적응성을 지원하는 스타일 및 구조로 빠르게 전환해야 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 이후에도 위험은 계속 효과적으로 관리됐고 권한을 얻은 직원들이 힘을 합쳐 업무를 해내면서 기존의 통제 패러다임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
다시 말하지만, 앞으로 CIO가 해야 할 일은 이러한 일시적 변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IT 리더가 경계 설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 모델을 정식 채택한다. 둘째, 속도, 적응, 운영에 방해되는 구조 및 거버넌스 장벽을 허문다. 셋째, 새로운 사고방식과 업무 방식을 추진하게끔 현재 상황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CIO는 IT 부서 전반에 걸쳐 이 새로운 방식으로 직원들을 이끌고 관리할 수 있는 리더가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의 CDIO 린다 조조는 “많은 IT 리더가 ‘토론을 즐기는 방침(scrappy manifesto)’를 채택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유나이티드 항공의 경우 이러한 방침에는 최종 사용자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요건부터 유나이티드 항공의 네트워크 운영 센터를 가상화하는 일까지 중요한 운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소규모 팀을 만들고 권한을 부여하는 것까지 포함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조조는 이러한 방침은 조직 내에 계속 살아있으면서 리더십을 ‘계획, 조직화, 통제’에서 ‘경계 설정, 장벽 허물기, 현상 유지에 대한 도전’으로 전환할 때 생기는 힘을 파악하게끔 해준다고 덧붙였다.
4. 재택근무를 지속할 업무와 사무실로 복귀시킬 업무를 신중히 결정할 것
팬데믹으로 인해 IT를 포함한 다른 많은 부서의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해야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는 한편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긴 터널의 끝에 빛이 보이는 가운데, 기업들이 다시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
재택근무(WFH)가 기술 인재영입 전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CIO는 이러한 의사결정을 어떻게 내릴지에 관해 좋은 선례를 남길 기회가 있다.
바이엘(Bayer)의 CDIO 비조이 사가는 “물리적으로 연결돼 이뤄져야 하는 업무에 한해서만 코로나19 사태 이전 기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새로운 하이브리드 운영 모델을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코로나19 사태로부터 얻은 경험을 활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CIO는 사무실 복귀 계획을 세울 때 생산성 및 위험에 관한 오래된 신념과 문화적 기준을 바탕으로 직원들을 사무실에 복귀시키는 임의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대신 가까이에서 상호작용해야 하는 업무인지 아니면 가상 또는 하이브리드 방식(예: 재택근무와 출근을 혼재)으로 할 수 있는 업무인지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원격 또는 부분적인 원격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 확대돼 인재풀이 넓어지게 된다. 또 직원 참여도와 생산성이 향상돼 직원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잘 조절할 수 있다. 오프라인 비용을 줄여서 더 가치 높은 IT 투자에 활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