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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0 최형광  |  CIO KR
기록적인 폭염이 마침내 끝나가고 있다. 폭염을 극복하는 방법을 빗대어 최형광 숭실대학교 대학원 IT유통물류학과 교수가 오늘날 비즈니스 혁신을 도모하는 이들이 참고할 만한 혁신에의 접근법을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

수십 년 전 우리는 계곡이나 원두막 쉼터에서, 또는 한옥의 대청마루에 가벼운 모시 옷을 입고 부채를 사용하며 더위를 견뎠다. 도시화된 현재에는 최신 냉난방 공조시스템을 사용하고 에어컨이나 선풍기, 냉장고 등을 사용하고 있다.

자연의 세계에선 어떻게 폭염을 극복할까? 아프리카의 흰개미는 일교차가 50도를 넘나드는 초원에서 집을 지을 때, 약 3미터 이상의 탑을 짓고 내부의 온도를 약 30도로 유지한다고 한다. 자신들의 먹이를 키우는 공간과 생활공간을 아래에 두고 개미탑의 윗 부분에 많은 여러 개의 구멍을 만들어 준다. 물론 아래에도 공기가 들어 올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하여 아래의 공기가 위로 순환되어 나갈 수 있게 만든다. 아래로 공기가 유입되어 위로 공기가 빠져나가게 되는 공기의 흐름을 이용하여 내부에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게 된다.

흰개미 집 원리를 차용한 건축가 마이크 피어스(Mick Pearce)는 짐바브웨 수도인 하라레에 에어컨없는 이스트 게이트쇼핑센터를 건축했다. 건물은 환풍장치를 이용하고 에어컨 없이 24도 정도를 유지하며 냉방비용을 다른 건물에 비해 10% 수준을 사용한다. 한옥의 대청마루와 뒷뜰 시스템 또한 공기의 흐름을 이용한다..


[그림 1] 흰개미의 집과 이스트 게이트센터

우리가 새로운 방식을 접하고 경험하고 누리는 방식은 이렇듯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위에 부채를 사용하는 것, 한옥의 대청마루 같은 구조를 갖는 것, 냉장고와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 이스트 게이트센터를 짓는 방법들에서 어떤 방식을 새로운 방법이고 새로운 혁신이라 할 수 있을까? 사람이 의도적이 노력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내 활용하는 방법을 혁신이라고 한다면, 흰개미가 본능적으로 만든 집도 혁신일까?

혁신은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현재 우리가 보는 일상의 혁신을 떠올려보자. 카카오 뱅크와 K뱅크 등으로 사람이 개입되지 않는(Unmanned) 시스템으로 진화 중이며, 우버, 풀러스와 에어비엔비 종류의 P2P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또 자율주행, 무인자동차의 새로운 형태가 등장하고 온오프가 믹스된 새로운 쇼핑서비스인 옴니채널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쇼핑산업의 경우 기존의 명품시장을 리딩했던 백화점과 새로운 유통서비스를 만들었던 대형마트의 굳건한 점유율이 올해 사상처음으로 40%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그 자리를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고 있다. 정보기술 서비스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중 있으며, 데이터센터와 컴퓨터는 수냉식 방식에서 공기 흐름의 역학을 적용한 공냉식으로, 이제는 더 이상 냉각방식이 필요없는 구조 또는 시스템으로 진화 중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 일상의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오는 요소는 정보기술의 활용이다. 또 세대 또는 세기에는 한번 정도 겪을 새로운 혁신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인류가 지금 맞닿는 새로운 혁신을 매킨지에서는 [그림2]와 같이 분류하고 있다.


[그림 2] 혁신의 4가지 형태


먼저 과학적 기반의 방법이 있다. R&D를 통하여 연구되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혁신방법이다. 둘째는 엔지니어링 기반의 혁신이다. 테크놀러지 기반의 기술혁신으로 상품의 표준화, 새로운 기술적용과 응용, 디자인이 해당하고 빠른 공급망 구측을 포함한다.

셋째는 고객 중심의 혁신방법이다.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람의 특별한 개입 없이 업그레이드 되어 처리될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는 효율성 기반의 혁신이다. 이는 제조 또는 생산 측면에서의 개선과 혁신을 포함하는 방법으로 산업혁명 시대부터 발달해온 핵심적인 혁신 방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한옥과 이스트 게이트센터 같은 경우는 자연적인 관찰과 방법 연구를 기반의 결과로 볼 수 있어 첫번째의 방법으로 분류 가능하고, 에어컨이나 선풍기의 경우는 R&D 기술의 응용에서 시작하여 엔지니어링 기반의 혁신에 해당한다. 부채를 사용하는 것은 사람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혁신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그러나 시대가 발전하며 혁신은 그 동안의 방식과 다르게 탄생하고 진행되고 있다.

혁신 분류 상 첫 번째인 과학적 기반의 혁신은 회사의 연구소나 학교기관, 연구기관의 연구와 협력에서 나온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자본집약과 연구와 개발을 위한 R&D 집약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 의약품, 생명 공학, 반도체 설계 및 특수 화학 제품과 같은 산업은 과학적 혁신에 의존하고 있다. R&D에 매출의 15~33%를 소비되고 있으며, 상업화까지 10 년에서 20 년이 소요되나 글로벌 경쟁환경의 혁신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동안 선진국에서 독과점했던 분야로 불치병에 대한 신약품, 열전달 신섬유 개발 등이 해당된다.

엔지니어링 기반 혁신은 신제품의 설계 및 엔지니어링으로 공급 업체 및 파트너의 기술 통합과 관련된다. 엔지니어링 기반 혁신에 의존하는 산업에는 상업용 항공, 자동차 제조 및 통신 장비가 포함되며, R & D 집약도가 높다. R & D 매출의 3~13%를, 5~10 년 또는 그 이상의 제품 수명주기를 가지고 있다. 엔지니어링 혁신은 일반적으로 특허에 의해 보호된다.

공급업체의 통합은 실시간 서비스로 구성되며, 생산된 제품의 마지막 구간(last mile)의 서비스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부분이 엔지니어링 노하우 새로운 혁신의 한 부분이다. 과학과 제조기술의 응용의 영역이며 우리나라의 산업의 중추인 반도체와 통신장비, 자동차 등이 해당된다. 아래 [그림3]은 지금 살펴보는 '4가지 혁신의 구성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3] 4가지 혁신의 구성특징


세 번째 혁신은 제품,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의 발전을 통해 소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고객중심 혁신으로 분류한다. 우리가 쉽고도 많이 접하게 되는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인 우버, 에어비엔비나 풀러스 등의 비즈니스 모델도 여기에 속한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가전 제품 및 소비재가 포함된다. 즉, 새로운 개념을 신속하게 반복하며 높은 마케팅 강도와 짧은 개발주기를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산업 분야의 많은 제품과 서비스는 현지 요구와 규정 및 법등에 맞게 조정되기 때문에 현지 혁신 업체가 종종 이점을 가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우버가 이런 특징을 보여주며, 각 나라의 규제와 다른 법체계로 싱가포르의 그랩이 새로운 서비스로 부각되고 있다. IT가 강한 우리나라는 그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상존한다.

마지막으로 전통적인 효율성 기반의 혁신이 있다. 이는 비용 절감, 생산 시간 단축 및 제조 품질 향상을 위한 개선을 목표로 노동력집약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게 된다. 자본 집약적이며 공장, 재산 및 장비에 대한 투자가 매출의 약 30%에 해당하지만 마케팅 강도는 낮게 나타난다.

따라서 공정과 제조과정에 대한 심층적인 지식에서 혁신이 나오게 되며, 강력한 클러스터를 구축함으로 제조, 공급업체와 고객과의 관계에서 혁신을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추구하는 방법으로 볼 수 있으며 현대차의 경우 선단형식으로 협업사와 함께 해외진출하여 비용혁신으로 경쟁력 혁신을 높이고 있다.

혁신은 언제나 신기술의 탄생과 응용, 시장의 새로운 해석과 관점을 만드는 방법에서 시작하게 된다. 그 내용을 앞서 다양한 산업 패턴으로 살펴봤다. 물론 4가지의 정형화된 패턴으로 모든 시장을 분류하거나 정의하는데 한계점이 존재한다. 시장은 늘 혼재하고 불투명한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의 혁신은 엔지니어링에서 시작하나 소비자의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고객 중심의 혁신을 알아야 하고, 수익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효율성기반의 혁신을 추구하게 된다. 즉 한가지 분류점으로 파악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4가지 패턴의 분류방식은 업의 내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효과적인 전략과 통찰력을 제시하는데 매우 유용한 시사점이 주고 있다.

신기술보다 비지니스 모델?
새로운 혁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대게 새롭게 등장하는 비지니스 모델의 아이디어는 참신하고 서비스는 매력적이다. 이는 고객중심의 혁신이 리드하는 방식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알렉산더 오스터왈더와 밴 엘스타인(보스턴대) 교수는 가끔 한국에 방문하여 이렇게 얘기한다. “신기술보다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십시요.” 그들의 말에는 이 시대의 기업이 가져야 할 중요한 시사점이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산업에서 적용하고, 해결 할 수 있는 전가의 보도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세분화된 전문성, 고객을 향한 편의성
혁신은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새로운 엔지니어링에서, R&D와 효율성에서 온다. R&D기반, 엔지니어링기반, 효율성기반 등 대부분의 혁신은 본질의 이해와 세분화된 전문성이 필요하며, 심도있는 지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고객기반의 혁신은 관계성을 아우르는 이해와 시장이 요구하는 편의성의 창출이다. 결국 자신의 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본질의 파악이 전제 될 때 새로움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혁신을 혁신하는 시대에 우리는 와 있다. 본질을 통한 업(業) 영역의 수평적인 확장 또는 수직적인 심화, 파트너와 고객을 연결하는 크로스 포인트(플랫폼), 새로움에 도전하는 미지의 영역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혁신은 무엇일까?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려지는 스티브 잡스는 말년에 한 인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그와 오후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우리 회사의 모든 테크놀로지를 주어도 좋다.” 그 사람은 바로 철학자 소크라테스다. 잡스는 소크라테스에게 무엇을 묻고 싶었던 것일까?  

* 최형광 전 HP 기술총괄 상무는 현재 숭실대학교 대학원 IT유통물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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