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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이그나이트, 마이크로소프트의 '씻김굿'이었다

2019.11.13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사티야 나델라가 어느덧 5년 넘게 마이크로소프트 CEO로 재직하고 있다. 2014년 2월 취임 이후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즈니스 양태를 송두리째 바꿔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 노키아 인수에 투입된 76억 달러를 상각처리한 것만 해도 발머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결정이었다. 

그리고 최근 연례 이그나이트 개발자 회의에서 나델라는 발머의 유령에 씻김굿을 하는 듯한 조치를 발표했다. 그렇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분명히 나델라의 기업이며, 발머의 영향력은 아스라할 뿐이다. 
 
ⓒ Image Credit : Getty Images Bank


이그나이트 행사의 특정 행동이 극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러 발표를 취합하면 발머의 유산이 얼마나 희미해졌는지 느낄 수 있다. 먼저 새로운 엣지 브라우저 발표부터 살펴보자. 

엣지 브라우저는 익히 알려졌다시피 구글 크롬 브라우저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오픈소스 크로미움에 기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개월 전 크로미움으로의 이전을 발표했고 신형 엣지 브라우저의 베타 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엣지 브라우저를 결코 조용히 공개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브라우저가 더 개방적인 방식으로 여러 플랫폼에서 동작할 것임을 과시하며 이번 행보가 회사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하는 강조하는 양상이었다. 

과거 게이츠와 발머 시절에는 자체 기술을 사용해 브라우저 시장을 굳건히 지키는 것이 윈도우 중심 전략의 핵심이었다. 인터넷 이용자들과의 관계를 확보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당시 회사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윈도우에 내장시켰으며, 다른 브라우저에게는 이러한 경로를 개방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브라우저가 쉽게 설치될 수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는 우리 모드가 이미 알고 있다. 연방 정부는 독점 금지법 위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압박했으며, 결국 구글을 비롯한 다른 경쟁 업체들이 출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츠와 발머 시대의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점적 브라우저 전략을 지속했으며 결국 패배했다. 넷마켓셰어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구글 크롬은 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의 67 %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익스플로러와 엣지를 합한 점유율은 17%에 그친다. 

발머라면 이러한 패배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회사의 라이벌 기업이 개발한 코드를 기반으로 하는 브라우저의 출시를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며, 여러 비윈도우 운영체제에서 해당 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델라는 정확히 그렇게 하고 있다. 내년 1월 새로운 엣지 브라우저가 공식적으로 출시되면 발머의 브라우저 유산은 무덤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이그나이트에서 먼지가 되어 사라진 발머의 유산은 또 있다.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작성된 앱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자 했던 결정이 그것이다. 과거 메트로 앱, 모던 앱, 윈도우 스토어 앱 등의 이름으로 불렸던 앱이 그 주인공이다. 

이러한 앱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UWP(Universal Windows Platform)라고 불렀지만 결코 ‘유니버설’하지 않았던 기반에서 작성됐었다. 사용자들이 데스크톱용 오피스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윈32 앱)을 포기하도록 유도한다는 의도가 이면에 깔려 있었다.

데스크톱 환경보다는 모바일용으로 설계된 윈도우 특정 파트 상에서만 동작했던 UWP 애플리케이션은 비참하게 실패했다. 소비자들은 이를 피했고 개발자들은 참여를 거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머는 UWP에 대한 의지를 꺽지 않았었다. 

올해 이그나이트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침내 이 전략을 폐기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개발자용 윈UI 3.0 라이브러리의 알파 버전을 출시함으로써 개발자가 UWP에서 기능을 가져와 윈32 앱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초라했던 UWP 전용 앱 시대에 마침표를 찍는 결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UWP 플랫폼을 마침내 포기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회사는 원노트 메모 앱이 앞으로도 데스크톱 앱으로 개발되고 존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원노트 데스크톱 앱에 앞으로 새롭게 기능이 추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던 과거의 발언과 상반되는 발표인 셈이다. 

즉 윈32 원노트 데스크톱 앱은 향후 신기능을 공급받게 될 것이다. 오히려 UWP 버전이 정체될 수도 있다. 발머의 유산인 UWP가 이렇게 사망을 선고받았다. 이 또한 발머라면 결코 내리지 않았을, 나델라의 결정이다. 

나델라가 과거와는 사뭇 다른 자신만의 마이크로소프트 비전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시도는 이미 1조 달러를 넘어서는 회사 가치로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발머의 유령이 이렇게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쫒겨나고 있다. 
 
* Preston Gralla는 컴퓨터월드 외부 편집자이자 45권의 서적을 집필한 저술가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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