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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남의 畵談 | 몰입의 함정 – 보이지 않는 고릴라

2014.05.12 박승남  |  CIO KR





"혹시 동영상에서 이상한 점 발견하신 분 있으십니까?" 이 실험을 할 때 마다 조마조마 합니다. 설마 ‘그 것’을 못 보는 사람이 있을까? 모두 보았다고 하면 뒤에 할 말이 없는데…
하지만 늘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것을 못 보았다고 손을 드는 분들이 꼭 있습니다.

회사의 부서원을, 그리고 외부에서 리더십 강의를 할 때 청중을 상대로 몰입에 관한 실험을 하곤 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999년에 하버드대에서 타브리스와 사이먼 교수가 심리학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실험은 간단합니다. 검은 셔츠와 흰 셔츠를 입은 학생들이 농구공을 서로 패스하는데, 흰 옷을 입은 학생들간에 패스한 횟수를 ‘조용히’ 세어보는 것입니다. 이때, 학생들이 공을 주고 받는 동안 검은 고릴라 의상을 입은 학생이 걸어 나와 중앙에 서서 앞을 보면서 가슴을 두들기고 나갑니다.

실험의 주제는 사람들이 그 고릴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설마 그 고릴라를 못 보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생각하시겠지만, 실제 20~30%의 사람이 그 고릴라를 보지 못합니다. 이는 모든 그룹에서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두 교수가 처음 실험한 대상은 우수한 하버드학생 이었지만, 이후 실험한 중하위권 대학생들도 차이가 없었습니다. 남녀차이도 없고, 제 경우에도 부서원이나 청중들 모두 비슷한 비율로 고릴라를 보지 못했습니다.

청중에게 이 실험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다시 동영상을 틀어주면, ‘헉! 저게 언제 저기 있었지!’ 놀라움과 웃음이 쏟아집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사람들은 특정한 것에 집중했을 때, 예상하지 못한 사물이 나타나면 이를 알아채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고자 하는 것만 보이고, 예상하는 범위만 시야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교통사고를 낸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분명 아무것도 없었는데…’, ‘정말 자전거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어요…’ 길에는 차만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차를 모는데 몰입을 하면서 발생하는 일입니다.


IT분야에 있어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장애는 대부분 사람에 의한 것인데, 희한하게도 오류를 만든 본인이 그 부분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코팅을 한 개발 당사자보다는 훈수를 두는 주변 인력이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기능구현에 몰두한 나머지 예상하지 못한 것(오류)이 잘 안보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나친 몰입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곤 합니다.

사람의 주의력은 제로섬 게임과 같아서, 어떤 하나에 주의를 기울이면 다른 것에는 소홀하게 됩니다. 고릴라를 못 본 것은 인간의 지극히 정상적 반응이고, 볼 수 있던 사람들은 주의력을 약간 더 분산한 것뿐입니다.

분명 일에 대한 몰입은 필요한 덕목입니다.

하지만 주변과 차단된 또는 선입관속에서의 몰입은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이 몰입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저는 먼저 ‘T자형 사고’, 깊이 생각함과 더불어 넓게 주변을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통’입니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이 목적대로 진행되려면 필수조건이 참여자들이 ‘조용히’해야 합니다. 만약 누군가 ‘어! 저게 뭐지?’ 라고 수근 대었다면, 고릴라를 못 보았던 사람들의 주의가 환기되어 가슴을 치고 있는 고릴라를 인식할 수 있었을 겁니다. 혼자만의 깊은 고민보다는 주변과 늘 교류하고 공유해야 이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몰입과 함께 소통과 넓은 시야를 가지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고릴라가 아니라 고질라가 여러분 눈앞에 나타나도 못 알아채실 수 있습니다.

*** 보이지 않는 고릴라 동영상은 http://www.youtube.com/watch?v=vJG698U2Mvo 혹은
YouTube에서 ‘Invisible Gorilla’로 조회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주위 분들을 테스트 해보면 재미있으실 겁니다.

*박승남 상무는 현재 세아그룹의 IT부문을 이끌고 있으며, 이전에는 대교 CIO를 역임했으며,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로 재직하기 전에는 한국IBM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서 21년 동안 근무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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