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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시리를 해고하고 직접 하라, '나의 AI 아바타로'

2018.01.09 Mike Elgan  |  Computerworld
복제 인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해 낼 수 있을 것인가. 인공 지능(AI)의 미래에는 그런 상상이 현실이 된다. 앞으로 AI는 내 얼굴과 음성을 인식하고 화법과 지식을 관찰해 가상의 내 역할을 하는 가상 비서를 만들 수 있다. SF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 같지만 이미 한 기업이 이를 진행 중이다.

그림의 떡?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에 위치한 오벤(ObEN)이라는 회사는 3D AI 아바타 기술을 이용해 PAI(Personal AI)라는 개인 AI를 만들었다.



최근 오벤 공동 창업주 겸 CEO 니킬 제인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오벤의 기술은 셀카 한 장만으로 사용자 얼굴의 3D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오벤은 또한 사용자 음성을 모방한다. 일단 음성이 확보되면 사용자가 할 수 없는 일들, 예컨대 중국어로 말하기나 노래하기 등을 할 수 있다. 사용자의 화법뿐만 아니라 그 지식의 근간을 수동으로 추가할 수도 있다. 오벤은 제품이라기 보다는 기술 혹은 놀이다. 오벤 기반 제품 중에는 한국과 홍콩의 팬이 유명인의 AI 버전과 소통하게 해 주는 것도 있다. 오벤은 이보다는 진지한 응용 분야에서도 협력 중이다.

제인에 따르면 통합 의료 기관인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ente)와 협력해 환자와 소통 가능한 의사 아바타를 개발 중이다. 현재 카이저는 환자와의 소통에 자체 웹사이트 상의 이메일 같은 메시지 시스템을 활용한다. 따라서 가상 비디오 아바타가 나타나 환자에게 혈액 검사 결과 등을 알려 주고 의료와 관계 없는 질문, 예를 들어 진료 예약과 관련된 일반적인 질문 같은 것은 즉석에서 답변할 수 있다. 이 아바타는 환자의 실제 담당의의 모습을 한 대리인이다.

또 하나의 응용 분야는 마케팅과 광고다. 광고는 늘 유명인을 활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더 개인화, 양방향화하고 있다. 개인화, 양방향 마케팅에 유명인을 활용하는 것은 기존과 비교해 큰 확장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유명인 자체를 가상화하면 어떨까?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밖에도 오벤은 중국의 주요 메시징 앱인 위챗(WeChat)과의 통합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오벤 기술의 잠재적 응용 분야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기업 업무이다. 무엇보다도 오벤 기술은 사용자의 얼굴과 목소리를 빼 닮은 슈퍼 비서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가상의 나”는 동료와 협력 업체, 고객 등과 소통하면서 회의를 잡기도 하는 등 실제 내 업무에 전반적인 도움을 준다. 오벤의 기술은 미래의 공유 경제에도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Airbnb) 같은 서비스에서는 가상 아바타를 활용해 도착 일정을 조율하고 숙소 손님과 주인 간에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처리하거나 일반적인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오벤은 개인적인 차원과 업무적인 차원에서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다. 1996년에 나온 SF 코미디 영화 <멀티플리시티(Multiplicity)>에서 주인공 역의 마이클 키튼이 직장과 가정에서 너무 바쁜 나머지 자신을 복제했던 것처럼, 오벤의 가상 비서 응용 프로그램 역시 ‘가상의 나’를 만들어 직장이나 가정에서 지루하고 힘든 일과 간단한 의사 소통, 의사 결정을 대신할 수 있다.

제인에 따르면 완벽한 오벤의 세계에서는 여러 PAI 인스턴스가 동시에 활약하면서 회의 일정 잡기, 질문 대답하기, 요율 협상하기, 아이에게 잠들기 전에 이야기 들려 주기 등을 해 줄 수 있다. 실제 자신은 사람의 집중력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일에 집중할 시간을 갖게 된다. 사용자는 PAI이 그날 한 일을 하루 일과가 끝난 후 점검할 수 있다.

오벤의 PAI 방식은 대리권을 갖는 가상 비서가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한 가지 해답을 제시한다. 오늘날 가상 비서가 하는 일 대부분은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랫동안 가상 비서가 이 이상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실제로 미래의 가상 비서는 물건 구입부터 수수료 협상, 직장 동료에게 자동으로 기일 알려 주기 같은 일을 처리할 것이다.

엑스아이(x.ai) 가상 비서 에이미(Amy)를 살펴보자. 에이미는 이메일을 통해 소통하고 회의 일정을 잡는 AI다. 에이미는 인격이 있고 이메일 대화를 활용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회의 참가자와 에이미 가상 비서가 회의 가능 시간을 조율하는 식이다. 에이미는 가상 인간이지만 에이미의 상대방은 마치 진짜 인간과 소통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가상 비서가 에이미와 같은 “인물”이 된다면 우리 자신의 가상 대리인이 될 수도 있다. 이 방식은 사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AI보다 더 '솔직하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에이미와 소통하거나 구글의 “스마트 리플라이(Smart Reply)를 사용할 때 대부분은 AI의 개입 사실을 모른다. 반면 오벤의 PAI 같은 것에서는 상황 파악이 쉽다. 외모만 봐도 AI인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자기 자신을 가상 비서 “인물”로 사용하는 것을 잘 활용하면 일종의 인증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오벤은 이를 위해 프로젝트 PAI을 진행 중이다(PAI 프로젝트는 오벤과는 구분돼 있지만 오벤이 현재 프로젝트와 협력 중인 주요 회사이다). 목표는 PAI 블록체인(blockchain)을 개발해 사람들이 자신의 디지털 페르소나(persona)를 통제하고 소유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이는 유명인에게 특히 중요하다. 이들은 자신의 페르소나를 돈을 받고 “판매”하거나 “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오벤의 기술은 초기 단계이며 앞서 살펴본 많은 응용 분야 중 상당수는 먼 장래의 일이다. 제인은 “AI는 마술이 아니다. 인간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하룻밤 안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그렇다. 실제로 하룻밤 안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실현될 것이다.


‘미봇’의 세계
필자는 “미봇(me bot)”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봇과 대리인이 사소한 대화를 우리 대신 처리하는 방식이다(이들은 아마 우리의 가상 비서와 연계될 것이며 아니 최소한 그렇게 돼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예상하기 쉬운 것은 그들이 다양한 매체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면, 오벤은 실시간 동영상 채팅의 대체재를 개발 중이다. 메시징 앱이나 이메일에 사용하는 음성 혹은 문자 전용 가상 자아 개념도 있다.

음성 전용 가상 자아는 오늘날 전화를 걸어 음성 메시지를 남겨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을 크게 개선할 것이다. 메시지를 남기는 대신 상대방의 AI 비서에게 직접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비서는 제한적이나마 질문에 대답을 하거나 회의 일정 잡기 같은 작업을 할 수 있다. 전화를 건 사람이 한 요청은 사용자의 화면이나 전화에 간단한 “예/아니오” 옵션과 함께 표시 가능하다(따라서 누군가 문서를 요청하면 AI는 전화를 건 사람에게 확인해 보겠다고 말하고 사용자가 승인하면 문서 전송을 위한 조치를 취한다).

음성 AI는 흥미롭다. 그러나 오벤의 영상 방식이 더 최근 트랜드에 부합한다. 이유는 2가지다. 첫번째 트렌드는 애플의 아이폰 X(iPhone X)로 대표되는 안면 인식이다. 이런 종류의 기술은 사람의 3D 렌더링을 매우 정확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3년 이내에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이 될 것이다.

두번째 트렌드는 증강 현실과 가상 현실의 부상이다(제인에 따르면 오벤은 폰에 PAI가 가능하도록 애플의 AR킷(ARKit)과 구글의 AR코어(ARCore)를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증강 현실을 처음에는 폰으로 그 다음에는 스마트 안경으로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가상 현실에서 보내는 시간도 늘어남에 따라, 사람들의 가상 대리인의 동영상 버전과 소통한다는 개념은 더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만약 시리(Siri), 코타나(Cortana), 알렉사(Alexa)가 각 회사에서 해당 가상 비서를 대표하기 위해 만든 보편적인 “인물”을 나타낸다고 생각해 보자. 이들 가상 비서가 대리권을 얻어 다른 사람의 증강 현실 안경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동영상 시리가 나타나서 “칼(Carl)이 다음 주 회의를 잡고 싶어 합니다”라고 말한 다음에 똑같은 동영상 시리가 또 나타나서 이번에는 자넷(Janet)을 대리하는 식이 될 것이다. 이처럼 가상 비서를 통해 나와 소통하는 모든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가 똑같다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 대신 동영상 시리가 아니라 칼과 자넷의 동영상 버전이 안경에 나타난다면 훨씬 더 명확하고 인증이 훨씬 쉬울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트렌드를 따라가서 어느 곳에 접점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가상 비서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으므로 앞으로 일정한 대리권을 얻게 될 것이다. 또한, AI는 발전하고 있고, 안면 인식은 주류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다. 증강 현실과 가상 현실은 어디에나 사용될 것이 분명하다.

이 모든 것은 미래에 우리의 얼굴과 목소리를 빼 닮은 AI 가상 비서가 우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돕게 될 것을 시사한다. 사람들은 미래에 AI에게 일자리를 뺏기면 어떻게 하나 두려워한다. 그러나 AI는 우리 업무의 일부를 하게 될 뿐이며 우리가 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해 줄 가능성이 더 높다. 그 수단의 하나가 바로 PAI 같은 나만의 복제 인간을 갖는 것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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