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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생각이 짧았다, 조건 좋은 정리해고는 당장 수용하라

2016.09.13 Rob Enderle  |  CIO
필자는 그동안 기업의 정리해고 패키지를 거부하라고 충고해왔다. 내부 인재가 줄어들므로, 회사에 계속 남는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남의 돈 천 냥보다 내 수중의 한 냥이 낫다'는 말도 있다.


Image Credit: Getty Images Bank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등장한 해고 프로그램을 검토한 결과 생각이 바뀌었다. 즉 기존의 충고는 버려라. 대부분의 경우 조건 좋은 정리해고 패키지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회사가 어리석어 인재를 해고할 계획을 세우고 (더 좋은) 회사로 옮길 수 있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망설임 없이 '네!'라고 대답해야 한다.

'깨달음'의 순간 : 그들은 어떻게든 나가게 한다
필자는 최근 대규모 정리해고로 회사를 떠났거나 떠날 준비를 하는 여러 직장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필자의 기존 조언의 근거가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이들에 따르면, 정리해고의 조건이 너무 좋다 보니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든 내보내려고 기를 쓴다는 것이다. 역량이 낮아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없거나 너무 우둔해서 회사를 그만두지 못한다고 임원이 생각하는 것이다.

필자는 그 동안 정리해고를 수용하지 않는 직원을 '반드시 해고해야 할' 직원으로 보는 임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니 남은 선택은 정리해고 패키지를 수용하고 회사를 그만두거나, 거부하고 회사에 남는 것이 아니다. 패키지를 받고 나갈지, 그냥 나갈지이다. 결국 어떻게든 회사를 나가도록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후자의 경우 정리해고 패키지의 혜택마저 사라진다.

직원을 중시하지 않는다면 그만두는 것이 낫다
HPE에서 해고 당한 여러 직원이 '부당한 연령 차별'에 근거를 둔 해고라는 이유로 회사에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하다. 이들에 따르면, HPE는 경력이 거의 없는 신입 직원으로 75%를 충원해야 한다는 인사 정책을 갖고 있다. 젊은이를 싼 값에 채용하겠다는 뻔한 의도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정리해고 된 경력직 직원의 업무를 맡게 된다. 당연히 처음에는 자신이 맡은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는 데도 말이다. 어리석은 정책이지만 이런 기업 사례가 적지 않다.

이처럼 인건비를 줄이는 데 모든 초점을 맞추는 CEO와 이사진이 의외로 많다.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회사에 피해가 초래된다. 이 지경이 되면 제아무리 역량이 뛰어나고 직급이 높은 경영진이 있어도 정리해고와 푸대접 문제를 극복하기란 불가능하다. 회사가 더는 직원의 능력과 역량을 중시하지 않는 것이다. 이 경우 그만두는 것이 훨씬 낫다. '시장성 높은' 능력을 갖고 있다면, 그 능력을 높이 사는 회사를 찾아야 한다.


인재가 떠난 회사의 미래는 뻔하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정리해고를 할 때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사례가 많았다. 예를 들어 최근 3년간 단 한 차례 인사고과가 낮아 정리해고 대상이 된다고 하자. 이는 회사가 제대로 경영되고 있지 않다는 증거이다. 내부 소식에 정통한 유능한 인재는 이런 '코드'를 눈치챈다. 그리고 일부러 나쁜 인사고과를 받거나, 상사를 찾아가 자발적으로 정리해고를 수용할 계획이니 나쁜 인사고과를 달라고 요구한다.

필자가 알고 있는 임원들은 이런 요구를 수용해 도와줄 것이다. 왜 그럴까?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불만을 품게 되고, 그 결과 '자산'이 아닌 '문제'가 될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개념적으로 이런 형태의 정리해고 제도에는 큰 단점이 있다. 시장성 높은 인재를 내몰기 때문이다. 또 회사에 남은 인재도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회사에 남고 싶어 하는 사람은 이런 코드를 알아채지 못한 사람들이다. 코드를 미리 눈치챘다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해 화가 났을 테니까 말이다.

이 시점이 되면 회사는 큰 문제에 봉착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 직원의 몰입과 헌신을 기대할 수 없다. 이렇게 대부분의 인재가 회사를 떠난 회사의 미래가 어떨 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조건 좋은 정리해고, '냉큼' 수용하라
필자가 수십 년 전 IBM에서 일했을 때 FAP(Financial Assistance Package)라는 제도가 있었다. 꽤 조건이 좋은 정리해고 프로그램이었다. 예를 들어 퇴사를 해도 은퇴 나이까지 의료보험을 계속 지원하고, '1달 급여*재직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었다. FAP '자격'이 주어졌을 때 이를 냉큼 수용했던 시기가 있었다. 우리는 이를 'FAPOSECOND'라고 불렀다.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5년 미만 남았을 때 연금을 100%로 지급 받을 수 있었다. 어떤 경우는 서로 먼저 퇴사하기 위해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임원은 급여의 150%에 해당하는 연금을 챙기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했다.

슬프게도 필자는 이런 제의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로 돌아간다면 냉큼 '돈'을 챙겨 회사를 그만둘 것이다. 필자가 이 실수에서 터득한 교훈은 정리해고 조건이 좋다면 상사와 상담한 후 즉시 '돈'을 챙겨 회사를 그만두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후회를 하지 않는다. 정리해고 기간에 좋은 조건을 제시 받을 수 있을까? 그런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남은 커리어가 여기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달려들기 바란다. 실제로 그렇기 때문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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