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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 우리투자증권 오세임 오퍼레이션&테크놀로지 상무

2011.05.24 천신응  |  CIO KR

“저는 그냥 하고 싶은 말 하곤 해요.”

우리투자증권 오세임 상무와의 만남은 시원시원하게 진행됐다. 우리나라에서 CIO들은 그야말로 소수다. 그 중에서도 여성 CIO는 더욱 드물다. 금융기업들은 또 인터뷰와 같은 대외노출에 깐깐하기 마련이다.

<CIOkr> 특별판 발간에 맞춘 초대석 인터뷰는 그러나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간단하고 빠르게 결정됐다. 우리투자증권 오세임 상무의 직책은 ‘오퍼레이션 & IT 담당’, 줄여서 O&T 부문 상무다. COO와 CIO, 운영센터장을 모두 겸직하고 있다.

현 시대의 CIO들이 IT를 넘어서서 비즈니스와 기업운영에 대한 능력을 요구받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시사적인 존재다. 흔치 않은 여성 CIO라는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오상무와 만나 CIO의 역할과 과제, 그녀만의 해법 등을 들어봤다.

 


-CIO인 동시에 운영까지 총괄하고 있다. 이 같은 업무를 맡게 된 배경은?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한 국내 그룹사에서 IT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시티은행과 골드만삭스 등의 외국계 기업에서도 IT와 함께 하는 커리어를 가져왔다. 그러나 IT 안에 퐁당 들어가 IT만 한 적은 없는 듯 하다. 현재도 운영 부분과 IT 부분을 동시에 조율하고 있다. ‘IT와 손잡고 오다가 IT를 맡게 됐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이러한 부분이 CIO에게는 오히려 요구되는 역량이라고 본다. 기업의 IT 부서는 현업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내고 그들의 니즈를 올바르게 파악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IT가 워낙 특수한 성격을 띄다 보니 자칫 자신에게 함몰되는 경향도 존재한다. 현업의 입장에서 왜 그럴까?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을 타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운영과 IT를 동시에 맡는 경우는 외국계 기업에서는 일반적인 경우가 많다. O&T라는 명칭으로 붙여놓는 경우가 그것이다. 테크놀로지가 비즈니스를 얼마나 잘 지원하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더라는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퍼레이션과 IT의 접목을 중시하는 경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

-테크놀로지 기반에 대해 아쉬움은 없는가? BI, 클라우드, 가상화 등의 최근 트렌드는 기술지향적인 성격이 다분하다. 혜안을 가지고 방향을 제시하려면 어떻게 하는가?

스스로 부족함을 알고 시작하니 오히려 괜찮다. 우리투자증권에는 IT 인력만 140명이다. 전문가는 충분하다. 모르는 부분은 물어보면 된다. 물론 지속적으로 공부도 계속하고 있다.
 
BI와 클라우드, 가상화 등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기술이 트렌드를 이끌어가기보다는 기술이 현업의 니즈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PC 가상화는 민감한 보안 문제를 해결해주고 근무 환경을 편리하게 바꿔준다. 작게는 소음도 덜 나고 발열도 적다.

개별 기술에 대한 장단점 분석은 전략적인 마인드로 접근해야 한다. 정보를 취합한 이후 총체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작업은 IT를 조금 벗어난 일이다. IT 기술 자체에만 매몰되면 이러한 부분을 놓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는 참으로 재미있는 분야다. 계속 변화한다. 일년 전과 완전히 달라진 모바일 환경이 일례다. 클라우드를 어느 시점에서 도입해야 할 지 생각하는 것도 흥미롭다.

-어떤 CIO가 되고 싶었는가?

글쎄, CIO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대신 이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생각은 있었다. 숨가쁘게 변화하는 시기다. 변화에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고 능동적으로 맞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희망을 가지고 담대하게 역할을 맡아낸다면 누군가 나를 보고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직장과 가정,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 직장인들에게 특히 그렇다.

-CIO의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이 후임 CIO를 키워내는 것이다. 이에 대한 조치는?

우리투자증권에서는 아직 IT직원이 CIO를 한 사례가 없다. 개인적인 소망 중 하나는 IT 조직에 변화를 주고 싶다. 개별로는 훌륭한 전문가들이다. 그러나 단지 지원 부서라는 생각이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가지고 오너십을 보여줬으면 하고 바란다.

기존의 사농공상 위계의식 때문인지 기술을 덜 중시하고 관리자를 중시하는 풍토 또한 남아있는 것 같다. IT부서에서 CIO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현업과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꿈이 없어서다. IT 출신이 IT 총괄 책임자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물론 이를 위한 능력을 배양해야 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스킬, 미래학, 자본관리, 인문학 등등에 대한 소양이 필요하다. 작게는 자기 생각을 말하는 문화부터 조성해야 한다. 회사 차원에서도 이를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하고 있다.   

-쉽지 않은 과제 아닌가?

IT 업계에 있었던 한 분이 이렇게 말했다. “IT 조직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해온 지난 4년은 통곡의 계곡이었다”라고. CIO의 역할 자체가 외로운 측면이 있다. 같은 레벨의 임원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고 내부적으로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다. (이후 CIO kr의 편집 방향 중 하나인 ‘CIO as Hero’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맞다. CIO는 외로운 영웅 같은 측면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쉬운 것은 없다. 사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쉽지 않은 게 당연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덜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힘들게 하는 요소다.

-최근 농협 보안에 관한 사고가 있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놀라움이 먼저였다. 모든 은행권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우리 또한 영향을 받았다. 우리로서도 보안을 리뷰하는 기회가 됐다.

사태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든 생각은 IT 거버넌스에 대한 것이었다. 분명히 명문화된 보안 정책과 절차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절차와 관행이 따로 움직인 것이 문제였지 않았을까 싶다. 대충대충이나 빨리빨리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은행 업계에서 13년, 증권 업계에서 13년 근무하다가 국내 회사에 왔을 때 놀랐던 점이 있었다. 평균적으로 우수하고 똑똑한 인재들임에도 불구하고 절차와 관행이 따로 동작한다는 점이었다. 회사의 업무는 절차대로 움직여야 하고 이것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절차를 바꿔야 한다. 이런 문화를 정착시켜내는 것이 리더다.

-CIO kr의 내부 미션 중 하나는 국내 CIO의 위상을 올려낸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기업 문화 측면에서 CIO의 위상은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

작년부터 IT 인력에 대한 현업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IT 백그라운드를 갖춘 인력을 필요로 하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바야흐로 통섭의 시대다. 인문학과 결합해 IT가 껍질을 벗고 나오고 있다. 지금은 자리잡힌 것처럼 보이는 CFO 직책 역시 초기에는 부침이 있었다. IT의 전문성과 가능성에 대해 정책적 문화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IT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오세임 상무는 우리투자증권 오퍼레이션&테크놀로지 담당 상무다. 연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동양나이론 컴퓨터신사업본부, 씨티은행, 씨티증권, 바클레이즈 은행, 골드만삭스 등의 경력을 거쳤다. 아침 6시 20분이면 여의도 공원에서 달리기를 하며 골프도 가끔 즐긴다. 우연참게 참가한 글쓰기 대회에서 일반부문 대상을 수상해 문인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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