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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 디오비스튜디오 오제욱 대표가 보는 국내외 버추얼 휴먼 산업의 미래

2023.06.12 이지현  |  CIO KR
버추얼 휴먼이란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 인간이란 뜻이다. 디지털 휴먼, AI 휴먼, 메타 휴먼 같은 용어로 불리는 버추얼 휴먼은 그 개념 자체는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최근 그래픽, 메타버스, AI의 힘을 얻어 활용 사례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디오비스튜디오는 국내에서 버추얼 휴먼 산업을 이끄는 기업 중 하나다. 가령 KB라이프생명 광고에서 배우 윤여정의 20대 모습을 가상으로 만든 곳이 디오비스튜디오다. 여기에 이미 고인이 된 임윤택 씨나 유재하 씨를 AI 및 홀로그램으로 만든 방송 콘텐츠 ‘얼라이브’의 기술적 지원도 디오비스튜디오가 주도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게임사, 엔터테인먼트, 빅테크, 스타트업 구분 없이 다양한 기업들이 버추얼 휴먼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디오비스튜디오의 오제욱 대표에게 최근 대표 버추얼 휴먼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들어보았다. 
 
오제욱 디오비스튜디오 대표 ⓒ 디오비스튜디오

Q. 국내 버추얼 휴먼 수요는 어디에서 나오고 있나?
A. 현재 버추얼 휴먼의 수요는 정보 전달자와 광고 모델, 두 가지 분야에서 가장 크다. 정보 전달자로서 버추얼 휴먼의 활용은 ‘AI 김주하 앵커’의 등장으로 본격화되었고 현재 MBN, JTBC와 같은 방송사에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버추얼 휴먼을 은행 직원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가령 은행에서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정보 전달 목적으로 활용하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설치하고 버추얼 휴먼이 손님을 맞이하는 일종의 비디오 챗봇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광고 시장에서는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가 만든 ‘로지’가 인기를 끌면서 활용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 신한 금융그룹의 TV 광고에 출연한 로지의 사실적인 그래픽에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느꼈고 로지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유입된 사람들은 팔로워가 됐다. 거기다 로지가 2021년 만든 매출이 10억이 넘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러 기업들이 버추얼 휴먼 제작에 뛰어들었다.

또 다른 수요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에스파가 데뷔부터 AI+멤버의 이름으로 버추얼 휴먼 페르소나를 가지고 나왔다. 이후 이세계 아이돌, 슈퍼 카인드, 메이브, 플레이브라는 이름의 다양한 버추얼 휴먼들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Q. 해외와 비교해서 국내 버추얼 휴먼 고객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무엇일까?
버추얼 휴먼 산업이 가장 크게 성장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내 버추얼 휴먼의 공급자와 소비자는 한국과는 조금 다르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버추얼 휴먼은 시쳇말로 ‘관종’으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자 하는 유형이 많다.  에를 들어 릴 미켈라(Lil Miquela)는 버추얼 휴먼이자 유튜버로 LGBT와 인종 차별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을 거침없이 건드리는 겁 없는 십대다. FN 메카(FN MEKA)는 애플, 테슬라 같은 대형 브랜드와 일론 머스크 같은 유명인들을 비꼬고 풍자하는 밈으로 천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모았다. 버추얼 휴먼의 익명성을 십분 활용해서 거침없는 오피니언 리더의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10대를 비롯한 젊은 세대 또는 특정 그룹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파워 인플루언서로 발전하곤 한다. 

반면에 국내에서 나오는 버추얼 휴먼은 과장되게 말하자면 ‘순한 양’과 같다. 국내에서 활용되는 버추얼 휴먼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거침없이 메시지를 던지기보다, 상업적인 가치를 입증해서 기업이나 정부 기관으로부터 투자나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소비자가 대중이 아니라 기업 및 기관의 의사 결정권자가 되곤 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또렷한 개성과 입체적인 서사를 갖춘 버추얼 휴먼이 거의 없다. 그나마 스타트업 블래스트(Vlast)가 만든 버츄얼 휴먼 아이돌 플레이브(PLAVE)가 라이브 스트리밍을 활용한 소통 전략으로 팬덤을 넓혀가고 있지만 이들 또한 착한 버추얼 휴먼들이다. 미국 버추얼 휴먼의 강한 관심을 받기 위해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소위 ‘어그로성’ 행보에 비교해 본다면 그렇다.

Q. 국내 버추얼 휴먼 업계의 도전 과제는 무엇일까?
국내 버추얼 휴먼 산업의 경우, 여러 버추얼 휴먼들이 대형 브랜드의 광고에 등장했지만 해외 사례만큼의 강력한 영향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버추얼 휴먼은 실제 셀럽이나 인플루언서에 비하여 서사가 없기 때문이다. 서사가 없으면 버추얼 휴먼들의 캐릭터의 한계가 들어나게 된다.

국내 버추얼 휴먼 업계가 발전하고 성공하려면 대중의 주목을 끌 뿐만 아니라 탄탄한 팬덤을 형성하는 캐릭터가 등장해야 한다. 그렇다고 릴 미켈라나 FN 메카처럼 지나친 표현과 극단적인 성격을 가진 캐릭터는 한국 정서상 대중들이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다. 결국 대중들에게 미움받지 않도록 선을 넘지 않으며, 주목받아야 하고 실제 셀럽이나 인플루언서못지 않게 매력이 넘치는 버추얼 휴먼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도전과제다.

기술과 콘텐츠 제작 역량은 높은 편이다. 국내 버추얼 휴먼 개발사들이 상당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디오비스튜디오의 버추얼 가수 루이는 10여 개국의 메이저 미디어에서 여러 차례 보도가 되었다. 버추얼 아이돌 메이브의 데뷔곡 ‘판도라’는 뮤직 비디오 조회수가 2,000만 회를 넘었다다. 앞서 언급한 블래스트가 만든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의 경우 데뷔곡 ‘기다릴게’의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업로드 2주 만에 200만 회가 넘었다.

Q 해외 버추얼 휴먼 업계는 현재 어떤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가?
해외 버추얼 휴먼 업계는 기술을 선도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되고 있으며, 정말 사람 같이 행동하는 완전한 버추얼 휴먼의 등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동시에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의 버추얼 휴먼은 일반적으로 실제 사람을 촬영하거나 모션 캡쳐를 통해 데이터를 받아 가공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디오비스튜디오가 만든 버추얼 가수 루이는 포토 리얼리스틱(Photo-Realistic) 방식을 지원한다. 따라서 실사 촬영 이후 얼굴 부분만 디지털로 스와핑(교환)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얼굴만 바꾸는 방식은 비용을 줄여주기 때문에 선택되기도 하지만, 얼굴, 사고, 목소리, 신체 등 버추얼 휴먼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를 조화롭게 활용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선택된다. 애초에 각 소프트웨어가 호환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하나하나가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는데 하드웨어 리소스를 잘 배분해 준다는 것부터가 너무나도 어려운 미션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적 난이도를 볼 때마다 인류의 뇌가 얼마나 놀라운 하드웨어인가 감탄하게 된다.

Q. 국내에 여러 경쟁자가 존재하는데, 디오비스튜디오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고객들이 디오비스튜디오의 기술과 서비스를 찾는 이유는 버추얼 휴먼의 장점을 활용하고자 하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모럴 해저드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버추얼 휴먼은 마약을 하거나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아무래도 디오비스튜디오가 40여 건의 포트폴리오를 쌓아오며 양호한 품질의 결과물들을 선보여 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새로운 기술이고 세상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이다 보니 신뢰할 수 있는 검증된 기업을 찾고 있다.

기술력도 뛰어나다. 딥러닝 기술로 가상 얼굴을 생성해 버추얼 휴먼을 만드는 개념 자체를 디오비스튜디오가 성립시켰고 가장 많은 성공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디오비스튜디오의 기술은 크게 가상 얼굴 생성, 얼굴 편집, 얼굴 합성(스와핑)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령 가상얼굴 생성은 루이, 아일라, 민지오, YG플러스의 이안과 새나, 스캐터랩의 강다온과 같이 완전히 새로운 인격을 부여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가상 얼굴 편집은 KB라이프생명의 광고에서 윤여정 배우님 이십대 얼굴을 구현하고, JTBC 방송 얼라이브에서 고 임윤택님(울랄라세션)의 생전 얼굴을 복원해서 기술력을 증명했다. 덕분에 현재 고인을 복원하는 프로젝트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얼굴 합성(스와핑) 기술은 앞선 다양한 포트폴리오 외에도 스포츠 스타들의 얼굴을 대역 배우들에게 합성해 제작한 광고 콘텐츠로 역량을 증명했다.

여기에 콘텐츠와 SNS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저는 방송 업계와 1인미디어 업계, 웹툰까지 다양한 콘텐츠 산업을 경험해왔고, 콘텐츠 사업 본부 동료들 또한 굴지의 광고 회사에서 많은 경력을 쌓으신 분들과 SNS 콘텐츠 관련 업무 경험이 풍부하신 사람들이다. 기술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기획, 제작과 버추얼 휴먼의 SNS 계정 운영까지 도와줄 수 있다.

Q. 해외 버추얼 휴먼 기업 중 주목하고 있는 기업은 어디인가?
너무 많은 곳이 있다. 미국의 슈퍼플라스틱(Superplastic)은 구기몽(Guggimon), 얀키(Janky) 등의 캐릭터를 보유한 아트토이 전문 기업인데 캐릭터들을 버추얼 휴먼으로 만들고 SNS에서 활발히 활동한다. 여기에 게임 회사와 콜라보를 통해 인게임 유료 캐릭터로 매출을 만들고, NFT와 굿즈 판매까지 밸류체인을 확장해가고 있다.

일본의 AWW는 이마(Imma), 플러스틱보이(Plusticboy), 리아(Ria)와 같은 화려한 생김새를 가진 버추얼 휴먼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이마는 이케아, 아마존재팬, SK-II 등 대형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발탁이 되고 문화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SNS 콘텐츠도 영감을 주는 것들이 많아서 자주 감탄하며 보게 된다. 

AWW는 일본을 넘어서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버추얼 휴먼을 제작해주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영국의 더 디지털(THE DIIGITALS)는 디지털 슈퍼모델 슈두(Shudu)를 개발한 회사인데 여러 국적의 버추얼 휴먼들을 개발해 모델 에이전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운증후군 페르소나의 카미(Kami)를 영입하면서 버추얼 휴먼들을 매니지먼트 하는 전문 기업으로서의 영감 넘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Q. 해외의 인기 버추얼 휴먼 제작 기업인 D-ID 나 신디시아 같이 사람 대역 없이 이용하는 버추얼 휴먼 서비스를 만들 계획은 없는가? 
D-ID신디시아(Synthesia) 서비스는 활용도가 매우 높은 솔루션이다. 현재까지 디오비스튜디오에서 비슷한 기술을 선보이지 않은 이유는 기술 자체의 이슈보다 산업 도메인의 차이 때문이다. D-ID, 신시디아 같은 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 결과물은 엔터테인먼트 성격보다는 정보 전달 성격의 콘텐츠 제작에 적합하다.

디오비스튜디오는 커버 가수(루이), 틱톡커(아일라), 배우(지오), 인플루언서(강다온, 이안, 새나)를 만들어왔는데 이들의 콘텐츠를 만들기에는 D-ID, 신시디아 서비스는 적합하지 않다. 향후 디오비스튜디오의 사업 영역이 확장될 때 유사한 서비스를 공개할 계획은 있다.

Q. 챗GPT 및 AI 기술 발전이 앞으로 버츄얼 휴먼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해외는 이미 빅테크 기업들과 AI 기술 선도 기업들을 중심으로 ‘인간’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를 AI로 대체하는 기술이 많이 연구되고 있다. 기존의 버추얼 휴먼들이 얼굴을 중심으로 한 비주얼 구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챗GPT의 등장으로 ‘얼굴+사고’를 AI가 담당하는 비주얼 챗봇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기술이 대중화되고 보편화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다만, 미국을 중심으로 진짜 사람을 대체해 버릴 것 같거나 두려움을 자아내는 버추얼 휴먼들이 점점 고도화된 모습을 등장할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버추얼 휴먼들이 인류를 위협하는 것으로 비춰진다면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새로운 버추얼 휴먼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이런 점을 잘 준비하고 시장에 나와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챗GPT는 인간의 사고를 대신할 AI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버추얼 휴먼의 구현 수준을 넓혀주고 있다. 즉, 그래픽 기술 중심으로 발전되고 있던 버추얼 휴먼 산업에 ‘사고’라는 새로운 축을 제시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챗GPT는 입체적인 페르소나를 보유한 ‘사람’처럼 보기는 어렵다. 아직까지는 챗GPT를 활용한 버추얼 휴먼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거나, 대중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사례도 없다.

하지만 챗GPT를 시작으로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 캐릭터와 같이 사용자와 인격 대 인격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공지능들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 그와 같은 인공지능들이 현재의 그래픽 기술들과 맞물리게 되면 보다 완전한 디지털 존재에 가까운 버추얼 휴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jihyun_lee@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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