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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난·일자리 미스매치 동시에 해소한다’ 미국에서 떠오르는 ‘어프렌티스십 프로그램’

2022.12.01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미국의 IT 업계를 비롯한 모든 업계가 채용 난과 일자리 미스매치에 시달리며 창의적인 채용 방식을 시험 중이다. 그중 하나는 한국의 수습 제도와 비슷한 어프렌티스십 프로그램(Apprenticeship Program)이다. 
 
ⓒGetty Images Bank

21살이 될 때까지 사라 마더실은 3년 동안 전공을 세 번 바꿨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랐다. 알았던 건 단 하나, 대학이 취업의 길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마더실은 최근 인터뷰에서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대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단지 밟아야 할 인생의 수순일 뿐이었다. 부모님은 대학에 가서 교육받길 권하셨지만, 나는 대학 생활 내내 방황했다. 하고 싶은 게 뭔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문과 학위를 받고 졸업한 후, 마더실은 틱톡에서 한 수습 직원 채용 공고를 보게 됐다. 처음에는 사기라고 생각했지만, 인스타그램에서 공고를 다시 보자 마음이 바뀌었다. 결국 영국의 수습 프로그램 중개 스타트업 멀티버스(Multiverse)가 올린 그 공고에 지원했다. 

멀티버스의 채용 제안은 진짜였다. 12개월에서 15개월 정도의 수습 기간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자리였다. 마더실은 수습 기간을 시작한 지 5개월이 되었고, 미국 서부 최대의 의료 서비스 제공업체 중 하나인 인터마운틴 헬스케어(Intermountain Healthcare)의 비즈니스 관리 분석가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나는 무엇보다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멀티버스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배운 것을 거의 즉각적으로 인터마운틴에서 적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소위 ‘스펙’이나 경력을 증명할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기술 자격증, 배지 및 수습 기간이 대표적이다. 

수습 직원의 수는 2011년 이후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는 636,515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청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매년 훈련을 마치는 수습 직원은 8년 전 4만 4,417명에서 2021년 9만 6,915명으로 118% 증가했다.

2012년 이후 수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근로자 수가 64% 증가했으며, 2017년 이후 1만 4천여 개의 신규 수습 프로그램이 추가됐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같은 5년 동안 484,000명의 직원이 수습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받았다.

 
ⓒUS Department of Labor

가트너 부사장 분석가 그레이엄 월러는 "수습 프로그램의 증가는 분명히 떠오르는 추세다. 주요 트렌드로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컴퓨터 공학 학위에 비해 [수습 프로그램] 접근 방식에는 매우 많은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교실 기반 학습 과정이 가르치는 내용 대부분이 현장이 쓰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트너가 실시한 2020년 연구에 따르면 직원들은 기존 교육 시스템에서 배운 내용의 37%만 적용한다고 답했다. 동일한 연구에 따르면 지식이나 스킬의 수명도 매우 짧다. 3년 전에 필요했던 스킬 중 33%가 오늘날 더 이상 관련이 없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그레이엄은 "기존 학위 제도는 너무 많은 내용을 가르친다. 대다수가 현장에서 쓰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학생들은 이런 스킬을 3년 동안이나 배우며 새로운 스킬을 획득하지 못하므로 더 뒤처진다”라고 말했다. 

그레이엄은 교육과 현장을 일치시키면 사업 성과가 10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과 연결된 학습의 장

새로운 형태의 자격 증명은 고용주가 숨어있던 인재를 찾아내고 다양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월마트가 후원하는 미국 인적 자원관리협회(SHRM)의 조사에 따르면 직무 기술은 사내 교육이나 다른 대안적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될 수 있다. 2,800명 이상의 상급·중급 관리자를 대상으로 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임원의 81%, 매니저의 71%, 인사 전문가의 59%가 대안적 자격 증명이 더 다양한 인재를 끌어들인다는 데 동의했다. 
 
ⓒUS Department of Labor


기업은 스킬 격차를 해소하고자 본격적인 업스킬링(upskiling) 및 리스킬링(reskiling)에 나섰다. 일부 직원은 확실히 특정 역량을 갖추고 있을테지만 변화무쌍한 사회에서 지금 당장 필요한 스킬은 부족할 수 있다. 

정확히 어떤 역량을 업스킬링 또는 리스킬링 해야 할지 결정할 때 ‘역량 관계성(skills adjacency)’이라는 개념이 쓰인다. 이는 현재 직원에게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역량을 가르치는 대신, 이미 보유한 역량과 관련지어 필요한 역량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한 사업 부서에 더 많은 데이터 과학자가 필요할 수 있다. 이 부서의 직원이 스프레드시트를 잘 다룰 수 있다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그레이엄은 이런 역량 관련성이 수습을 가장 효과적인 훈련 방법으로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은 "이런 직원들은 기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을 기회로 이어지는 기술 세트를 배우는 셈이다. 요즘 수습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전미 흑인 지위 향상 협회(NAACP)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습 프로그램은 특히 기술 산업에서 인력 다양성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학생 인구의 15%를 차지함에도 고급 컴퓨터 공학 과정에 속한 흑인 학생은 6% 미만이다. 반면 미국 노동청의 통계에 따르면 2016부터 2021까지 회사의 수습 기간에 참여한 직원 중 흑인은 17%다. 

피에르 뒤벅은 140개국 학생 35만 명 이상이 재학 중인 글로벌 교육-취업 온라인 플랫폼 오픈 클래스 방 승(오픈클라스룸)의 설립자 겸 CEO이다. 그는 "수습 기간은 낙후된 지역사회에 있는 구직자가 직업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 오픈클래스룸에서는 고용주가 수업료를 충당하며 수습 급여까지 지급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기술 기업은 채용에 대한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고 전했다. 

뒤벅은 "수습 제도는 유럽에서 오랫동안 인기 있었다. 수습 제도는 이제 공공 부문과 민간 기업의 지원을 받아 더욱 다양한 인재풀을 활용하고 필요한 직원을 양성하는 방법으로 점점 더 인정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Gartner

뒤벅은 또한 기술 회사의 수습 기간을 끝마치면 높은 보수의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신입사원들은 4년제 학위의 부채 부담을 떠안을 필요가 없다. 

한 예로 오픈클라스룸은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Merck)와 파트너십을 맺어 시간당 급여가 24~32달러 사이에서 시작해 3개월 후에는 40~50달러로 오르는 수습 직원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에 비해 미국의 취업 사이트 인디드(Indeed)에 따르면 수습 직원은 평균 시급은 19.26달러다. 

뒤벅은 "수습 직원이 (오픈클라스룸의 뛰어난 온라인 교육 및 멘토링 플랫폼에서) 프로그램을 완료하면 미국 노동부로부터 업계에서 인정한 인증서를 받게 되며, 일자리 제안이 받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오픈클래스룸스는 최근 미국 노동부와 함께 공식 수습 프로그램(Registered Apprenticeship Program, RAP)으로 인정받았다.
 

미국 정부의 수습 프로그램 지원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월 '어프렌티스십 빌딩 아메리카(Apprenticeship Building America)' 보조금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RAP 확대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미국 기업의 수습 프로그램을 현대화하기 위해 1억 1,300만 달러를 지원한다. RAP는 노동부 또는 국가 수습 기관을 통해 담당 업계가 검증하고 승인한다.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어프렌티스십 아메리카 웹사이트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습 과정을 마친 직원 93%가 취업에 성공했으며 평균적으로 연간 77,000달러를 번다. 

이달 초, 바이든 대통령은 제8회 전국 수습 주간(National Apprenticeship Week)을 기념하며 선언문에 서명했다. 멘토십 프로그램의 중요성과 연방 정부가 수습 직원 프로그램에 쏟아부은 상당한 자금과 노력을 보여주는 행사였다. 이 외에도 미국 정부는 이미 140명의 고용주와 함께 120일 동안 진행되는 사이버 보안 수습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대퇴직과 새로운 채용 방식 

기술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대퇴직으로 특히 큰 어려움을 겪었다.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공석으로 남았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2년 3월 채용 공고가 1,150만 개에 달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지난 6개월 동안 매달 4백만 명 이상의 사람이 직장을 그만뒀다.

기술 분야에서는 채용 난이 더욱 심각하다. CompTIA(IT 산업 및 종사자를 위한 비영리 협회)에 따르면 국가 실업률은 약 3.6%이지만 기술 산업의 경우 2.2%다. 이 사태는 큰 전환점이 됐다. 이제 기술 회사는 구직자에게 요구하는 자격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고 있다. 고용주 중 59%기 이미 대학 학위 요건을 없앴거나 없애기를 고려하고 있다. 기술 산업의 인력 다양성이 크게 늘어날 징후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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