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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안드로이드 12가 의미하는 ‘안드로이드 픽셀’의 시대

2021.05.24 JR Raphael  |  Computerworld
구글 안드로이드12 소프트웨어는 꽤 오래 전에 등장했다. 첫 번째 개발자 프리뷰가 릴리스 된 시기가 지난 2월이다. 하지만 구글의 차세대 안드로이드 버전이 실제 어떤 모습인지 확실히 알게 된 시기는 이번 주다.

구글이 온라인 I/O 컨벤션에서 공식적으로 안드로이드 12를 공개했다. 첫 번째 퍼블릭 베타 버전을 말하는 것이다. 이 멋지고 작은 운영체제의 바뀐 부분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이 많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안드로이드가 크게 진화를 했다. 안드로이드 12는 전체 시스템 인터페이스가 대대적으로 쇄신된 것이 특징이다.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언어는 물론, 모양과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2014년 안드로이드 5.0 롤리팝(Lollipop) 이후 가장 많이 안드로이드의 모습이 바뀌었다. 구글의 머티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 기준이 처음 채택된 안드로이드 버전이 롤리팝이었다. 그리고 이번 릴리스는 업데이트된 비주얼 언어인 머티리얼 유(Material You)  기준이 처음으로 채택되었다.

머티리얼 유를 단순히 ‘페인트를 덧씌운’ 업데이트라고 말하는 것은 다소 과소평가된 표현일 것이다. 분명히 안드로이드이지만, 아주 달콤한 ‘분위가 전환 도구’로 강화된 안드로이드이다. 모든 것이 가볍고, 푹신하고, 둥글고, 더 유연하게 느껴진다. 색상이 여러 방식으로 효과를 발휘한다. 과거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음영 효과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의외의 문제점이 있다. 획기적인 새 디자인과 (월페이퍼에서 색상을 가져와 전체 안드로이드 환경에 적용되는 맞춤형 팔레트를 만드는 테마 시스템 등) 개선 사항들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실행되는 스마트폰이라고 모두 다 지원되지 않는다. 이는 구글이 직접 만든 픽셀 장치에서만 지원된다.

물론 이렇게 픽셀에서만 안드로이드 기능이 제공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구글의 자동 ‘콜 스크리닝(Call-screening) 시스템과 ‘콜 홀딩(Call-holding)’ 지니 등 최근 몇 년 동안 창의적이고 인상적인 어시스턴트 관련 개선 사항들이 픽셀 기능으로만 출시되고, 지금까지 이런 상태가 계속된 전례가 있다. 

2019년 도입된 더 강력한 새 버전의 어시스턴트는 ‘먼저’ 픽셀 폰을 대상으로 도입된다고 발표됐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대부분은 픽셀 폰에서만 지원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둔 카메라의 향상된 기능과 사진(Photo) 앱의 기능들 또한 최소한 처음에는 픽셀 폰에서만 지원되는 형태로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은 지금까지와 다르다. 과거 픽셀로 제한되었던 기능들은 전형적인 부가적 기능, 사소한 시각적 기능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안드로이드의 핵심 인터페이스이다. 소프트웨어의 정체성, 운영 체제가 표시되는 방법, 이런 운영체제를 작동하는 방법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구글 스스로도 공식  @ Android@ Google 트위터 계정에서 안드로이드 사용과 관련된 전체 경험 및 환경을 다시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는 스마트폰을 넘어서까지 영향을 준다. 구글에 따르면, 사용자가 지정한 맞춤 디자인은 일정 시점에 자신의 모든 앱과 사용 장치 등 모든 계정에 적용이 된다. 웹과 크롬북, 스마트 디스플레이, 웨어 기반 웨어러블 장치의 구글 앱에 적용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는 구글 생태계의 변화이다. 픽셀은 새로운 ‘크로스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유일한 스마트폰 제품이 될 수도 있다.
 

즉 이번 안드로이드의 핵심 디자인을 구글 전체가 아닌 픽셀의 기능과 특징으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삼성 같은 장치 제조사들이 변화를 위한 변화를 일삼아 안드로이드를 망치고 있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부분들을 모르는 척할 이유가 없다. 점점 더 줄어드는 ‘틈새 수준’의 장치들을 제외하면, 구글 자신의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디자인은 꽤 오래전부터 픽셀에만 국한됐었다. 안드로이드 원의 오랜 파트너인 노키아조차 이 프로그램의 약속과 표준 안드로이드 인터페이스에 대한 헌신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안드로이드의 핵심 디자인을 구글 전체가 아닌 픽셀의 기능과 특징으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할 수도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안드로이드 내부에서도 이에 따른 영향이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넘어, 앱 사용 환경과 경험까지 적용될 것이라는 부분이다. 구글 앱에서 시작되겠지만, 결국은 새 표준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다른 앱에도 적용될 것이다. 

안드로이드 12 테마 시스템은 앱이 표시되는 방식을 바꾸고, 최소한 지보드(Gboard) 같은 핵심 구글 도구 중 일부가 새로운 안드로이드 12 디자인에 맞추기 위해 픽셀에 특정적인 기본 디자인으로 구현될 것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이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경험과 환경을 더 특화한다는 의미이다. 픽셀 사용자에게는 이 수준이 더 깊다. 그리고 나머지는 다른 길을 가게 될 것이다.

솔직히 현재는 픽셀 외 스마트폰에서 안드로이드 12가 어떤 모습일지 정확히 모른다. 다른 장치 제조사들도 이런 개념 가운데 일부를 흉내 낼 수 있다. 그리고 구글은 궁극적으로 일부를 다른 환경에서도 지원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하기 위해 구글에 연락했지만 아직 대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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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더 버지(The Verge)에서 공개된 소프트웨어의 첫 번째 공식적인 모습을 보면, 안드로이드 12의 새로운 요소들은 픽셀 스마트폰에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한 형태이다. 그리고 다른 스마트폰들은 이런 원칙을 다르게 구현하거나, 아예 구현하지 않을 수 있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이 소프트웨어의 주된 목적은 구글 픽셀 폰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그리고 탁월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다른 안드로이드 릴리스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12에서 확인한 것처럼 영향이 크고 혁신적인 사례는 없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안드로이드 경험과 안드로이드 픽셀 경험이 구분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안드로이드의 정체성, OS의 대표성에 대한 아주 큰 철학적인, 그리고 실제적인 변화이다.

* JR Raphael은 컴퓨터월드 객원 편집자다. 기술의 인간적 측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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