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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안 쓴다, 고정 관념 버린다’··· 한 SaaS 기업이 ‘서버’를 구매하는 사연

2023.03.27 Neal Weinberg  |  Network World
37시그널의 CTO에 따르면 클라우드를 포기함으로써 회사는 연간 막대한 금액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위하는 바람직한 결정이기도 하다. 
 
Image Credit : Getty Images Bank


SaaS 업체 37시그널즈(37signals) 공동소유주 겸 CTO 데이빗 하인마이어 한슨은 클라우드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만천하에 알리고자 작성한 일련의 블로그 게시물에서 한슨은 클라우드 사업 모델에 문제를 제기하고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된 고정관념들을 논박했다. 또 대규모 클라우드 플랫폼을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이 반드시 좋은 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SaaS 업체가 공개적으로 클라우드를 비판하고 클라우드 이용의 중단을 촉구하는 행위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루비 온 레일스(Ruby on Rails)를 만들 정도로 똑똑했던 한슨이 제정신을 잃은 것일까? 

한슨의 주장은 단순하다. 아마존 AWS 인프라에서 서버 워크로드를 철수하고 델의 새 하드웨어를 구입한 후 코로케이션 시설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면 수백만 달러가 절감된다는 것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와 구글의 클라우드의 서비스를 둘 다 많이 써 봤다. 가상 머신 서비스도 써보고, 쿠버네티스(Kubernetes)의 서비스도 이용해 봤다. 사실 클라우드의 기능은 전부 확인했으며 대부분 써 봤다고 자부한다. 이제 드디어 결론을 내릴 때가 왔다. 컴퓨터 임대 계약은 우리처럼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중간 규모의 회사들에게는 (대부분) 불리하다. 복잡성을 줄여 비용을 절감해 준다는 약속은 실현되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클라우드를 떠날 계획을 하고 있다.”

그는 극적인 트래픽 급증이 일어나는 소매 업체 등의 회사에게는 클라우드가 “전적으로 합당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애초에 AWS라는 사업이 나타난 배경이 크리스마스/연말 연시 시즌에 대비해 추가 용량을 확장했다가 나중에 남아돌게 된 그 하드웨어를 임대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한슨은 그러나 클라우드 사용은 워크로드가 “매우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다수의 기업이 워크로드가 비교적 안정적임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에 상당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면 적어도 서버 구매 대비 임대 비용을 살펴봐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좀 어리석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비용 계산을 통한 비교
37시그널즈는 두 가지 SaaS 제품을 판매한다. 2004년에 출시한 프로젝트 관리 애플리케이션 베이스캠프(Basecamp)는 대부분 코로케이션 시설에서 운영된다. 2020년에 출시된 고급형 이메일 서비스 헤이(HEY)는 전적으로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되었지만 한슨이 비용 계산을 하기 시작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37시그널스는 2022년 AWS 클라우드 서비스에 320만 달러를 썼다. 아마존 S3 스토리지에 쓴 돈은 100만 달러에 약간 못 미치고 나머지 230만 달러는 애플리케이션 서버, 캐시 서버, 데이터베이스 서버, 검색 서버 등에 썼다. 2023년에는 해당 230만 달러 지출을 전부 없애고 2024년에는 8PB에 달하는 저장 데이터와 관련해서도 클라우드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한슨은 “많은 숙고와 성능 비교를 거치고 4세대 NVMe 드라이브와 결합된 AMD의 새로운 젠4(Zen4) 칩의 속도에 많은 경외감을 느꼈다”라며 무려 60만 달러 가량을 들여 델 서버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5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면 1년에 약 12만 달러로 서버 인프라를 구매한 셈이다. 그는 여기에 추가로 월 60만 달러(연간 72만 달러)를 들여 코로케이션 제공업체 데프트(Deft)에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2곳에 전용 랙 8개를 확보했다. 

한슨은 “새로 많이 구입한 서버가 모두 기존 랙에 들어가게 했다. 향후 추가 공간이나 전력이 필요 없도록 의도적으로 과도한 공간을 확보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지출하는 총 비용은 1년에 84만 달러다. 클라우드에 드는 230만 달러에 비해 순수하게 연 150만 달러, 5년 기준으로 700만 달러를 아낄 수 있다. 한슨은 “게다가 월등히 높은 하드웨어 속도와 코어 수, 믿기 힘들 정도로 더 저렴한 NVMe 스토리지를 갖게 되고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확장할 여지도 생긴다”라고 덧붙였다.

한슨은 이미 AWS 플랫폼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주 작업은 여름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 간단한 일은 아니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의 팀은 애플리케이션을 새로운 하드웨어로 옮겨도 핵심 기능과 혁신 기능의 성능이 똑같이 발휘되도록 자체 도구를 제작해야 했다.

즉 애플리케이션 이주 과정은 복잡하다. 그렇다면 37시그널즈와 같이 기술 전문가가 많은 SaaS 업체의 경험이 일반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한슨과의 일문일답
SNS에서 바로 그 문제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한슨은 모든 우려를 해결할 방안이 있는 듯하다. 그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다.

◆유지보수, 모니터링, 운영은 어떻게 하는가? 서버를 소유하게 되면 운영 담당 IT 직원 채용을 늘려야 하는가?
한슨은 현재 10명인 운영 팀에 자리를 늘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IT 팀들이 상주 장소와 관계없이 서버를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클라우드로 이전하면 IT 직원을 줄여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클라우드 업체의 주장은 절대 현실화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버가 고장 나면 어떻게 되는가?
한슨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냥 새로 사면 된다고 대답했다. 그는 6~7년 전에 구매해 대금도 완납한 서버를 아직 잘 쓰고 있다면서 “우리는 서버를 더 이상 쓸 수 없게 될 때까지 쓴 다음 업그레이드한다”라고 말했다.

◆보안 문제는?
그는 “앱을 구동하는 하드웨어가 임대든 소유든 보안 문제는 신경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설치, 구성 등은?
Dell이 코로케이션 시설로 서버를 배송해 주고 데프트 팀이 서버의 연결, 전원 등을 설정해 준다. 한슨의 팀이 하드웨어를 만질 일은 없다. 

◆한슨의 팀처럼 소유 서버를 다년간 운영해 본 적이 없는 회사들은 어떻게 하는가?
 한슨은 조직들이 클라우드가 등장하기 전까지 수십년 동안 소유 서버를 운영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오늘날의 서버 하드웨어는 과거보다 더욱 안정적이고 자동화되어 있으며 관리하기도 쉬워서 “고급 전문 지식이 없어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회사들이 직접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서버를 임대하는 것보다 구매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 것일 뿐임을 명확히 했다.

◆클라우드가 미래라는 인식에 대한 의견은?
사람들에게 그가 내린 결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깨뜨려야 할 고정관념은 클라우드가 미래이고 클라우드에 올인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거나 과거에 머물게 된다는 개념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슨은 클라우드 전도사들이 갖고 있는 그런 개념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고정관념은 클라우드가 왠지 벤더 중립적일 것 같다는 인식이다. 실제로는 클라우드 업체들이 장기 스토리지 계약을 체결하는 고객에게 요금을 할인해주곤 한다. 또한, 클라우드 업체마다 독자적인 도구가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나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한 조직은 각 플랫폼의 다양한 기술을 익혀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처한다.

한슨은 또한, 조직들이 최신 칩셋 덕분에 극적으로 늘어난 성능과 극적으로 하락한 스토리지 가격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버와 하드웨어의 효율성이 이렇게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이 그 혜택을 고객에게 되돌려주지 않고 계속 고수익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조직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한슨은 “나라면 먼저 내부적으로 토론을 열겠다”라고 대답했다. 논의해야 할 내용은 “회사에는 어떤 종류의 비즈니스가 있는지, 워크로드가 급증하는 변동성 높은 비즈니스가 있는지, 운영 팀 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초기 단계의 비즈니스인지 아니면 37시그널즈처럼 일년에 300만 달러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미 50만 내지 100만 달러를 쓰는 중간단계인지” 등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회사들이 “서버를 구입하면 얼마가 들지, 구입 비용 상환에 얼마나 걸릴지, 7년 전에 구입한 서버로 베이스캠프를 아직 운영 중인 37시그널즈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운영 수익이 얼마나 더 높아질 수 있을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인터넷 지배에 대항하는 37시그널즈
한슨은 하이퍼스케일 플랫폼 이탈을 지지하는 다소 철학적인 주장을 덧붙였다. “이는 단순히 비용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종류의 인터넷을 원하는지에 대한 문제다. 인터넷이라는 탈중앙화 된 경이로운 세계가 이제 소수의 거대 기업이 소유한 컴퓨터에서 대부분 운영되고 있다는 현실이 비극적으로 느껴진다”라고 그는 말했다.

한슨은 동료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면서 “나는 이미 존재하는 지혜를 단순히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역설적인 사실 중 하나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37시그널즈의 투자자이자 지분 일부를 소유했다는 점이다. 한슨은 베조스로부터 직접적인 반응은 듣지 못했지만 “비용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것에는 제프 베조스가 우리 편일 것임을 100%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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