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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 통신|네트워크

'기능ㆍ비용 장점 뚜렷해도...' 화이트박스 WAN이 부진한 이유

2023.03.17 Tom Nolle  |  Network World
모두가 최고의 네트워크를 원한다고 하지만, '최고'를 목표로 하는 일이 늘 그렇듯 달성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동급 최고의 장비를 추구할 수도 있고 제품 영역당 3개 업체를 둘 수도 있고 개방형 화이트박스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도 있다. 2020년 조사에서는 기업 4분의 3 이상이 개방형 네트워크와 화이트박스를 동급 최고 옵션이라고 답했는데, 이후의 상황을 보면 약간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 Getty Image Bank

일단 흥미로운 진실부터 짚어보자. 네트워크 시대의 초기부터 경험한 오래된 기업은 95% 이상이 단일 업체의 네트워크로 시작했다. 단일 업체로 시작하지 않은 기업 대부분은 지난 5년 이내에 설립된 극소수 기업이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네트워킹을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찬데, 거기다 네트워크 통합과 여러 기술 소스 관리에 따르는 복잡함까지 추가한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 진실도 흥미롭다. 앞서 언급한 기업의 37%는 현재 멀티 벤더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며 9%는 개방형 네트워크를 사용 중이다. 단일 업체 기업 중 40%가 조금 넘는 기업이 업체 구성을 변경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인수합병에 따른 타 업체의 유입이다. 두 번째 이유가 더 흥미롭다. 단일 업체가 어떤 큰 사건으로 인해 스스로 신뢰성을 잃은 경우다. 

보통 기업은 네트워크 업체가 실망을 줘도 아예 관계를 끊지는 않는다. 필자는 지난 10년 동안 기업의 단일 업체가 심각한 실수를 저질러 관계가 끊기는 사례를 단 3번 봤다.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장비를 바꾸는 것은 예산 측면에서 큰 문제다. 새 장비 구매는 물론 기존 장비의 감가상각도 감안해야 한다. 2023년 네트워크 예산의 90% 이상이 단순히 현재 애플리케이션 및 정보 액세스를 유지하는 데 투입된다. 따라서 네트워크에 대한 모든 변경은 엄격한 비용 통제를 받는다. 또한 현상 유지에 집중함에 따라 새로운 통합과 네트워크 안정성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새로운 업체 유입이 억제된다. 

이런 상황은 시장 자체가 주요 업체에 상당한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큰 파이를 가진 업체가 기업 고객에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입하고 더 큰 할인을 제공할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거래의 4분의 3을 주요 업체가 싹쓸이했다. 이들 업체는 새로운 문제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심지어 기업의 비즈니스에 중대한 피해를 줘도, 이후에 점진적으로 매출을 회복해 4~5년의 기간에 걸쳐 지배력을 되찾는다.

물론 지배적이지만 꼭 독점적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 단일 업체 네트워크라 해도 항상 단일 업체만으로 구성되지는 않는다. 단일 업체라고 주장하는 기업도 깊게 살펴보면 복수의 업체가 포함된 경우가 많다. 단일 업체라고 주장하는 기업의 30% 이상은 또 다른 업체를 두고 있다. 기업의 네트워크는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CIO와 네트워크 전문가들은 “네트워크”를 곧 “WAN”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모든 서버를 연결하는 LAN 스위치는 네트워크 업체에 대한 대화에서 대체로 잊힌다. 이들은 “네트워크” 요구사항의 변화가 아닌 IT의 변화로 인해 발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는 기업이 화이트박스와 개방형 네트워크를 받아들이기 가장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므로 이 점이 중요하다. 데이터센터에서 이러한 기술을 고려하는 기업의 비중은 3분의 1 이상이지만 WAN에서 고려하는 비율은 10%가 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 네트워크가 개방된 이유는 새로운 요구사항으로 인해 현대화의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가상화와 애플리케이션 구성요소 간 수평 트래픽의 폭발적인 증가는 데이터센터 내 대대적인 용량 확장과 트래픽 라우팅 개선의 필요성을 촉발했다.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 중앙 경로 제어 등은 데이터센터에서 매우 실용적이며 여기서 유의미한 인터페이스의 종류는 서버에 대한 인터페이스와 회사 VPN, 인터넷에 대한 출구 인터페이스, 2가지가 전부다. 또한 미디어를 통해 화이트박스 데이터센터가 많이 알려졌고 많은 업체가 화이트박스 데이터센터를 제공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 투자가 몰리면서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왜 기업은 화이트박스 데이터센터로 전면적으로 전환하지 않을까? 대대적인 요구사항의 변화가 없는 한 네트워크의 큰 변화는 정당화하기가 어렵다.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는 발전하고 현대화된다. 즉, 화이트박스 도입은 여전히 부가적인 용량이 필요한 곳으로 제한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데이터센터에 화이트박스 스위치를 두고 있는 기업 대부분은 최근에 추가됐거나, 가상 호스팅 요구사항 등  큰 변화를 거친 데이터센터의 일부로 화이트박스 스위치를 도입했다. 이와 같은 발전과 현대화가 화이트박스 개방형 네트워크 기술을 WAN으로 확산시키는 데도 힘이 '될 수 있다'.

여기서 ‘될 수 있다’고 한 이유는 확실한 보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이트박스 데이터센터 LAN 스위치를 사용 중인 기업은 화이트박스 WAN이 통합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면 데이터센터에 화이트박스를 구축한 기업은 실제로 더 저렴하다고 한다. 여기까지 보면 기업을 설득하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그럴 수도’ 있을 뿐이다. 신뢰할 수 있는 업체가 화이트박스 라우터를 제안한 적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9%에 불과하며 3분의 2는 믿을 만한 화이트박스 개방형 모델 업체를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이게 핵심이다. 이 교훈은 초기 네트워크 작업과 연결된다. 기업은 네트워크 통합을 좋아하지 않는다. 단일 업체로 시작해 더 개방적인 쪽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돌아온다. 개방형 기업 네트워크 옵션은 제대로 지지하는 동력이 없고, 이야기의 중심이 될 조직도 없으며,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실무 가이드도 없다. 하나같이 CIO, 더 중요하게는 CEO와 CFO를 불편하게 만드는 점이다. 또한 설비 투자 대부분이 네트워크 장비에 집중되는 통신 사업자와 달리 기업 네트워크는 일반적으로 기업 투자의 작은 한 부분에 불과하다. 

결국 당분간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수 있다. 확실히 기업 네트워크에는 가격 압박이 있지만 지금까지 주요 업체는 충분한 할인을 통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 통신 사업자 네트워크에서의 5G와 같이 기업 네트워크에 대한 급격한 변화가 없다면 업체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킹의 점진적인 발전과 현대화에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아무 것도 없는 기업 시장에 화이트박스를 전파하는 것과 십여 개의 티어 1 통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또한 기업에서는 경쟁을 피하는 데 있어 할인이 매우 효과적이다. 

어쨌든 데이터센터 안팎의 기업 네트워크는 가상 네트워킹의 가속화를 비롯한 다른 과제에도 직면해 있다. VPN은 많은 라우터를 제거했다. SD-WAN과 클라우드에 호스팅되는 SASE는 그보다 더 많은 라우터를 없앨 수 있고, 남은 것은 데이터센터의 이러한 출구 지점과 점점 더 긴밀하게 연결될 것이다. 개방형 네트워크 추세가 지속된다면 점차 바깥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일부 SD-WAN은 이미 화이트박스에 호스팅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네트워크를 위한 진정한 개방형 모델이 가능해지고 동급 최고의 네트워크가 마침내 현실이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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