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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폴더블폰의 성공, ‘힌지’가 아니라 ‘앱 최적화’에 달렸다

2022.09.13 Lewis Painter  |  TechAdvisor
요즘 가장 유행하고 있는 것은 폴더블 폰이다. 유행의 시작은 단연 2019년 출시된 삼성 갤럭시 폴드다. 물론 갤럭시 폴드는 1세대 제품으로서 몇몇 문제가 있었다. 리뷰어들에게 전달한 초기 샘플 제품의 내부 디스플레이가 분리되면서 리콜을 단행하기도 했다. 
 
Samsung Galaxy Z Fold 4 ⓒ Dominik Tomaszewski / Foundry

다행히 3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폴더블 스마트폰 내구성 문제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삼성의 갤럭시 Z 폴드4는 유명 유튜버가 진행하는 내구성 테스트에서 인상적일 만큼 손상이 덜 가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테스트는 폰을 강제로 뒤로 젖히고 디스플레이 표면과 복잡한 힌지 시스템 내부에 먼지와 파편을 직접 넣는 것도 포함된다. 실제 이런 일이 발생할 확률은 낮겠지만, 극한의 테스트까지 통과할 만큼 내구성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 유용한 정보다. 

삼성의 폴더블은 IPX8 방수 기능을 갖춘 몇 안 되는 제품이다. 다시 말해 폭우 속에서도 아무 걱정 없이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뿐만이 아니다. 폴더블 폰 시장은 지난 몇 년간 화웨이 메이트X2, 샤오미의 중국 전용 믹스폴드2, 오포의 파인드N 등 우수한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Oppo Find N ⓒ Dominik Tomaszewski / Foundry

하지만 이러한 기기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대부분의 폴더블 화면에서 힌지를 따라 주름을 볼 수 있다. 다만 폴더블 폰 구매를 염두하는 구매자 다수는 그런 주름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즉 삼성 갤럭시 Z 폴드4 정도면 주름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지 않는다. 그만큼 티가 잘 안 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여전히 좀 기다려보자고 권하고 싶다. 하드웨어는 준비되었을지 모르지만, 오포의파인드 N과 갤럭시 Z 폴드4를 사용해보니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지난 4월 오포의 파인드 N을 처음 사용했을 때, 필자는 7.1인치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자주 이용하는 앱 몇 개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앱 개발자가 8.4:9의 가로세로 비율을 고려하지 않아 생긴 문제였다. 다시 말해 앱 개발자가 폴더블 폰에 맞는 앱 최적화를 지원하지 않는데, 앱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런 비율을 사용하는 기기가 적다 보니 따로 신경 쓰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물론 오포의 파인드 N의 경우 주요 시장인 서구권에서 공식 출시되지 않았기에 앱 개발자들이 신경을 굳이 쓰지 않을 수 있다. 반면에 삼성은 지난 몇 년 동안 서구권에서 폴더블 폰을 판매해왔고, 특별히 외부 기업과 협력하여 폴더블 폰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개인적으로는 최상위급 폴더블폰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제조사가 있다면, 그 기업은 분명 삼성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필자가 틀렸다. 일단 삼성은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유튜브, 구글 미트 앱 등을 폴드4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잘 보일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런 앱은 잘 작동되지만, 문제는 그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다른 앱들 상당수는 폴더블 폰이 제공하는 대형 화면 비율에 맞춰 최적화되지 않고 있다. 

앱 실행 자체는 문제없다. 단지 가로세율 비율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화면 스마폰에서 기대하던 기능을 경험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시중에 나온 앱은 대부분 세로가 긴 길쭉한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고수한다.

또한 인기 있는 앱조차 대화면 폴더블 폰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을 살펴보자. 파인드 N과 폴드 4처럼 정각형 형태의 비율을 가진 스마트폰에서 인스타그램을 실행하면, 비디오 콘텐츠는 2/3가 시야에서 잘려 나간다. 사용자는 이런 경험을 하기 위해 폴더블 제품에 큰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틱톡의 경우 파인드 N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 삼성 폰에서는 개별적인 협력을 해서인지 폴더블폰에서는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Huawei Mate Xs 2에서 인스타그램을 실행한 예시 ⓒ Dominik Tomaszewski / Foundry

결론은 외부 앱 개발사가 폴더블 폰 지원을 충분히 신속하게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포의 해외 판매 및 서비스 담당 사장인 빌리 장은 중국 밖에서 아직 오포 폴더블을 볼 수 없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곧 바뀌기는 하겠지만) 앱 지원 부족을 꼽았다.

폴더블 시장에서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앱 개발자는 대화면 폴더블폰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 전에, 미리 더 많은 제조업체가 폴더블을 생산해서 사용자가 많아지길 기다리고 있다. 반면, 제조업체는 폴더블 폰에 투자를 늘리기 전에 앱이 먼저 지원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누가 먼저 굴복할까?

개발자들이 왜 그러는지는 쉽게 알 수 있다. 삼성은 2021년에 업계 전체에서 1,000만 개의 폴더블이 팔렸다고 주장했는데, 같은 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13억 8,000만 개였다는 점을 비추어 보면 정말 작은 양이다. 따라서 폴더블 폰이 주류가 될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앱 최적화 문제는 갤럭시 Z 플립4와 화웨이 P50 포켓처럼 세로가 긴 폴더블 스마트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모델은 펼치면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비슷한 크기이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따로 가로세로 비율을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세로가 긴 형태의 갤럭시 Z 플립4ⓒ Dominik Tomaszewski / Foundry

따라서 세로가 긴 형태의 폴더블 폰은 휴대폰 제조업체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최적화된 앱이 따로 필요 없기에 더 많은 사용자가 안정적으로 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스레 사용자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과연 앞으로 몇 년 안에 대화면 폴더블 폰이, 화장품처럼 반으로 접는 작은 형태의 폴더블 폰의 인기 때문에 사라질까? 아니면 샤오미, 오포, 삼성 등이 힘을 합쳐서 대부분의 앱이 대화면 폴더블 폰에 맞춰 지원할 수 있도록 유도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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