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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 소비자IT

블로그ㅣ숙면 돕는다는 애플과 구글의 '야간모드'는 거짓말이다

2021.05.11 Evan Schuman  |  Computerworld
한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에서 한때 강조했던 스마트폰 관련 주장이 있지도 않은 사실이라는 게 드러났다. 이는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무엇이든 주장하기 전에 그 효과를 증명해야 하지 않을까? 공정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는 이에 대해 관심이 없는 걸까? 
 
ⓒGetty Images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이었다. 미국 브리검영 대학교(Brigham Young University; BYU)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애플과 구글에서 크게 홍보됐던 한 스마트폰 기능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는 게 드러났다. 

바로 애플과 구글의 야간모드(Night Shift/Night Mode)다. 기기 화면을 따뜻한 계열의 색조로 조정하는 이 기능은 ‘이론적으로는’ 사용자가 더 빨리 잠들 수 있게 돕는다. BYU는 애플과 구글에서 ‘허풍을 떨었던’ 이 신화의 민낯을 드러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청색광(Blue Light)이 멜라토닌 분비와 수면 주기를 방해한다는 건 널리 믿어지고 있는 사실이다. 지난 2016년 애플은 블루라이트 방출과 눈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해가 졌을 때 휴대전화 화면을 따뜻한 계열의 색상으로 조정하는 iOS 기능 ‘야간모드’를 선보였다. 안드로이드도 곧 비슷한 기능을 내놨다. 이제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하는 야간모드 기능이 있다. 최근까지 야간모드가 숙면을 돕는다는 주장은 이론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의해 만들어진 전제에 도전해 야간모드 기능이 실제로 숙면을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더 빨리 잠들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는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이런 주장을 내세우기 전에 그 효과를 증명해야 하지 않을까? FTC는 이러한 문제에 관여하지 하고 싶지 않은 걸까? 

그리고 이 문제는 IT가 특히 모바일 관련 의사결정을 내릴 때 항상 엄격한 경계 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이 사례는 IT가 직접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대상은 아니지만 2021년의 스마트폰처럼 미션 크리티컬한 장치를 제공하는 업체에 대해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BYU는 18~24세 성인으로 구성된 피실험자 167명을 3가지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밤에 야간모드 기능을 활성화하고 휴대전화를 사용한 그룹, 밤에 야간모드 기능을 활성화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사용한 그룹,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예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은 그룹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는 “측정된 수면 결과에는 총 수면 시간, 수면의 질, 잠드는 데 걸린 시간, 수면 중 깨어 있는 시간(렘수면 상태)이 포함됐다”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더 피곤한 사람(대부분 수면 부족이 원인)이 휴대전화 사용 또는 야간모드 기능 활성화 여부에 상관없이 더 빨리 잠들었다는 것 외에 그룹 간 다른 어떤 유의미한 차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BYU는 “이 결과는 잠들거나 수면 상태를 유지하기 힘든 이유가 청색광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제시한다”라면서, “문자 메시지, 스크롤링, 포스팅 등을 할 때 경험하는 심리적 몰입도 수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야간모드는 화면을 어둡게 만들 순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더 빨리 잠들거나 수면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BYU의 심리학 교수 차드 젠슨의 말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블루라이트가 뇌를 각성 시켜 잠들기 어렵게 만든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 하지만 그 자극이 온전하게 청색광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인지적, 심리적 자극인지 고려해보는 게 중요하다.”

두 회사 모두 이와 관련한 온라인 레퍼런스를 정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구글 사이트에서도 구체적인 언급이 사라진 듯하지만 구글 검색엔진에서는 여전히 이를 찾을 수 있다. 이를테면 ‘휴대전화 화면을 따뜻한 색조로 설정하면 저녁에 편하게 쉬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취침 시간을 조정하고 숙면을 취하는 좋은 방법이다’라는 것이다. 그렇다. 때로는 구글의 부서가 서로 말하려 들지 않는 게 좋을 때가 있다. 

다시 애플과 구글로 돌아가 보자. 이번 연구의 실험 대상은 애플이었지만 구글의 접근 방식이 너무나도 유사해서 구글은 애플과 나란히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어찌 됐든 진실하고 정직한 마케팅과 관련해서 이런 비판은 적절하다. 
 
두 회사가 의학계의 모호한 발언에 근거한 대중적인 믿음을 이용해 실질적인 조사 없이 기능을 선보인 사례일까? 아니면 이들이 조사했고 가치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선보인 사례일까? 매사 비판적인 필자로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무지함으로 인한 일이었다고 지나갈 수 있는 악의에 속지 마라. 

이런 교묘한 마케팅을 처음 한 애플은 무지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 사례는 악의적인 행동이었을까? 아니면 이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무모하게 무시한 행동일 뿐일까? 단 IT가 애플이나 구글을 얼마나 신뢰해야 하는가에 관해서 이 부분은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니다. 

엔터프라이즈 IT 관점에서 볼 때 이는 사용자가 숙면을 취하도록 돕는다고 거짓말하는 모바일 업체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러한 회사에서 사실적인 근거가 없는 주장을 하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들이 사용자 수준에서도 거짓말을 했다면 엔터프라이즈 수준의 보안 문제, 개인정보보호 문제, 장치 안정성 및 내구성에서 정직하리라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물론 IT는 공급업체의 말만 신뢰하진 않는다. 하지만 공급업체가 구글과 애플만큼 거대하고 보편적일 때 이들의 사정을 봐주기 쉽다. 부디 그러지 않길 바란다. 

* Evan Schuman은 IT 전문 기자다. 리테일 기술 전문 사이트(StorefrontBacktalk)를 설립한 기자 중 한 명이기도 하며, 이 밖에 CBS뉴스닷컴, 리테일위크, 컴퓨터월드, e위크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ciork@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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