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이하 샌드박스)의 출시를 연기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가 영국 정부에 제출됐다. 샌드박스는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24일(현지시간) 기술 및 출판 연합 단체인 마케터 포 오픈웹(MOW)은 구글의 샌드박스가 온라인 시장 지배력을 굳혀 공정경쟁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영국 시장경쟁청(CMA)에 샌드박스 출시를 연기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해 8월 블로그를 통해 샌드박스 개발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구글에 따르면 샌드박스는 웹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표적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새 웹 표준이다.
샌드박스의 골자는 크롬의 서드파티 쿠키 지원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의심스러운 웹사이트 트래킹을 제한하는 것이다.
MOW가 지적한 부분은 이 지점이다. 쿠키 지원이 종료되면 언론사의 쿠키 접근이 차단돼 광고 수익이 감소할 거라는 것. 특히 소규모 지역 일간지의 경우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단체는 주장했다.
구글은 이미 자사 플랫폼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서드파티 쿠키가 없어도 광고를 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얘기다. 반면 주로 서드파티 쿠키를 이용하던 광고업체들은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가 어려워진다.
이러다 보니 업계에선 구글의 웹 독점력이 샌드박스를 통해 훨씬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MOW는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와 크롬 개발자 툴의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바탕으로 출판업체, 광고업체 등 디지털 기반 비즈니스 업체들의 웹 운영을 좌우하고 있다”라며 “구글은 샌드박스를 통해 웹에 성벽을 쌓고 사용자와 업체 간 이뤄지는 인터랙션을 통제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