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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스웨덴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 총액
78억
유로
자료 제목 :
스웨덴 기술 생태계 보고서 2021
Sweden Tech Ecosystem: Report 2021
자료 출처 :
Sweden Tech Eco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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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날짜 :
2023년 02월 15일

AI / CIOK 인터뷰 / 개발자 / 리더십|조직관리 / 머신러닝|딥러닝 / 자기계발 / 훈련|교육

인터뷰 | 스웨덴 기업의 AI 대비법··· “사회 안전망과 신뢰가 혁신 원동력” 에롤 쿨마이스터

2023.04.21 이지현  |  CIO KR
흔히들 스웨덴이라고 하면 ‘복지가 좋은 나라’라고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스웨덴은 복지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스웨덴의 IT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유럽의 스타트업 허브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21년 기준 스웨덴의 스타트업이 받은 투자금은 78억 유로(약 11조원). 스웨덴보다 인구가 5배 많은 한국에서 같은 해 이뤄진 투자금이 12조에 이른 점을 고려하면 스웨덴의 IT 산업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IT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스웨덴의 기업은 최근 AI 시대에 대비하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스웨덴이 AI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국과 조금 다르다. AI를 대비하는 방법도 다르다. 마침 IDG의 클라우드&AI 이노베이션 컨퍼런스 참여 차 한국을 방문한 스웨덴 컨설팅 기업 AI프레임워크의 설립자 에롤 쿨마이스터(Errol Koolmeister)에게 스웨덴 기업의 혁신 문화와 AI 조직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지난달 IDG의 클라우드&AI 이노베이션 컨퍼런스 발표 연사로 참여한 AI 프레임워크 공동 설립자 에롤 쿨마이스터 ⓒ CIO 코리아

스웨덴 IT 기업의 성장 밑거름은 대학 교육, 안전망, 소통 문화
에롤 쿨마이스터는 15년 넘게 통신, 금융, 패션 등 다양한 기업에서 데이터과학자 및 엔지니어로서 분석과 AI 업무를 다뤄왔다. 현재 소속인 스웨덴의 컨설팅 기업 AI프레임워크(The AI Framework)를 2021년 설립하기 직전에는 약 2년간 패션 기업 H&M에서 200여 명이 넘는 AI 조직의 리더로 일하기도 했다.

당시 H&M에는 처음으로 AI 조직이 생겼는데, 디자인부터 가격 책정, 재고 및 물류 관리 등에 AI를 접목해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는 “H&M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모든 기업은 이제 테크 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라며 “기업 내에서도 기술을 비용만 축내는 요소로 보지 않고 고객 맞춤 서비스를 구현하거나 공급망을 최적화하는 등 의사 결정을 도와주는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쿨마이스터가 설립한 AI 프레임워크에는 데이터 및 AI 업계 전문가 6명이 함께하고 있으며, AI를 막 시작하려는 기업이나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 대부분은 스웨덴과 유럽 기업이다. 그는 “오랫동안 새로운 기술을 구현하면서 무엇이 기업에 혁신을 가져주는지 알게 되었는데, 정작 많은 기업이 AI 도입 성과를 막는 엉뚱한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문의가 나에게 오는 것을 보고 직접 기업을 돕기 위해 지금의 회사를 설립했으며 AI 가치 창출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개발해놓은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스웨덴의 IT 기업 중 상당수는 글로벌 성공을 거둔 경우가 많다. 가령 음악 서비스 스포티파이나 마인크래프트를 만든 게임사 모장 스튜디오,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 통신 기업 에릭슨이 모두 스웨덴에서 설립된 기업이다. 오랫동안 스웨덴 IT 업계에 종사한 사람으로서 쿨마이스터는 최근 스웨덴 테크 기업이 성공한 배경에 훌륭한 대학 교육, 사회보장 시스템, 소통 문화를 꼽았다. 

먼저 교육부터 보자. 쿨마이스터는 좋은 대학 교육 덕분에 스웨덴의 지역 인재가 풍부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쿨마이스터는 “무상 교육이란 표현보다는 세금 기반 교육이라고 말하고 싶다. 스웨덴에서는 집안 배경이나 경제적 여유 때문에 대학을 못 가는 일은 없다. 스스로 동기가 있다면 매우 저렴한 비용을 내고 학사 및 석사 과정까지 마칠 수 있다. 학생 때는 저렴하게 교육을 봤지만 결국 나중에 일을 하면 세금을 많이 내야 하고 내가 낸 세금이 다시 교육이나 사회안전망에 투자된다. 교육의 질이 높아져 인재를 찾기 쉬워졌다”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스웨덴의 대학 진학률은 50%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번째 쿨마이스터는 탄탄한 사회 보장제도가 창업에 대한 도전 의식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가령 회사가 망하더라도 계속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다양한 사회 보장망이 있기에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통 문화에 대해 쿨마이스터는 “스웨덴은 지위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쉽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고유 문화가 있다.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니다. 차분하게 토론을 이끌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런 문화는 회사의 피드백은 관리자와 직원이 모두 양방향으로 주고받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혁신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너무 많은 것도 적은 것도 추구하지 않고 균형을 맞추는 일명 라곰(Lagom) 문화도 스웨덴의 기업 내 창의성을 증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웨덴에는 라곰 문화 그리고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추려는 문화가 있다. 그런 문화가 업무 생산성을 낮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해외 여러 국가에서 일해봤지만, 아직도 생산성을 일하는 시간의 량으로 생각하는 곳이 있다. 하지만 생산성에서 창의성은 큰 부분을 차지하며, 창의성은 때때로 휴식을 취하고 사색, 가족과의 시간에서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내 AI 논의의 중심은 일자리보다는 ‘데이터 보호’
챗GPT로 촉발된 AI 붐은 스웨덴 사회에서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쿨마이스터는 스웨덴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AI와 연계된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 많이 이야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는 개인정보보호 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이 IT 기업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EU에서 준비 중인 ‘AI 법안(Artificial Intelligence Act)’에 대해서도 IT 업계에서 관심이 높다. 실제로 AI 법안이 최종적으로 시행될 경우 AI 활용과 관련된 규제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외부 감사인이 알고리즘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해당 법안에 포함될 수 있다. 

반면에 일자리 감소에 대한 거부감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고 쿨마이스터는 설명한다. 그는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은 노동권이 매우 강한 국가다. 사회적으로 우리는 노동자를 존중하고 앞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는 믿는다. 다만 교육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AI뿐만 아니라 언젠가 다른 사람으로 인해 대체되거나 빼앗길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무의 효율성을 개선하거나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하자는 목소리가 있으며, 재교육(Upskill)을 제공하자는 논의가 매우 활발하다. 지난 정권 여당의 슬로건은 ‘모두가 함께 가야 한다(everybody should follow along)’였다. 뒤처지는 사람을 하나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AI 시대에 살아갈 수 있는 인력을 키우려는 논의가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AI 성과는 ‘민첩성’에서 나온다…문화 및 개발 방법 바꿔야 
AI 컨설턴트 입장에서 쿨마이스터는 기업에서 어떤 조언을 하고 있을까? 그가 최근 강조하는 것은 민첩성이다. 자동차 기업 또는 제조업 현장에서는 장인정신을 강조하며 완벽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지만, 현재의 AI 시대에서는 부족할지언정 일단 여러 번 시행착오 거치며 결과를 구현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빠른 의사 결정 시스템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한다. 쿨마이스터는 “AI와 관련된 사항을 결정하는데 1~2달의 시간까지 필요하다면 너무 늦다. 그렇게 되면 결정이 완료될 시점에 다시 새로운 알고리즘이 나와서 처음부터 논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쿨마이스터는 이런 의사결정 속도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각 직원의 자율성을 높이는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쿨마이스터는 “전통적 IT 엔지니어링에서는 코드의 품질 또는 고객이 보는 결과물을 중심으로 성과를 측정했지만 AI 엔지니어링에서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기준으로 그 성과를 측정한다. 자연스레 조직 내 컴플라이언스와 사내 규칙을 지키는 선에서 최대한 높은 정확성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계속 테스트를 반복하고 프로덕션 형태로 전환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이런 과정이 기능하려면 알고리즘 최전선에 있는 사람을 신뢰하고 권한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의사결정을 빠르게 진행됐다면 그 다음 실무진은 일단 작은 가치부터 만들면서 빠르게 결과를 도출해야 내야 한다. 특히 쿨마이스터는 일단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쿨마이스터는 “AI 프로젝트을 진행할 때 역량 중 10%는 알고리즘에, 20%는 기술에, 70%는 변화와 구현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한다. 나 스스로조차 과거에 수억 유로의 예산 대부분을 어떤 기술 및 도구 쓸지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는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다. 그때 어떤 기술을 사용할 것인지 너무 집중하기보다 비즈니스 측면을 더 생각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구글 같은 대형 기업도 처음에는 지루하고 쉬운 것부터 투자하고 점점 규모 및 복잡성을 확장하며 기술을 개발한다”라고 설명했다.
 
AI프레임워크 공동 설립자 에롤 쿨마이스터 ⓒ CIO 코리아

그런 의미에서 기술뿐만 아니라 직원에 대한 피드백을 빨리 줄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 쿨마이스터는 “많은 기업에서 분기, 6개월, 1년 단위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성과를 측정한다. AI 기술을 개발할 때 6개월 뒤에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 변화도 늦는다. 관리자라면 직원들이 무엇을 어려워하고 언제까지 가능할지 파악하면서 거의 매일 상황을 파악하는 식의 강력한 피드백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성과도 관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채용 과정에서는 보다 열린 마음이 필요할 수 있다. 쿨마이스터의 경우 지난 5년간 3,000건의 넘는 지원자를 검토하고, 500명이 넘는 직원을 직접 채용했다. 쿨마이스터는 “개인적으로 MIT 출신을 고용했었는데 해당 직원은 너무 완벽한 솔루션을 고민하느라 코드 한 줄을 작성하지 못했다. 반면에 네덜란드 출신의 독학으로 AI를 배운 한 개발자는 알고리즘을 빠르게 생성했다. AI 기술을 개발하는데 후자의 태도가 더 좋다. 어떤 의미에서 이제 좋은 대학 출신이 항상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 못하는 시대에 온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쿨마이스터가 제시한 또 다른 팁은 다양한 배경의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다. 이때 너무 기술에만 집착하며 조직을 이끌면 안 된다. 쿨마이스터는 “컨설팅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알고리즘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데에만 매몰돼서 실패하는 사례를 많이 보았다”라며 “스웨덴의 한 대형 IT 기업에서는 세일즈 직원이 AI 부서 총괄 업무를 맡아 600명 규모의 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우도 있다. 세일즈 출신이기 때문에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지만 AI 비전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에게 잘 설명해 좋은 결실을 이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업무 및 문화의 변화를 이뤄내려면 결국 기업 임원진의 지지가 필요하다. 쿨마이스터의 경우 보통 컨설팅을 진행할 때 3~6개월 동안 내부 팀과 함께 다양한 AI 애플리케이션 기술에 대해 논의한다. 그 다음 예산의 규모를 파악하고 내부 조직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이때 많은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전문가들을 모은 조직을 따로 만들지, 외부 컨설턴트를 고용해야 할지 정해야 하고, AI 역량을 어디까지 외부에 의존할지, 내부에서 어떤 역량을 쌓을지 등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런 전략은 임원진의 지원이 없으면 구체화되기 힘들다. 그는 “이런 새로운 문화가 고위 리더의 권한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의사 결정을 분권화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사실상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는 기반이 있어야만 도입할 수 있는 문화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jihyun_lee@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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