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5

칼럼 | 애플의 전략은 언제나 옳다?

정철환 | CIO KR
애플은 늘 IT 업계의 기린아였다. 스티브 잡스라는 불세출의 인물이 중심에 자리한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는 늘 IT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애플의 제품 전략은 찬양하는 그룹과 비난하는 그룹의 대립으로 늘 소란스러웠으며 수많은 패러디와 모방이 뒤따랐다. PC 시절의 윈텔 진영과 애플의 대립에서부터 모바일 업계에서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대립까지 애플은 늘 홀로 수많은 기업들로 연합한 상대 측과 대립 전선을 형성했다.

맥OS에서부터 iOS까지 운영체제의 폐쇄성과 타 벤더 하드웨어와의 호환성을 거부하고 하드웨어까지 독자적으로 제조하는 원칙은 애플이 설립되었던 1976년부터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는 원칙이다. (예외가 있다면 1980년대 초반, 애플II컴퓨터를 불법 카피한 짝퉁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제작되어 팔린 적이 있다. 그리고 1995년 스티브 잡스가 없던 시절 애플이 다른 업체의 호환 컴퓨터를 허용한 적도 있다.) 

하드웨어부터 운영체제,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까지 모든 것을 폐쇄적으로 가져가면서 MS 윈도우나 안드로이드 진영의 연합 기업들에게 시장점유율은 우위를 내줬으나 그 어느 기업도 넘보지 못하는 이익율을 기록하고 있으니 성공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폰의 CPU는 2010년, 아이폰4부터 애플이 디자인한 전용 CPU인 A4를 채택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이 일반적으로 전문 CPU 회사에서 설계한 칩을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애플은 A칩을 독자적으로 설계하며 발전시키고 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2020년, 애플은 자사의 맥북 및 아이맥을 위하여 독자 개발한 전용 CPU인 M1 칩을 발표한다. M1칩은 ARM 아키텍처 기반의 최초의 노트북 및 데스크톱 컴퓨터를 위한 칩이며, 애플이 향후 아이폰과 맥과의 통합성을 더 강화하기 위한 전략과 연계되어 있을 것이다.

컴퓨터 업계는 원래 각 회사에서 독자적인 CPU를 개발하여 경쟁하던 시절이 있었다. IBM, SUN, HP, MIPS등 여러 하드웨어 벤더들은 각자 고유 디자인의 CPU를 기반으로 서버를 제작하고 공급했다. 이 중 아직까지 독자적인 CPU를 사용하고 있는 회사는 IBM 뿐이다. 대부분의 서버 벤더들은 일찌감치 인텔 CPU를 기반으로 서버를 제작하고 있다. PC 분야는 인텔의 영향력이 훨씬 더 강하다. 애플도 2020년에 M1 칩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맥북이나 아이맥에 인텔 CPU를 사용했다.

하지만 M1 칩을 채택하기로 함으로써 애플은 이제 모바일과 PC까지 CPU부터 하드웨어 전체, 운영체제 및 어플리케이션까지 수직 계열화를 통한 폐쇄적인 생태계를 완벽하게 구축한 셈이다. 이러한 애플의 전략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독자적인 CPU를 가진다는 것은 지속적인 개발을 위한 막대한 투자를 요구한다. 인텔과 같은 전문 반도체 업체와의 경쟁이 필요한 독자 CPU의 개발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포기한 이유다. 더구나 아이폰과는 달리 맥북이나 아이맥의 수요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애플이 그 동안 IT 업계에서 기존 상식의 틀을 깬 행보를 했을 때를 되돌아보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모바일의 A 시리즈 CPU에 이어 노트북용 M 시리즈 CPU까지 독자 아키텍처를 확보함으로써 얻게 될 장점이 분명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아마도 향후 PC 분야의 발전과 생존을 위해서는 모바일 기기와의 연계 및 인공지능 하드웨어의 발전이 필수적인데 이를 인텔과 같은 외부 기업과 보조를 맞추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PC에 마우스를 채택하고, 플로피 드라이브를 없애고, 올인원 PC를 설계하고, 모바일 기기에 정전식 터치를 도입하고, 배터리를 일체형 스마트폰 출시 및 유선 이어폰을 없애는 등 애플이 최초로 선택한 방식은 PC와 모바일 업계의 표준이 되었다. 하지만 애플은 더욱 더 공고하게 폐쇄적인 전략을 가져가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애플의 전략에 대해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를 지지하는 진영에서는 여러 비판이 있다. 고가의 정책을 통해 고객에게 터무니없는 이익을 취한다는 비난부터 말도 많은 AS 정책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IT 업계의 많은 기업들이 애플의 순익율과 시가총액을 부러워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번 M1칩의 생산을 주도적으로 담당하게 될 대만의 TSMC의 시가총액이 5,647억 달러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4,981억 달러를 앞서고 있다. 그리고 애플은 2조399억 달러로 전세계 최고의 시가총액을 가진 기업이다.

그리고 최근 애플과 자동차 생산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는 기사(소문?)만으로도 우리나라 최대 자동차 기업의 주가가 들썩이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애플의 영향력을 알 수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 애플이 보여줄 전략이 기대된다. 필자가 2015년에 썼던 칼럼 ‘애플 자동차에 대한 상상 ’에서 이미 기대하고 있던 바이기도 하다. 애플의 질주는 어디까지 계속될까?

*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제조업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2021.03.05

칼럼 | 애플의 전략은 언제나 옳다?

정철환 | CIO KR
애플은 늘 IT 업계의 기린아였다. 스티브 잡스라는 불세출의 인물이 중심에 자리한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는 늘 IT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애플의 제품 전략은 찬양하는 그룹과 비난하는 그룹의 대립으로 늘 소란스러웠으며 수많은 패러디와 모방이 뒤따랐다. PC 시절의 윈텔 진영과 애플의 대립에서부터 모바일 업계에서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대립까지 애플은 늘 홀로 수많은 기업들로 연합한 상대 측과 대립 전선을 형성했다.

맥OS에서부터 iOS까지 운영체제의 폐쇄성과 타 벤더 하드웨어와의 호환성을 거부하고 하드웨어까지 독자적으로 제조하는 원칙은 애플이 설립되었던 1976년부터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는 원칙이다. (예외가 있다면 1980년대 초반, 애플II컴퓨터를 불법 카피한 짝퉁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제작되어 팔린 적이 있다. 그리고 1995년 스티브 잡스가 없던 시절 애플이 다른 업체의 호환 컴퓨터를 허용한 적도 있다.) 

하드웨어부터 운영체제,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까지 모든 것을 폐쇄적으로 가져가면서 MS 윈도우나 안드로이드 진영의 연합 기업들에게 시장점유율은 우위를 내줬으나 그 어느 기업도 넘보지 못하는 이익율을 기록하고 있으니 성공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폰의 CPU는 2010년, 아이폰4부터 애플이 디자인한 전용 CPU인 A4를 채택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이 일반적으로 전문 CPU 회사에서 설계한 칩을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애플은 A칩을 독자적으로 설계하며 발전시키고 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2020년, 애플은 자사의 맥북 및 아이맥을 위하여 독자 개발한 전용 CPU인 M1 칩을 발표한다. M1칩은 ARM 아키텍처 기반의 최초의 노트북 및 데스크톱 컴퓨터를 위한 칩이며, 애플이 향후 아이폰과 맥과의 통합성을 더 강화하기 위한 전략과 연계되어 있을 것이다.

컴퓨터 업계는 원래 각 회사에서 독자적인 CPU를 개발하여 경쟁하던 시절이 있었다. IBM, SUN, HP, MIPS등 여러 하드웨어 벤더들은 각자 고유 디자인의 CPU를 기반으로 서버를 제작하고 공급했다. 이 중 아직까지 독자적인 CPU를 사용하고 있는 회사는 IBM 뿐이다. 대부분의 서버 벤더들은 일찌감치 인텔 CPU를 기반으로 서버를 제작하고 있다. PC 분야는 인텔의 영향력이 훨씬 더 강하다. 애플도 2020년에 M1 칩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맥북이나 아이맥에 인텔 CPU를 사용했다.

하지만 M1 칩을 채택하기로 함으로써 애플은 이제 모바일과 PC까지 CPU부터 하드웨어 전체, 운영체제 및 어플리케이션까지 수직 계열화를 통한 폐쇄적인 생태계를 완벽하게 구축한 셈이다. 이러한 애플의 전략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독자적인 CPU를 가진다는 것은 지속적인 개발을 위한 막대한 투자를 요구한다. 인텔과 같은 전문 반도체 업체와의 경쟁이 필요한 독자 CPU의 개발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포기한 이유다. 더구나 아이폰과는 달리 맥북이나 아이맥의 수요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애플이 그 동안 IT 업계에서 기존 상식의 틀을 깬 행보를 했을 때를 되돌아보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모바일의 A 시리즈 CPU에 이어 노트북용 M 시리즈 CPU까지 독자 아키텍처를 확보함으로써 얻게 될 장점이 분명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아마도 향후 PC 분야의 발전과 생존을 위해서는 모바일 기기와의 연계 및 인공지능 하드웨어의 발전이 필수적인데 이를 인텔과 같은 외부 기업과 보조를 맞추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PC에 마우스를 채택하고, 플로피 드라이브를 없애고, 올인원 PC를 설계하고, 모바일 기기에 정전식 터치를 도입하고, 배터리를 일체형 스마트폰 출시 및 유선 이어폰을 없애는 등 애플이 최초로 선택한 방식은 PC와 모바일 업계의 표준이 되었다. 하지만 애플은 더욱 더 공고하게 폐쇄적인 전략을 가져가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애플의 전략에 대해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를 지지하는 진영에서는 여러 비판이 있다. 고가의 정책을 통해 고객에게 터무니없는 이익을 취한다는 비난부터 말도 많은 AS 정책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IT 업계의 많은 기업들이 애플의 순익율과 시가총액을 부러워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번 M1칩의 생산을 주도적으로 담당하게 될 대만의 TSMC의 시가총액이 5,647억 달러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4,981억 달러를 앞서고 있다. 그리고 애플은 2조399억 달러로 전세계 최고의 시가총액을 가진 기업이다.

그리고 최근 애플과 자동차 생산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는 기사(소문?)만으로도 우리나라 최대 자동차 기업의 주가가 들썩이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애플의 영향력을 알 수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 애플이 보여줄 전략이 기대된다. 필자가 2015년에 썼던 칼럼 ‘애플 자동차에 대한 상상 ’에서 이미 기대하고 있던 바이기도 하다. 애플의 질주는 어디까지 계속될까?

*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제조업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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