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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광 칼럼 | 인공지능과 아마라의 법칙

2020.08.24 최형광  |  CIO KR
인간처럼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 수 없을까? 인류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때로는 우리를 대신하여 일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과정은 ‘인간을 위한 기술, 인간을 닮은 기계’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생각하는 기계를 위해 ‘인간의 생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었다. 생각은 심화되어 깨달음으로 이어지며, 지능은 타고나거나 유전적인 면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습과 추론에 의해 발달하게 된다. 

인공지능은 1956년 다트머스 컨퍼런스에서 마빈 민스키와 존 매카시, 클로드 섀넌, 네이선 로체스터 등 여러 참여학자들에 의해 학문의 영역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회의의 결론은 “학습이나 지능은 컴퓨터가 시뮬레이션 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하게 기술될 수 있다”였다. 인공지능 연구의 핵심은 추론과 탐색이었으며, 규칙을 입력하면 이를 기반으로 계산하는 프로세스를 탐색하는 것이었다. 당시 컴퓨터의 용량과 처리의 한계로 제한적인 영역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었으나 미디어는 생각하는 기계, 즉 컴퓨터의 등장으로 많은 영역에서 인간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었다.

컴퓨터의 범용성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프로그램 내장 방식의 폰 노이만 컴퓨터는 1952년에 완성된 EDVAC가 시초였다. 이는 최초로 프로그램이 내장된 방식으로 하드웨어적 독립성을 지닌다. 즉 소프트웨어 입력과 교체, 제어만으로 프로그램이 가능한 범용적 기능을 갖게 된다. 

그 동안 발명되고 생산되는 대부분 기계의 특징은 전용성으로, 하나의 기능을 주로 담당했다. 자동차의 주 기능은 사람을 싣고 움직이는 것이고, 기차의 기능은 많은 사람이나 화물을 싣고 움직이는 것 들이다. 그러나 컴퓨터의 범용성은 사람이 만든 그 동안의 기계와 다른 가장 큰 전환점을 만들었다. 

즉, 탑재된 소프트웨어의 특징에 맞는 기능을 갖는 것으로 게임 프로그램이 장착되면 게임기, 회계 프로그램이 탑재되면 회계처리 시스템, 인공지능 시스템이 탑재되면 인간의 역할을 수행하는 범용성을 가짐으로 폭발적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인공지능과 빙하기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초기 인공지능의 시작과 발전은 군사, 산업, 공공, 서비스의 각 영역의 여러 프로젝트와 기대속에서 세상의 관심을 끌었다. 마치 연금술 같은 컴퓨터의 설계와 범용적 기능성은 새로운 마법의 시대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많은 자금과 지원이 투입된 여러 프로젝트가 등장했다. 

그러나 컴퓨터는 1952년에 비로소 프로그램 방식의 모습을 갖추었고, 1956년에 시작된 인공지능의 개념은 사회의 높은 열망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문제조차 수용하기 버거웠다. 인공지능의 장미 빛 전망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구조적 및 기술적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마빈 민스키와 세이무어 페퍼트는 퍼셉트론의 수학적 증명으로, 라이트 힐은“폭발적인 조합증가(Combinational explosion)를 인공지능이 다룰(Intractability)수 없다”는 보고서로 인공지능의 이론적 개념과 물리적 구현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대부분의 투자가 중단되며 인간의 생각을 구현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 회의감 속에서 [그림1]과 같은 제1 빙하기로 겨울을 맞게 된다. 

인공지능은 1980년대 수많은 학자와 연구원의 외면속에 광범위한 영역에서 특정 분야의 연구로 범위를 축소하며 전문가 시스템으로 발전을 하게 된다. 신경망 이론에서 음성인식과 광학인식의 영역이 개척되며 새로운 활로를 만들고 뉴럴 네트워크와 퍼지이론으로 발전하며 부활의 시기를 만들어 낸다. 

퍼셉트론은 신경망 인공지능으로 발전하여 1986년 데이비드 러멜하트(D. Rumelhart), 제프리 힌튼(G. Hinton), 로날드 윌리엄스(R. Williams)의 논문에서 인간의 뇌를 모방한 딥러닝(Deep learning)을 구현한다. 퍼지시스템은 1990년대 국내 가전제품에서 활용되어 인기를 누린 바 있다. 그러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와 실용성에서 한계점을 갖게 되고 새롭게 등장하는 PC와 데스크 탑 애플리케이션의 범용적 기능이 부각되며 1990년대 중반 두번째의 빙하기를 맞이하게 된다. 

두번째 겨울을 맞이한 가운데 인공지능은 신기술의 수용과 적용을 시도하며 학문적 성숙도가 높아지게 된다. 새로운 검색엔진의 출현과 데이터의 폭증으로 추론기반의 시스템에서 경험학습 기반으로 한 ‘기계학습’으로 발전하며 다시 봄을 맞는다. 

확률적 개념을 도입하며 하드웨어 측면에서 GPU의 특성을 활용하고 신경망 네트워크와 진화 알고리즘, 지능적 연산 패러다임으로 발전하며 기존과 다른 정교함을 갖게 된다. 앞서 언급된 제프리 힌튼과 같은 연구자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인공지능은 부활하게 된다. 대중적으로 1997년 딥블루는 체스에서 인간 챔피언을 누르고 2016년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경우의 수를 예측할 수 없다는 바둑게임에서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이기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낸다. 알파고의 특징은 인간처럼 학습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범용적으로 적용이 가능 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충격을 주게 된다.



한편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이유는 [그림2]와 같이 시간과 돈의 절약하기 위함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에 대하여 감성에 대한 활용보다는 실용성을 높게 평가하기에 그에 맞는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아마라의 법칙
“기술의 효과는 단기적으로는 과대평가되고 장기적으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로이 아마라 (Roy Amara)는 말한다. 인공지능의 기술과 같이 초기의 인공지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추론에 대한 연구의 취약점이 있음에도 세간의 기대는 증폭되는 모습을 갖게 되었고 아쉬운 빙하기 시즌에는 과소평가되는 외면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신기술 초기에 사람들의 기대는 기술 발전보다 빠르고, 후기에는 기술발전보다 낮은 기대치를 갖는 것과 같다. 

이제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시대에 인공지능은 다시 연금술과 같은 기대를 받고 있다. 연금술 또한 역사에서 부흥의 시대와 암흑의 시대를 지나온 바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연금술과 같은 부풀은 기대는 또 다른 겨울과 같은 교차점을 만날 수 있기에 과거와 다른 합리적 기대와 올바른 평가, 성숙한 대처가 요구된다. 비즈니스와 기술은 지속 가능성 (Sustainability)과 연속성(Continuity)에서 더욱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 최형광 교수는 숭실대학교 대학원 IT유통물류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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