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식품회사 베가치즈가 첨단 기술을 활용한 벌집을 개발했다. 멸종 위기에 처한 꿀벌을 지키기 위해서다.
베가치즈가 최근 지역 양봉 업체에서 직접 조달한 100% 호주산 꿀 'B 허니(B honey)'를 출시했다. 그리고 제품 생산 과정에서 꿀벌 보호를 위해 '하이테크' 벌집을 개발했다.
베가푸드 총괄매니저 아담 맥나마라는 CMO와의 인터뷰에서 “자연스러운 비즈니스 확장 과정이었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스프레드(잼류)를 보유하고 있다”라면서, “베지마이트, 베가 피넛버터, 베가 심플리 너츠 등 베가치즈의 여러 스프레드에 B 허니가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베가 브랜드의 제품군 확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역 양봉 업체도 지원하는 동시에 위협에 처한 꿀벌도 보호하기 때문이다. 회사에 따르면 베가는 '바로아 응애(Varroa mite)'의 잠재적인 위협으로부터 꿀벌을 보호하고자 퍼플 하이브(Purple Hiv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로아 응애는 전 세계 꿀벌을 위협하는 진드기다.
꿀벌은 식량 작물의 수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떤 작물의 경우 꿀벌의 수분 활동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다. 그런데 바로아 응애는 세계 곳곳에서 꿀벌을 멸종 위기로 내모는 추세다. 호주 양봉산업도 잠재적인 위험에 처해있다.
바로아 응애는 꿀벌과 벌집에 기생하는 작은 진드기이며, 꿀벌에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는 아직 바로아 응애로 인한 피해를 입은 적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바로아 응애가 호주에 퍼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예상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퍼플 하이브'는 태양열로 구동되는 인공지능 장치다. 바로아 응애를 실시간 탐지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바로아 응애가 호주에 확산되는 걸 예방할 수 있다. 탐지 장치를 이용해 바로아 응애를 조기 발견하는 일은 꿀벌은 물론 꿀벌의 수분 활동에 영향을 받는 산업에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맥나마라가 말한 것처럼 “한번 정착한 바로아 응애를 박멸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베가는 B 허니 제품을 생산하면서 호주의 양봉 산업이 직면한 위협을 인지했다. 맥나마라는 “기술과 혁신에 투자해 꿀벌, 호주 양봉업체 그리고 호주 농업의 미래를 지켜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벌집에 붙어 있는 바로아 응애를 하나하나 직접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퍼플 하이브 프로젝트로 인해 확인 과정이 자동화됐고, 시간과 수고를 덜 수 있게 됐다. 그는 “꿀벌과 꿀벌에 영향받는 산업 생태계를 중시하지 않으면 꿀벌뿐 아니라 호주의 식품 공급 안정성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베가는 퍼플 하이브 프로젝트를 양봉 산업을 돕기 위한 세계 최초의 혁신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회사는 360도 카메라 기술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바로아 응애가 붙은 벌과 건강한 벌을 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맥나마라는 “호주 대형식품업체가 되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 호주 고객을 위해 더 나은 제품을 생산하고 옳은 일을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면서, "허니 B와 퍼플 하이브 프로젝트는 이러한 노력을 입증하는 사례다”라고 언급했다.
회사에 따르면 베가는 장기적으로 퍼플 하이브 프로젝트를 통해 위험지역에 있는 벌집 위치 정보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