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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 개발자

칼럼ㅣ대규모 언어 모델(LLM)에의 열광 유감

2023.05.25 Matt Asay  |  InfoWorld
유창하고 자신감 있게 텍스트를 생성하는 GPT-4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부상은 분명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과대포장 역시 못지않게 놀라운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은 오픈AI의 GPT-4 모델이 “인공일반지능(AGI)의 섬광”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유감이지만, 그렇진 않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장이 잘못된 텍스트를 거침없이 내놓는 이른바 ‘환각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GPT는 체스나 바둑 같은 게임에 서툴고, 수학도 잘 못하며, 아마 오류와 버그가 뒤범벅된 코드를 내놓을 수 있다. 그렇다고 LLM/GPT가 모두 과대포장이라는 뜻은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 다만 생성형 AI를 둘러싼 논의에서 어느 정도 균형감을 갖고 과대포장을 대폭 걷어내자는 말이다.
 
ⓒGetty Images Bank

IEEE 스펙트럼(IEEE Spectrum)의 기사에 따르면 오픈AI의 공동 설립자 겸 수석 과학자 일리야 서츠케버를 포함한 몇몇 전문가는 인간의 피드백이 포함된 강화 학습을 추가하면 LLM 환각을 없앨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메타의 AI 연구소 수석 과학자 얀 르쿤, 최근 구글에서 퇴사한 딥러닝의 아버지 제프리 힌튼 등 다른 전문가는 현재 대규모 언어 모델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두 사람은 대규모 언어 모델에 언어가 설명하는 현실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비언어적 지식이 부족하다고 본다.

디프블루(Diffblue) CEO 매튜 롯지는 인포월드와의 인터뷰에서 “게임부터 코드 작성까지 모든 작업에서 작고, 빠르며, 실행 비용이 저렴한 강화 학습 모델이 수천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LLM을 가볍게 앞선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엉뚱한 곳에서 황금을 찾고 있는 건 아닐까?
 

게임 한판?

롯지의 말처럼 강화 학습이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생성형 AI를 우격다짐으로 밀어 넣는 중일 수 있다. 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체스 인터내셔널 마스터인 레비 로즈만이 올린 챗GPT와 체스를 두는 영상을 보면, 챗GPT는 자기 말을 잡는 등 터무니없는 수를 두는가 하면, 반칙까지 저지른다. 또한 오픈소스 체스 소프트웨어 스톡피시(Stockfish)는 신경망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데, 10수 만에 챗GPT의 항복을 받아냈다. LLM이 과대포장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구글 알파고는 강화 학습을 기반으로 한다. 강화 학습은 하나의 문제에 다양한 해결책을 생성 및 시도하고, 그 결과를 사용해 다음 제안을 개선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수천 번 반복해 최상의 결과를 찾는다. 알파고에서 AI는 다양한 수를 시도하면서 해당 수가 좋은 수인지, 해당 위치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지 등을 예측한다. 이 피드백을 사용해 승리할 수 있는 수순을 따르고, 다른 가능한 수를 생성한다. 이 과정을 확률적 탐색(probabilistic search)이라고 한다. 이 방식은 게임 플레이에 매우 효과적이다. 알파고는 과거에 여러 바둑 고수를 격파했다. 알파고도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최고의 LLM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확률 대 정확성

LLM이 다른 유형의 AI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진다는 증거를 제시하면, 지지자들은 LLM이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롯지는 “이 주장이 맞으려면 LLM이 이런 종류의 작업을 더 잘할 수 있는 이유를 이해해야 하지만, 그게 어렵다”라고 언급했다. GPT-4가 특정 프롬프트에 대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어서다. 이 모델은 인간이 설명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무의미하다고 롯지는 말했다. 아울러 AI 연구진이 LLM의 새로운 속성(emergent properties)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어려운 일이며, 예측하기는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마도 최선의 반론은 귀납법일 것이다. GPT-4는 GPT-3에 비해 더 크기 때문에 일부 언어 작업에서 더 뛰어나다. 따라서 그보다 더 큰 모델은 더욱 뛰어나지 않을까? 과연 그럴까? 롯지에 따르면 “문제는 GPT-3가 어려움을 겪은 작업에서 GPT-4도 고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중 하나가 수학이다. GPT-4는 GPT-3보다 그나마 덧셈은 잘하지만, 곱셈을 비롯한 다른 수학 연산에는 여전히 서툴다.

언어 모델을 더 크게 만든다고 해서 이런 고질적인 문제가 마법처럼 해결되진 않는다. 또 오픈AI조차도 더 큰 모델이 답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유는 오픈AI 포럼에서 언급된 적 있는 LLM의 근본적인 특성에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본질적으로 확률적이며, 학습 데이터에서 관찰한 패턴에 따라 가능성 높은 출력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수학 및 물리 문제는 대체로 정답이 하나만 존재하는데 이 하나의 답을 생성할 확률은 매우 낮을 수 있다.”

반면 강화 학습 기반의 AI는 목표를 추구하는 AI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 훨씬 더 뛰어나다. 강화 학습은 원하는 목표를 향해 반복 동작하며, 목표에 가장 근접한 최상의 답을 생산한다. 롯지는 “반면에 LLM은 반복하거나 목표를 추구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적당히 좋은’ 원샷(one-shot) 또는 퓨샷(few-shot) 답변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라고 강조했다.

‘원샷’ 답변은 모델이 생성하는 첫 번째 답으로, 프롬프트에서 일련의 단어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얻는다. ‘퓨샷’ 접근 방식에서는 모델이 더 나은 예측을 할 수 있도록 추가 샘플이나 힌트를 제공한다. 또 LLM은 더 나은 응답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어느 정도의 무작위성을 수용하기 때문에 동일한 질문에 서로 다른 답을 내놓을 수 있다. 

LLM 진영이 강화 학습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GPT-4는 “인간의 피드백을 통한 강화 학습(RLHF)”을 수용한다. 즉, 코어 모델은 인간 운영자에 의해 일부 답변을 다른 답변보다 선호하도록 훈련되지만, 근본적으로 모델이 생성하는 답을 처음부터 변경하진 않는다. 롯지는 예를 들어 LLM이 “웨인 그레츠키는 아이스 (OO)을/를 좋아한다”라는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답을 생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1. 웨인 그레츠키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2. 웨인 그레츠키는 아이스하키를 좋아한다.
3. 웨인 그레츠키는 얼음낚시를 좋아한다.
4. 웨인 그레츠키는 아이스 스케이팅을 좋아한다. 
5. 웨인 그레츠키는 아이스 와인을 좋아한다.


여기서 인간 운영자는 웨인 그레츠키가 캐나다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이기 때문에 아이스하키(또는 아이스 스케이팅)를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답변의 순위를 매길 수 있다. 이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는 인간 운영자의 순위와 더 많은 사람이 작성한 응답이 사용된다. 주목할 부분은 GPT-4가 웨인 그레츠키의 선호도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척하지 않으며, 단지 주어진 프롬프트를 완성하기 위한 가장 가능성 높은 답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결국 LLM은 정확성이나 일관성이 높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롯지는 이 모든 것은 AI를 대규모로 적용하는 데 있어 강화 학습이 생성형 AI를 능가한다는 의미라고 언급했다.
 

소프트웨어에 강화 학습 적용하기

소프트웨어 개발은 어떨까? 많은 개발자가 깃허브 코파일럿(Copilot), 아마존 코드위스퍼러(CodeWhisperer) 같은 생성형 AI 기반 도구를 사용하면서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도구는 통합 개발 환경에서 코드 삽입 지점 전후의 코드를 기반으로 다음에 올 가능성이 높은 코드를 예측한다.

실제로 비주얼 스튜디오 매거진(Visual Studio Magazine)의 데이비드 라멜은 코파일럿의 최신 버전이 이미 자바 코드의 61%를 생성한다고 말했다. 이러다가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직업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을 위해 말해두자면, 이런 도구에는 완성된 코드를 확인하고, 제대로 컴파일 및 실행되도록 편집하기 위한 ‘사람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사실상 자동 완성은 IDE의 초창기부터 IDE의 대표적인 기능이었으며, 코파일럿을 비롯한 코드 생성기는 그 기능의 유용성을 대폭 높여줬다. 하지만 자바 코드의 61%를 작성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자율 코딩은 그렇지 않다.

롯지는 강화 학습이 대규모 자율 코딩을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롯지가 이렇게 이야기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디프블루는 2019년 상용 강화 학습 기반 단위 테스트 작성 도구 ‘커버(Cover)’를 출시했다. 커버는 인간의 개입 없이 전체 단위 테스트를 작성해 복잡하고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 작업을 대규모로 자동화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사실을 고려하면 롯지의 주장이 편향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당연히 그렇다. 하지만 롯지는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강화 학습이 생성형 AI를 능가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풍부한 경험도 갖고 있다. 현재 디프블루는 강화 학습을 사용해 가능한 모든 테스트 방법을 탐색하고, 각 방법에 자동으로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며, 이렇게 작성된 테스트 중 가장 적합한 테스트를 선택한다. 이 도구가 각 방법의 테스트를 생성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1초다.

롯지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1만 개의 단위 테스트 작성을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라면 강화 학습이 유일한 현실적 해결책이라면서, “LLM은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 정도 규모에서 사람이 효과적으로 감독하고 코드를 수정할 방법이 없으며, 모델을 더 크고 복잡하게 만든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결론은 이렇다. LLM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일반 언어를 처리한다는 것이다. 명시적으로 학습하지 않은 언어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즉, 콘텐츠 생성(카피라이팅)을 비롯한 많은 작업에 유용하다. 롯지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LLM이 강화 학습 기반의 AI 모델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화 학습이 더 정확하고, 더 일관적이며, 대규모로 작동한다”라고 전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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