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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서비스 블랙홀로 부상하는 슈퍼앱, 미니앱과 함께 새 플랫폼 생태계 이끈다

2022.12.29 김달훈  |  CIO KR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발상의 전환' 또는 '전략적 직관'이 그렇다. 생각을 바꾸려면 자신을 스스로 가둔 관념 속에서 '우선' 나와야 하고, 시장의흐름을 읽으려면 흘러가는 물결 속에서 '잠시' 벗어나야 한다. 그렇게 우선 나와서 잠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멀리 보고 먼저 갈 수 있는 이정표를 찾을 수 있다.

지금 '슈퍼앱(Superapp)'은 그런 이정표 중에 하나다. 인터넷 보급이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릴 때 그 중심에 포털 사이트(Portal site)가 있었던 것처럼,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길목에 슈퍼앱이 있다. 하나의 앱만 설치하면 수 없이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슈퍼앱이, 기존의 경계와 한계를 넘어 확장하고 있다.

슈퍼앱의 핵심 ‘미니앱’이 만드는 보이지 않는 거대 시장
슈퍼앱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앱을 다운로드와 설치라는 과정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슈퍼앱 안에서 실행되는 수많은 미니앱(Miniapp) 덕분이다. 메인 앱인 원앱(Oneapp)으로 콘텐츠, 서비스,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슈퍼앱은 마치 앱 분야의 포털과 비슷하다.

2022년 1분기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MAU) 약 12억 8,830만 명, 서비스 중인 미니앱 수 350만 개 이상, 미니앱을 사용한 연간 거래액 약 4,000억 달러 이상, 미니앱을 활용한 외국 기업의 연간 거래액 증가율 600% 이상. 슈퍼앱의 원조인 중국 텐센트(Tencent)의 위챗(WeChat)이 미니앱을 통해 거둔 실적은 현재와 미래의 슈퍼앱이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대변한다.

위챗이 '미니 프로그램'이라고 부르는 미니앱을 출시한 것은 2017년 9월이다. 그 이후 미니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위챗의 서비스 규모와 영역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차이나 인터넷 와치(China Internet Watch)는 2022년 1분기 기준 위챗 미니 프로그램 활성 사용자가 5억 명, 미니 프로그램 개발자 수는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위챗의 소리 없는 질주를 일찌감치 간파한 국내외 기업들은 메시징, 소셜 미디어, 온라인 쇼핑, 금융 및 핀테크 앱 등을 기반으로 슈퍼앱 전환을 완료했거나 준비 중이다. 특히, 데이터, 서비스, 콘텐츠를 가진 기업이나 개인이라면 모두가 '자신의 현실'로 인식해야 할 이유가 선명해지고 있다.

시장이 된 앱, 플랫폼이 된 앱, 생태계가 된 앱
슈퍼앱의 소리 없는 등장과 거침없는 성장은 3가지 관점에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첫째, 전에 없던 거대한 시장을 만들었다. 둘째, 스마트폰 앱에 불과했던 애플리케이션이 온갖 서비스가 융합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셋째, 기술 또는 영역의 경계나 한계를 허물고 넓히며 거대 생태계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제 홈페이지, 블로그,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는 것은 대부분의 자영업자나 기업에게 기본이다. 마찬가지로 머지않은 미래에 자신의 가게나 회사를 위한 미니앱을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슈퍼앱에 제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슈퍼앱이라는 거대한 온라인 복합몰에 입점한 우리 가게의 미니앱이 있다면, 고객들은 간편하게 주문, 결제, 예약 등을 할 수 있다.

대형 온라인 몰에 입점하면 다양한 이점과 혜택이 있다. 브랜드, 시스템, 솔루션, 서비스, 신뢰성 등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를 이끄는 요소가 적지 않다. 이러한 요소를 가진 슈퍼앱이 미니앱을 통한 다양한 또는 핵심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러한 슈퍼앱이 거의 모든 분야로 확대되면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으로 이어진다. 각각의 슈퍼앱이 마치 분산형 플랫폼처럼 활용되는 것이다.

슈퍼앱의 핵심은 미니앱이다. 데이터, 서비스, 콘텐츠만 있다면 누구나 미니앱으로 거대한 슈퍼앱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미니앱에 대한 기획, 개발, 배포, 확장을 위한 업무와 업종이 활성화되고, 이전에는 전혀 상관없던 분야까지 협업의 범위가 확장되며, 한번 들른 고객을 붙잡아 두는 최고의 록인(Lock-in) 플랫폼이 된다. 기존의 경계가 낮아지고 한계가 넓어지면서 슈퍼앱 속의 미니앱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역시 확장될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은 슈퍼앱이 될 것', 준비와 대비 필요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털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는 2019년 11월 '소비자 기술의 4가지 트렌드(Four Trends in Consumer Tech)'를 선정하며, 이제 '모든 것이 슈퍼앱이 될 것(Everything will become a super app)'이라고 역설했다. 모든 것이 상거래가 될 것(Everything will become commerce), 점점 더 기술이 물리적(Increasingly, tech will go physical)으로 될 것이라는 다른 두 가지 트렌드도 결국 슈퍼앱과 맞물린다.

가트너는 '2023년 상위 10가지 전략 기술 동향 (Top 10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3)' 중 하나로 슈퍼앱을 선정했다. 2027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수많은 슈퍼앱의 일일 활성 사용자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슈퍼앱이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까지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서비스로서의 플랫폼, 미니앱 배포를 위한 프론트 엔드 프레임워크, 다중 경험(Multiexperience) 개발 플랫폼, 로우 코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이 주목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요한 것은 슈퍼앱이 단순한 기술적 트렌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슈퍼앱 인프라, 플랫폼, 생태계를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지만 워크플로우나 비즈니스 프로세스, 모델에 대한 전환과 개발, 단순한 혼합이 아닌 결합과 융합을 통한 시너지, 마케팅과 홍보 채널로의 역할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플랫폼과 생태계 고려, 애플 앱 클립처럼 독립형 미니앱도 주목
거대한 플랫폼의 일원이 된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인 일이지만 위험 부담 역시 높아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미니앱은 슈퍼앱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슈퍼앱에 해당하는 메인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 고스란히 영향받게 된다. 네트워크 연결성, 안전성, 안정성, 보안성 등의 중요성이 훨씬 높아진다. 일부 슈퍼앱에 사람과 시장이 집중되면서 거대하고 비대해진 플랫폼이 만들어낼 다양한 문제점도 간과할 수 없다.

슈퍼앱 속의 미니앱은 슈퍼앱에 종속되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미니앱을 받아줄 슈퍼앱을 만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슈퍼앱 기반 미니앱을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동시에 또 다른 형태의 미니앱으로 위험을 분산하고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애플이 2020년 출시한 앱 클립(App Clip)은 그런 관점에서 눈 여겨 볼만하다. 앱 클립은 아이폰 앱에 들어가 있는 일부 기능을,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축소판 앱이다. QR 코드, NFC 태그, 문자 메시지, 웹사이트 링크 등을 통해 활성화하고, 필요하다면 전체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음식 주문, 자전거 대여, 가전제품 설정 등 앱이 필요한 순간에, 설치할 필요 없는 앱 클립이 뜨는 것이다.

애플은 앱 클립을 '필요한 순간에 노출되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앱의 일부'라고 소개한다. 미니앱과 비교하면 서비스 범위나 기능이 한정될 수밖에 없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현재의 업무 프로세스나 비즈니스 모델에 접목해, 전혀 다른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애플의 앱 클립을 활용하면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QR 코드, NFC 태그, 메시지의 앱 링크 등으로 실행되는 미니앱을 통해 간편하고 빠르게 원하는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자료: Apple).

디지털과 모바일 혁신의 무게 중심은 결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에 있다. 슈퍼앱을 가능하게 하는 미니앱이나 앱 자체가 필요 없는 앱 클립이, 그런 서비스를 통해 가보지 않은 길을 내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 지금은 머뭇거리면서 생각할 시간이 아니라, 실행하면서 계획하는 애자일 접근이 전방위적으로 필요한 순간이다. 먼저 시작하고, 빨리 진행하며, 완벽하게 마무리해야 하는 순간이다.

* 김달훈 기자는 SK텔레콤, 월간 HOWPC를 거쳐 줌인라이프닷컴을 운영하며 솔루션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세상을 탐구하는 기술 마니아면서, 기술과 무관한 일상을 문장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시간 탐험가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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