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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거품 붕괴의 재현?' 중기 전망도 어두운 IT 주식 시장

2022.06.16 Heinrich Vaske   |  COMPUTERWOCHE
S&P 500의 IT 분야는 이미 올해 들어 25%가 하락했다. 하반기 마지막 폭락은 2002년과 비교될 정도이다. 다우존스 지수도 나빠졌는데,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공급망 문제,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고려하면 당연한 일에 가깝다. 하지만 17% 하락은 다른 문제이다. 2004년 이후로 가장 큰 하락폭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는 더 나쁜데, 테크닥스(TechDax)는 연초와 비교해 26% 정도 떨어졌다.
 
ⓒ Getty Images Bank

여러 해 동안 기술주는 시장을 이끌며 기록 갱신을 거듭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 소셜 미디어 등 모든 기술에 대한 열광은 거의 막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모든 것이 달라졌다. 채권 가격은 하락하는 한편, 국채 수익률은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치솟았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활발하게 진행되던 인수합병, 옵션 거래 가격 상승, 암호화폐 투자 등이 말 그대로 멈춰 버렸다.

암호화폐 시장은 투매가 장악했다. 연초 4만 6,000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제 절반 수준인 2만 2,700달러로, 3,300달러였던 이더리움은 1,150달러로 떨어졌다.
 

성장주 버리고 가치주로 몰리는 대규모 자금

미국 500대 기업을 포함하는 S&P 500이나 독일 4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DAX 등의 주요 지수가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전력, 정유, 기타 원자재 관련 시장이 현재 활황이기 때문이다. 이 분야의 기업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 공급망 문제로 인한 공급 병목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잘 알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형 투자회사도 투자처를 큰 규모로 바꿨다. 몇 개월 전부터 이른바 ‘가치 투자’의 시대가 다시 시작됐다. 이들 투자회사는 워런 버핏의 사례를 따라 수익 성과가 높거나 액면가를 기준으로 저렴한 주식만 매입하기 시작했고, ‘따분한’ 주식으로 평가되던 엑손 모빌, 코카콜라, 담배회사 알트리아 그룹의 주가가 상승세이다.

펀드와 투자회사에서 나온 대규모 자금이 성장주에서 빠져나와 이른바 가치주로 흘러들고 있다. 유명한 실리콘 밸리 투자자 케이시 우즈의 흥망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우즈의 투자회사 아크 인베스트와 IT 분야의 성장주에 중점을 둔 대표 상품 ARKK(ARK Innovation ETF)는 기록적인 성과를 올렸지만, 2021년 2월 정점을 찍은 후 올해에만 58%의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

독일의 케이시 우즈라 불리는 기업가 겸 투자자 프랑크 텔렌은 ‘사자굴’이란 예능 프로그램으로 유명세를 탔다. 스타트업 설립자가 나와 벤처 캐피탈과 투자자를 대상으로 눈길을 끄는 방식으로 발표해 투자를 유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텔렌은 2021년 9월 ‘10XDNA Disruptive Technologies’란 펀드를 출시했다.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투자자를 금방 부자로 만들어준다는 펀드였다. 하지만 시기가 나빴다. 탈렌의 펀드는 출시 이후 절반에 가까운 투자 손실을 기록했다. 테슬라, 팔란티어, 텐센트, 유아이패스, 트윌로 등 지난 2년 동안 가치가 고공 행진을 했던 회사로 구성된 펀드였기에 말이 되는 투자 상품이었지만, 적지 않은 투자자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투자 자문회사 AJO 비스타의 투자 책임자 크리스 코빙턴은 IT 분야의 중기 전망에 대해 회의적이다. 코빙턴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 동안의 극히 높은 성과를 믿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코빙턴만이 아니다. 많은 투자 전문가가 2000년 닷컴 거품의 붕괴로 발생했던 주식 시장의 일대 혼란을 떠올렸다. 신생 업체를 둘러싼 과대 포장은 금방 부풀려졌고, 파산과 함께 주로 경험이 적은 투자자의 높은 손실이 뒤따랐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00년 3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무려 80%가 추락했다.

올해 들어 수조 달러의 시장 가치가 사라졌고, 일부 IT 업체는 특히 힘든 상황에 부딪혔다. 스냅의 경우처럼 몇 시간 만에 폭락하기도 했다. 마켓워치(MarketWatch)는 1년 동안 주식의 시장 가치가 60% 이상 떨어진 대형 IT 업체 19곳을 정리했는데, 페이팔, 도큐사인, 줌, 넷플릭스, 옥타, 아틀라시안, 지스케일러 등 성공가도를 달리던 업체 다수가 포함됐다.
 

“기술주 여전히 거품 있다” 어두운 중장기 전망 

그렇다면, IT 시장의 중량급 업체들은 어떨까? 통신업체와 전통은 IBM이 특히 선방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최근 몇 년 동안의 고조된 시장 분위기에서 큰 이득을 얻지 못했지만, 현재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한편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들어 주가가 23% 떨어졌고, 애플과 알파벳도 비슷한 수준이다. 아마존은 시장 가치의 1/3을 잃었으며, 넷플릭스(70%),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47%)는 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FAANG 주식 모두 하락세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상태는 붕괴의 위험 징조일까 아니면 건강한 발전의 과정일까? 투자 및 자산 관리 회사 GMO의 자산 관리 책임자인 벤 잉커는 바로잡기에는 이미 늦었으며, 더구나 이런 심각한 규모에서는 어렵다고 본다. 잉커는 성장주에 붙은 프리미엄이 여전히 역대 평균보다는 높다고 지적했다. 뱅크 오브 어메리카의 애널리스트들도 기술주가 여전히 S&P 500 지수의 27%라는 기록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닷컴 거품 붕괴 당시만큼 높지는 않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 이번 주가 폭락 후에 가격이 떨어진 싼 주식을 긁어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미 연방준비위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기준 금리 인상은 계속될 것이며,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시 말해 이제는 저축과 안정적이고 고정된 수익을 보장하는 투자가 한층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었다. 이런 소식은 기술주와 성장주에는 언제나 나쁜 소식이었다.

이제 IT 업체는 주식 시장의 거품이 터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익숙해져야 한다. 보통 기업의 평가 가치가 너무 낮으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인 것이 저렴한 이자로 자금을 대출하기 어려워진다. 은행 역시 고객 기업의 시장 가치를 주시하고 있으며, 이를 대출 조건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계획하면서 인수 대금을 자사 주식으로 지급하고자 하는 기업도 잠시 생각을 접어야 한다. 주식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도 훨씬 비싸다. 최고 경영진을 영입하면서 주식으로 보너스를 주는 것도 환호받지 못할 것이다. 이는 스톡 옵션을 받은 모든 기업 직원이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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