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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노트북 RAM 실종 사건

2021.03.30 Evan Schuman  |  Computerworld
오랫동안 업계 최고의 기술 지원 프로그램으로 군림한 것 중에 델(Dell)의 프로서포트(ProSupport) 프로그램이 있다. 질문을 하면 10초 내에 꼬박꼬박 답변해준다. 훌륭한 기술자들이 실제로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는 태도도 인상적이다.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에 유니시스(Unisys)에서 시행하는 익일 현장 수리라는 또 다른 인상적인 서비스가 합쳐졌다.

그러나, 세상에 완벽한 프로그램은 없다. 델 지원 서비스와 유니시스 익일 현장 수리 서비스의 결합은, 뭔가 잘못되었을 때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다. 그런 점에서, 필자가 최근에 델 노트북 기술 지원을 받으려다가 겪은 사례를 소개한다.

델 노트북에서 스카이프 통화와 줌 통화가 처리되지 않는 문제가 발단이었다. 마이크와 오디오 시스템이 둘 다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어쩔 수 없이 원격 업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특히나 문제다). 몇 시간 동안 노트북을 무수히 껐다가 다시 시작해보고 케이블과 헤드셋도 다른 것으로 여러 번 바꿔보는 등 이것 저것 했다. 결국 델 프로를 찾았는데 담당자 연결은 빨리 되었다.

필자는 물론 델 담당자도 처음에는 오디오 드라이버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닌 게 아니라 결국 오디오 드라이버가 문제였다.) 그러나, 드라이버를 테스트하고 업데이트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나중에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고맙게도!) 델 드라이버를 덮어 쓴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처음 테스트에서는 모든 드라이버가 정확하고 최신 상태인 것으로 나왔다.

종합적인 테스트를 여러 번 거친 후에 델이 내린 결론은 마더보드를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탐탁지 않았지만 그렇게 하라고 했고 다음 날로 마더보드 교체 일정이 잡혔다.

코로나19 시대에 기사 방문을 받는 일은 쉽지 않다. 기사가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도록 지하실 뒷문 바로 옆에 작업 테이블을 마련했다. 기사는 꼼꼼한 일 처리로 마더보드 교체와 노트북 재조립을 마쳤다. 그런데도 오디오 문제는 여전했다.

기술 지원 요청 통화를 몇 번 더 하고 드라이버 교체가 추가로 이루어진 후에야 문제가 해결됐다. 결국 마더보드 교체는 시간 낭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용은 필자가 아닌 델 쪽에서 모두 부담했다.

그 후 일주일 정도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다가 노트북 RAM 절반이 사라진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다. (많은 양의 오디오 편집에 필요한) 128GB이었던 것이 64GB로 줄어든 것이다. 다시 델에 전화를 걸었다. 노트북을 보면 RAM 슬롯 2개가 비어 있고 RAM이 64GB 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델은 방문 기사가 일부 RAM 칩 재조립을 깜빡한 것이 틀림없다고 빠르게 결론 내렸다.

공식적인 결론은 그럴 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기사를 (2미터 거리를 유지하면서) 유심하게 관찰한 바에 따르면 재조립이 끝났을 때 남아있는 부품은 없었다. 기사가 고가의 부품을 슬쩍한 것이 아니라면 (가능성은 낮지만 있을 수 있는 일)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델에서는 없어진 RAM을 설치해 주겠다며 다른 기사를 보내줬다.

이 때부터 상황이 이상해졌다.

델 기술 지원 팀은 시스템에 예약 방문 일정을 입력하더니 한 시간 내에 확인 이메일이 갈 것이라고 했다. 좋다.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이메일이 오지 않았다. 다시 전화를 했더니 어찌된 일인지 방문 요청이 처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 방문 요청을 다시 접수시키면 될 텐데 이미 마감 시간이 지났다. 괜찮다. 하루 더 기다리는 것은 문제없다.

그런데 또 몇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다음 날 이메일이 왔는데 방문 약속이 취소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날 저녁 늦게야 기사가 방문 예정임을 확인하는 이메일이 왔다.

그런 줄로 알고 있었는데 그 다음 날 아침에는 당일 기사 방문이 취소되었다는 이메일이 왔다. 어찌된 일인지 전화를 해보려는 찰나에 기사가 나타났다. 기사에게 취소 이메일을 보여주었더니 어깨를 으쓱했다. 기사의 표정을 보아하니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닌 것 같았다.

어쨌든, 기사는 노트북을 점검했다. 델과 필자가 모두 확인했던 화면, 즉 RAM이 64G로 표시되는 화면을 보더니 사실 128GB이지만 어쩐 일인지 64GB가 두 번 참조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사는 본부와 통화를 했는데 본부에서도 기사 의견에 동의하는 모양이었다. 기사는 노트북을 재조립했고 나는 기사에게 다시 그 화면을 보여주면서 비어있는 RAM 슬롯을 가리켰다. 또한, (마지막 기사 방문 전에는) 분명히 128GB로 표시되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기사에게 (전에 한 것처럼) 노트북을 진단 모드로 부팅해달라고 한 뒤, 2개의 슬롯이 비어 있다고 표시된 부분을 가리켰다. 기사는 당황한 듯 했다. 본부와 다시 통화를 하더니 노트북을 다시 열어서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다. 그제서야 2개의 빈 슬롯을 발견했다. 빈 슬롯에 새 RAM을 추가했더니 과연 예전 방문 전과 같이 128GB로 표시되었다.

다음 날, 이메일이 또 왔다. 다른 기사가 다음 날 방문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황당해서 방문을 취소해 달라고 했다. 방문은 취소 처리되었고 문제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이 사태는 유니시스 측의 문제(엄밀히 만하면 유니시스 측의 일련의 문제들)로 보이지만 필자가 볼 때 델 측의 책임도 전혀 없지는 않다. 델은 도급업체/협력업체를 얼마나 면밀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일까? 이 사람들이 델의 얼굴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델은 좀 더 면밀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

* Evan Schuman는 CBS뉴스닷컴, 리테일위크, 컴퓨터월드,이위크의 칼럼니스트이자 리테일 기술 사이트 ‘스토어프론트백토크’의 설립 편집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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