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3

블로그 | 애플의 혁신 아이디어가 고갈된 것일까

Michael Simon | Macworld
애플 '캘리포니아 스트리밍' 행사는 가을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다. 삼성의 폴더블 제품 발표와 구글의 픽셀 6 공개 행사 사이에 열리기 때문에 엄청난 관심과 온갖 미사여구, 수많은 소문과 함께 해왔다.

하지만, 지난 15일 팀 쿡의 키노트 발표가 끝났을 때는 허무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이폰 13과 아이패드 미니, 애플 워치 시리즈 7과 9세대 아이패드 등이 공개됐지만 혁신이 아니라 기존 제품의 반복이었다. 놀라움 대신 현상 유지에 방점을 찍은 이른바 '틱(tick)' 제품이었다.
 
아이폰 13 © Apple

실제로 새로 내놓은 제품은 기존 것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는 정도다. 아이폰 13은 아이폰 12를 조금 개선했고, 애플 워치 시리즈 7은 시리즈 6에서 화면을 키운 것에 불과하다. 9세대 아이패드는 기본적으로 아이패드 에어 2에 새로운 부품을 약간 추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아이패드 미니조차도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하기 힘들다. 화면이 작은 아이패드 에어에 가깝다. A15 프로세서와 센터 스테이지를 지원하는 12MP 초광각 전면 카메라는 현재 판매 중인 아이패드 에어에서 개선된 부분이지만, 그 전에 없었던 사양인 것은 아니다.

애플은 아이디어가 고갈된 것일까. 결과적으로 아이폰 13의 경우 아이폰 'S'가 나오던 시절보다도 업그레이드해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 4s에는 시리가 추가됐고, 5s는 터치 ID, 6s는 3D 터치, XS에는 맥스 모델이 있었다. 반면 아이폰 13에는 약간 작아진 노치 정도다.

실제로 아이폰 12와 비교하면 아이폰 13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을 찾기 힘들다. 새로운 색상이 추가됐고 카메라가 일부 개선됐고, 배터리 사용 시간이 늘어났지만 지난해 혹은 그 전해의 새 아이폰을 가지고 있다면 새로 구매할 만큼 매력은 없다.
 
신형 아이패드는 나쁘지 않지만 인상적인 정도는 아니다. © Apple

아이패드 역시 마찬가지다. 트루 톤 등 반가운 업그레이드가 일부 있지만 디자인은 여전히 5년 전과 같고 10년도 더 된 제품과 완전히 다른 것도 아니다. 지금 구매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태블릿인 것은 맞지만, 당장 달려가 구매하고 싶은 만큼은 아니다.

애플 워치 7은 화면이 더 커져서 일부 시리즈 6과 시리즈 5 사용자가 업그레이드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을 구매하는 사용자 대부분은 처음 애플 워치를 쓰는 사람이거나 더 오래된 구형 제품 사용자일 것이다. 애플 워치 7은 연 단위 업그레이드 역사상 주요 신기능이 하나도 첫 제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까지 애플 워치 신제품의 기능은 다음과 같다.
 
  • 시리즈 2 : GPS, 50m 방수
  • 시리즈 3 : 고도계, LTE
  • 시리즈 4 : ECG, 넘어짐 감지
  • 시리즈 5 :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 나침반
  • 시리즈 6 : Sp02 혈중 산소포화도 센서

반면 시리즈 7에서는 화면이 커지고 새로운 색상이 추가되고 충전 속도가 빨라진 것이 전부다. 쓸모없는 것은 아니지만 2015년 애플 워치 첫 제품이 나온 이후 가장 덜 인상적인 것은 분명하다. 애플이 시리즈 7 광고에서 늦가을쯤 배송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시리즈 6을 실제로 계속 판매할 정도다.

지난 수년간 애플의 이른바 '넥스트 빅 씽'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다. 때로는 애플 카가 언급됐고 애플 글래스나 폴더블 아이폰 같은 것도 거론됐다. 언젠가는 이들 중 하나 혹은 전부가 세상에 나올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일종의 정체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13이 형편없는 제품은 아니다. 아마도 제대로 리뷰를 해보면 현재 구매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제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애플 워치 시리즈 7, 아이패드 미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좋은 평가를 받는 주된 이유는 지난해 이미 매우 좋은 제품이고 더 전에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 제품의 완성도를 고려하면 아마도 한두 번 정도는 소소한 업데이트만으로도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아이패드 미니는 멋진 태블릿이지만 사실은 그냥 작은 아이패드 에어다. © Apple

캘리포니아 스트리밍 행사가 애플 제품군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2012년 첫 제품이 나온 이후 최고의 업그레이드이고 아이패드는 329달러부터 시작하는 멋진 가성비의 제품이다. 아이폰 13 프로는 놀라운 카메라와 화면을 지원하고 애플 워치 시리즈 7은 훌륭한 웨어러블 기기다.

하지만 혁신을 기대했다면, 지난 15일의 행사는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가장 흥미로웠던 신제품 관련 소문은 모두 빗나갔고 이제는 아이폰 14나 애플 워치 시리즈 8에 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도입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어쩌면 애플의 아이디어가 아직은 고갈되지 않았다는 반증으로 생각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editor@itworld.co.kr



2021.09.23

블로그 | 애플의 혁신 아이디어가 고갈된 것일까

Michael Simon | Macworld
애플 '캘리포니아 스트리밍' 행사는 가을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다. 삼성의 폴더블 제품 발표와 구글의 픽셀 6 공개 행사 사이에 열리기 때문에 엄청난 관심과 온갖 미사여구, 수많은 소문과 함께 해왔다.

하지만, 지난 15일 팀 쿡의 키노트 발표가 끝났을 때는 허무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이폰 13과 아이패드 미니, 애플 워치 시리즈 7과 9세대 아이패드 등이 공개됐지만 혁신이 아니라 기존 제품의 반복이었다. 놀라움 대신 현상 유지에 방점을 찍은 이른바 '틱(tick)' 제품이었다.
 
아이폰 13 © Apple

실제로 새로 내놓은 제품은 기존 것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는 정도다. 아이폰 13은 아이폰 12를 조금 개선했고, 애플 워치 시리즈 7은 시리즈 6에서 화면을 키운 것에 불과하다. 9세대 아이패드는 기본적으로 아이패드 에어 2에 새로운 부품을 약간 추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아이패드 미니조차도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하기 힘들다. 화면이 작은 아이패드 에어에 가깝다. A15 프로세서와 센터 스테이지를 지원하는 12MP 초광각 전면 카메라는 현재 판매 중인 아이패드 에어에서 개선된 부분이지만, 그 전에 없었던 사양인 것은 아니다.

애플은 아이디어가 고갈된 것일까. 결과적으로 아이폰 13의 경우 아이폰 'S'가 나오던 시절보다도 업그레이드해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 4s에는 시리가 추가됐고, 5s는 터치 ID, 6s는 3D 터치, XS에는 맥스 모델이 있었다. 반면 아이폰 13에는 약간 작아진 노치 정도다.

실제로 아이폰 12와 비교하면 아이폰 13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을 찾기 힘들다. 새로운 색상이 추가됐고 카메라가 일부 개선됐고, 배터리 사용 시간이 늘어났지만 지난해 혹은 그 전해의 새 아이폰을 가지고 있다면 새로 구매할 만큼 매력은 없다.
 
신형 아이패드는 나쁘지 않지만 인상적인 정도는 아니다. © Apple

아이패드 역시 마찬가지다. 트루 톤 등 반가운 업그레이드가 일부 있지만 디자인은 여전히 5년 전과 같고 10년도 더 된 제품과 완전히 다른 것도 아니다. 지금 구매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태블릿인 것은 맞지만, 당장 달려가 구매하고 싶은 만큼은 아니다.

애플 워치 7은 화면이 더 커져서 일부 시리즈 6과 시리즈 5 사용자가 업그레이드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을 구매하는 사용자 대부분은 처음 애플 워치를 쓰는 사람이거나 더 오래된 구형 제품 사용자일 것이다. 애플 워치 7은 연 단위 업그레이드 역사상 주요 신기능이 하나도 첫 제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까지 애플 워치 신제품의 기능은 다음과 같다.
 
  • 시리즈 2 : GPS, 50m 방수
  • 시리즈 3 : 고도계, LTE
  • 시리즈 4 : ECG, 넘어짐 감지
  • 시리즈 5 :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 나침반
  • 시리즈 6 : Sp02 혈중 산소포화도 센서

반면 시리즈 7에서는 화면이 커지고 새로운 색상이 추가되고 충전 속도가 빨라진 것이 전부다. 쓸모없는 것은 아니지만 2015년 애플 워치 첫 제품이 나온 이후 가장 덜 인상적인 것은 분명하다. 애플이 시리즈 7 광고에서 늦가을쯤 배송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시리즈 6을 실제로 계속 판매할 정도다.

지난 수년간 애플의 이른바 '넥스트 빅 씽'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다. 때로는 애플 카가 언급됐고 애플 글래스나 폴더블 아이폰 같은 것도 거론됐다. 언젠가는 이들 중 하나 혹은 전부가 세상에 나올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일종의 정체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13이 형편없는 제품은 아니다. 아마도 제대로 리뷰를 해보면 현재 구매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제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애플 워치 시리즈 7, 아이패드 미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좋은 평가를 받는 주된 이유는 지난해 이미 매우 좋은 제품이고 더 전에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 제품의 완성도를 고려하면 아마도 한두 번 정도는 소소한 업데이트만으로도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아이패드 미니는 멋진 태블릿이지만 사실은 그냥 작은 아이패드 에어다. © Apple

캘리포니아 스트리밍 행사가 애플 제품군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2012년 첫 제품이 나온 이후 최고의 업그레이드이고 아이패드는 329달러부터 시작하는 멋진 가성비의 제품이다. 아이폰 13 프로는 놀라운 카메라와 화면을 지원하고 애플 워치 시리즈 7은 훌륭한 웨어러블 기기다.

하지만 혁신을 기대했다면, 지난 15일의 행사는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가장 흥미로웠던 신제품 관련 소문은 모두 빗나갔고 이제는 아이폰 14나 애플 워치 시리즈 8에 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도입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어쩌면 애플의 아이디어가 아직은 고갈되지 않았다는 반증으로 생각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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