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몰락시킨 11가지 기술

플로피 드라이브 이사회와의 갈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던 스티브 잡스가 복귀 후 첫 번째로 출시한 제품은 본디 블루 아이맥(Bondi Bluc iMac)이다. 이 올인원 컴퓨터는 금세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아이맥은 상징적인 디자인과 성능뿐만 아니라, 플로피 드라이브가 없는 최초의 아이맥으로도 시선을 끌었다. 1997년 당시에는 아주 큰 차별화였다. 일부는 애플이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당시에 가장 보편적인 저장 매체를 없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잡스와 애플은 인터넷 중심의 컴퓨팅이 구현되면, 구식 플로피 드라이브는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선견지명을 갖고 있었다.

애플의 30핀 커넥터 10년도 넘게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충전하고, 컴퓨터 및 주변기기를 연결할 때는 30핀 커넥터를 사용했다. 그러나 애플은 2012년 30핀 커넥터에 작별을 고하고, 여러 측면에서 더 우수한 표준인 라이트닝(Lighting) 커넥터를 도입했다. 라이트닝 커넥터는 크기가 더 작고, 성능이 우수하며, 어느 방향으로도 기기에 꽂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새 iOS 기기에는 30핀 커넥터를 채택하지 않게 됨에 따라 구형 iOS 주변기기에 많은 돈을 쓴 기업과 소비자에게 일시적인 문제를 초래했다.

넷북 넷북을 기억하는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 초소형 노트북 컴퓨터가 차세대 컴퓨팅을 대표하는 기기로 부상할 것이라는 주장이 대세였다. 실제 2008년과 2009년에는 크게 매출 증가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애플도 넷북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애플은 완전히 다른 경로를 밟았다. 아이패드를 출시한 것이다. 애플은 '절충을 한' 기기 대신 완전히 새로운 제품군인 아이패드를 선보였다. 그 결과 넷북 시장은 급하락했고, 태블릿 시장은 급상승했다.

파이어와이어 장치 연결에 사용되는 애플의 고유 기술인 파이어와이어는 높은 전송률을 자랑했다. 1세대 아이팟이 큰 인기를 끌게 한 기술 가운데 하나이며, 또 맥의 디지털 영화 전송에 사용된 표준이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은 잠재적인 사용자 계층을 넓히기 위해 2008년부터 파이어와이어 대신 USB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사실, USB 2.0도 데이터 전송 속도가 우수하지만, 파이어와이어보다는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애플이 파이어와이어를 포기한 또 다른 이유로는 썬더볼트(Thunderbolt)의 부상이었다.

모바일 플래시 2011년, 어도비는 모바일 플래시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아이폰에 모바일 플래시를 탑재시키지 않기로 한 것이 이유였다. 애플은 모바일 플래시를 지원하라는 요구가 많았지만, 보안과 성능 문제를 이유로 오랜 기간 이를 거부해왔다. 스티브 잡스는 공개서한에서 플래시와 관련된 여러 문제를 상세히 언급하기도 했다. 애플은 아이폰 1세대 출시 후 4년 동안 모바일 플래시 지원을 계속 거부했고, 그 결과 개발까지 중단되고 말았다.

콤팩트 카메라와 코닥 1세대 아이폰의 카메라 성능은 특별할 것 없었지만, 그 이후 카메라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공학적인 자원을 투자한 결과, 현재 아이폰의 사진 품질은 놀라울 정도이며, 그 결과 콤팩트 카메라 매출이 급하락했다. 콤팩트 카메라가 몰락함에 따라 사진 산업의 상징적인 기업인 코닥이 2013년 파산을 신청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사실 아이폰 외에도 우수한 카메라 품질을 자랑하는 스마트폰이 많다. 그러나 아이폰이 새로운 스마트폰 시대를 개척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콤팩트 카메라가 몰락하게 된 상징적인 이유로 아이폰을 들 수 있다. Image courtesy Ingram Publishing/Thinkstock

애플 데스크톱 버스 애플은 아이맥에서 키보드와 마우스 연결용 인터페이스 표준인 애플 데스크톱 버스(Apple Desktop Bus)를 몰아냈다. 그 자리는 오늘날 맥 시스템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는 USB가 차지했다.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ODD) 아직 ‘멸종’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다. 애플은 2008년 1월 맥북 에어를 출시하면서 ODD를 없애기 시작했다. 애플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맥북 노트북 제품군 일부와 2012년 말 새로 출시한 아이맥 애플에서 ODD를 없애 나가기 시작했다. 스트리밍이 보편화함에 따라 물리적 저장 매체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 CD와 DVD는 플로피 드라이브같이 완전히 멸종된 것은 아니지만, 점차 그 생명이 꺼지고 있다. 애플이 자사 제품군에서 광학 드라이브를 없애기 시작한 몇 년 전 예상했던 일이다.

저해상도 모바일 디스플레이 지금은 보편적으로 고해상도 모바일 디스플레이가 탑재되고 있는데,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다수 사용자는 저품질 디스플레이를 사용해야만 했다. 그러다 애플이 아이폰4부터 기존 아이폰 제품의 디스플레이를 ‘호박’으로 만드는 고화질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도입했다. 이후 다른 모바일 제조업체들도 애플의 뒤를 따르면서 고화질 디스플레이가 새로운 기준이 됐다. 아이폰4 이하의 모델을 갖고 있다면, 최신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품질을 비교하면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폰4 덕분에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인상적인 품질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을 출하할 수밖에 없었다.

핀란드 경제 지난 2014년 10월, 핀란드의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핀란드의 재정 위기의 원인이 애플이라고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스터브는 아이폰이 부상하면서 노키아의 시장 입지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아이패드도 핀란드에 위험이 되고 있다며, "아이폰이 노키아를 죽였듯, 아이패드가 핀란드의 제지 산업을 몰락시킬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결제 산업 (애플의 희망 사항) 지난 2014년 10월, 애플은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애플 페이(Apple Pay)를 출시했다. 이용 편리성, 편의성, 직관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플랫폼이다. 지금 당장은 애플 페이를 지원하지 않는 소매업체들이 상당하다. 그러나 앞으로 결제 시장에서 중요한 플랫폼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데, 소비자는 편리성, 은행은 안전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전함과는 거리가 먼 전통적인 신용카드 결제 방법이 구시대의 유물이 될 날이 도래할 수도 있다. Image courtesy Martyn Williams/IDG News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