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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IO이자 CEO의 이야기' 메리츠금융정보 최원규 대표

2011.08.18 천신응  |  CIO KR

금융 산업을 ‘전산 인프라 산업’이라고 정의하는 주장이 있다. 그만큼 IT 인프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유독 금융권에서 CIO라는 직제가 활성화된 것도, 금융권 CIO들이 화려한 경력과 롤모델을 제시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국내 최초로 CIO에서 CEO로 승진한 사례가 있었던 기업도 메리츠금융그룹이었다. 메리츠금융그룹 내의 IT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메리츠금융정보의 대표로 지난 4월 취임한 최원규 대표를 만났다.



여의도에 소재한 메리츠금융정보 사옥 대표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대개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원규 대표의 방은 줄곧 열려 있었다. 인터뷰에 앞서 이유를 물어봤다.

“늘 열어놓고 있습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CIO이지만 메리츠금융정보라는 기업에서는 CEO입니다.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늘 절실합니다. CEO로서는 아무래도 이런 측면을 고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원규 대표는 그룹의 CIO이자 한 기업의 CEO다. 그래서인지 그는 줄곧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 방점을 찍었다.

“2008년 메리츠금융정보로 이직한 이후 사람을 많이 뽑았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모인 인물들이 함께 근무하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죠. 이제는 ‘육성’에 포커스를 두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이를 위해 직원 CDP(Career Development Path)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8월부터 운영하는 내부 대학도 이러한 생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직원이어야 합니다. 직원들 스스로도 지속적인 자기 계발에 대한 욕구를 느껴야 합니다. CIO가 아닌, CEO가 할 수 있는 것이 이런 것이었습니다.”

경력이라는 측면에서 최 대표는 이미 스스로도 다른 많은 이들에게 롤 모델이기도 하다. 갑과 을, 인문학과 IT, 구매와 판매를 모두 섭렵한, 그러면서도 거창한 해외 경력이나 학위를 보유한 것도 아닌 커리어 패스부터가 이색적이다.

“자신과 비슷하게 보여서 롤 모델로 삼는다”는 이야기를 곧잘 들었다는 최 대표는 실제로 인문계 출신으로 국문학과 언어학, 경영학 등을 대학과 대학원에서 전공했으며 사회 진입 초기는 교사와 장교 경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후 첫 직장은 교보생명 마케팅 부문이었습니다. 당시 한 임원이 3~4개월짜리 IT 교육 기회를 줬는데, 이 곳에서 전체 1등을 하자 IT 부문에서 일해보라는 제의가 왔습니다. IT 분야에 발을 담그게 된 계기였습니다.”

이후 8년 동안 교보생명에서 근무한 그는, 96년 교보투자신탁 자회사가 설립될 때 자원해 회사의 모든 IT 시스템을 구축해보는 경험을 가지게 된다. 하드웨어 설치, 인사 및 회계 시스템 구축, 네트워크 설치에서부터 인력 구인, PC 세팅까지 했다.

“투신사이니만큼 연봉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IT가 메인이 아니다보니 솔직히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으로 이직했습니다.”

그렇게 옮긴 곳이 SAP 코리아였다. SAP가 갓 금융 분야 ERP 비즈니스를 개시하던 찰나였다. 초기 제2금융 분야 영업을 담당했지만, 잦은 직원들의 이동으로 인해 이내 영역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당시 경쟁상대가 오라클이었습니다. 데이터베이스라는 기존 상품과 인맥, 경험을 모두 갖춘 경쟁상대였습니다. 많이 버거웠습니다.”

스스로에 대해 한 곳에 빠지면 정신 없이 몰두한다고 표현하는 최 대표는 당시 그 집중력을 발휘했다. 먼저 현업 출시 직원들로 구성해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를 풀어나갔다. 영업 인력이 영업만 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호응이 높았다.

“다음으로 구사한 전략은 가장 센 클라이언트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선도 기업에의 공략에 성공하면 이후 비즈니스가 술술 풀리기 때문입니다. 또 선도 기업들과 공조하면 그만큼 준비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도 낮습니다.”

이후 SAS 코리아로 이직해 금융산업과 공공분야 총괄 업무를 담당했다. 그렇게 ‘을’ 생활을 10년 보내고 메리츠금융정보에 입사했다. 메리츠금융정보에의 합류 이유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메리츠 그룹 각사의 IT를 모아서 설립된 회사였습니다. 새로운 환경을 구축하는 것에 익숙하고 또 잘한다고도 생각합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속에서도 건강하고 탄탄한 전문 금융 그룹이라는 점에도 호감이 갔습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최 대표는 각종 프로젝트를 쉴 새 없이 진행했다. 금융기업들간의 시너지를 위해, 이를테면 회계 통일이 필요해 IFRS 미션을 진행했으며 인사시스템도 통합 구축했다. 그룹 포털, 협업 시스템 개선,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등의 프로젝트도 있었으며 데이터 센터도 통합했다.

“최근에는 인력 육성과 함게 콘텐츠 개발, BI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분석은 IT의 본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리츠금융정보의 주요 존재 이유 중 하나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빅 데이터 분야의 비전은 무궁무진합니다.”

최 대표는 이어 우리나라 IT 업계 분위기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비즈니스를 알아야 이러한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데, 솔루션만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메리츠금융정보는 비즈니스와 접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용 압박은 있게 마련입니다. 더 적은 비용으로 더 큰 효과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며 신규 사업도 필요합니다. 앞으로 BI 및 빅 데이터 분야의 솔루션을 개발해 외부 판매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그룹 포탈 부문 차세대 프레임워크에 대해서도 판매 계획이 있습니다.”
 

최원규 대표와의 일문일답

Q 갑과 을, 인문계와 IT를 넘나드는 과정이 말처럼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려움은 어떻게 타개하는 편인가?

늘 사람으로 문제를 풀어나갔다. 다양한 이들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단점을 바꾸기보다는 장점을 더 잘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부족함을 메우는 건 누구에게나 큰 스트레스다. 또 동기와 의지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신뢰해야하고 스스로 정직해야 한다. 약속은 꼭 지켜야한다고 본다.

Q 업무 스타일은 어떤가?

글쎄, 유연하고 자유로운 성격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하면 좀더 쉽게 할까, 편하게 할까 궁리하는 편이다. 일을 놀이처럼 즐기면서 해야 한다. 이게 불가능하면 이직했었다. 호모 루덴스, 유희하는 인간이란 정의에 공감한다.

Q 단점이 있다면?

지구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또 프리젠테이션을 잘하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개인적으로 여러 SNS 서비스를 활발하게 이용하지 않는데, 이 또한 지속적으로 열중할 자신이 없어서다. 직원들과 SNS를 통한 소통을 약속했는데, 제 때 대응하지 못하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Q 원명수 부회장이 IT 업계에서 워낙 유명한 인물이다. 불편한 측면이 있을 법도 하다.

어려운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일 수도 있겠다(웃음). 솔직히 처음에는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도움이 되는 측면이 훨씬 많다. 스스로 함부로 못하게 제어되는 측면도 많다. 개인적으로 참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최원규 대표는 1988년 교보생명에서 금융IT업무를 시작했으며, 교보증권, 교보투자신탁운용, SAP 코리아, SAS 코리아를 거쳐 지난 2008년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에 합류했다. 독서, 여행, 경영에 관심이 많으며, 싱글 핸디캡의 골프 실력도 갖추고 있다. 8월 말, ‘인터넷 시대의 독서’라는 주제로 최 대표의 기고문이 CIO Korea에 게재될 예정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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