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데이터센터들이 지난 3월 전국을 강타한 대지진에 사실상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의 한 데이터센터 책임자가 6월30일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일본의 데이터센터들은 스마트한 구축과 철저한 계획 덕분에 대지진을 견딜 수 있었다고 한다.
일본의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은 지진 이후, 정전과 발전기 연료 및 장비 부족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또 최근부터 시작된 전력 제한에서 면제받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역대 가장 규모가 컸던 대지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데이터센터들은 단 한 곳도 아주 심하게 피해를 입거나 가동 불능 상태에 빠져들지 않았다.
데이터센터 운영 회사인 IDC 프론티어(IDC Frontier)의 총괄 매니저 아츠시 야마나카(Atsushi Yamanaka)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다이내믹스 컨퍼런스(DatacenterDynamics conference)에서 일본 지진에 따른 영향에 대해 "지금까지 일본 데이터센터 협회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한 데이터센터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IDC 프론티어는 일본 야후(Yahoo Japan)의 자회사로, 전국에서 야후 및 야후 고객들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야마나카는 데이터센터 운영자 및 공급자 협회인 IDCC의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일본 데이터센터들은 3차례 공격을 받았다. 첫째 지진, 둘째 북동 해안과 원자력 발전소를 붕괴시킨 쓰나미, 셋째 원자력 발전소 붕괴의 원인이 된 전력 공급 부족 사태다.
그러나 일본의 대부분 데이터센터들은 이미 엄격한 국가 건축 법규를 초과해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지진에도 불구하고 경미한 피해를 입었을 뿐이다. 일본의 현대적인 데이터센터들은 거대한 '충격 흡수장치(shock absorber)' 위에 지어진다. 지표면이 흔들릴 때 건축물을 띄우는 강철과 고무로 만든 지진 격리체(isolator)가 바로 그것이다.
또 일부 데이터센터는 층과 랙에 이런 격리체를 장착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모든 서버 랙과 냉각 장비, 기타 장치들을 지표면에 단단하게 고정시켜 두고 있다. 그는 "미국의 일부 데이터센터 랙은 바닥에 놓여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데이터센터 랙을 찾아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지진 피해를 가장 효과적으로 방지해 주는 것은 건축물 자체에 장착된 충격 흡수장치다. 랙에 장착한 충격 흡수장치 중 일부는 지진 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전체 데이터센터 중 심각하게 피해를 입은 랙은 5개에 불과했다.
지진 피해를 줄였던 또 다른 요소로는 일본 데이터센터의 70%가 상대적으로 피해가 경미했던 도쿄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쓰나미 피해 지역인 북동 지방에는 데이터센터가 없다. 쓰나미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쿄 지역 또한 지표면이 약 2분 동안 10Cm가량 흔들렸을 정도로 이번 지진의 규모는 컸다.
현재 일부 기업들은 건축 계획을 수정해 가장 안전한 지역이라고 판단되는 서부로 데이터센터를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고 야마나카는 말했다.
재난 복구 계획도 전반적으로 순조롭게 이뤄졌다. 전력 공급이 끊긴 지역에서는 비상 전력 공급 장치와 디젤 발전기를 가져와 이용했다. 또 신속하게 더 많은 연료를 주문했다.
연료 공급 부족 사태도 겪었다. 전선과 같은 다른 장비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정부가 가장 피해가 컸던 지역을 직접 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 달 동안은 전선같이 사소한 물건 조차 구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전력 부족은 여전히 가장 큰 문제다. 일본 정부는 수력 및 화력 발전소를 재가동했다. 그러나 500KWh 이상을 소비하는 모든 시설들은 7월1일부로 피크 타임 전력 소비를 전년 동기 대비 15% 줄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들은 이런 제한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고, 일부 성과를 거뒀다. 이들은 데이터센터 시설이 아주 중요한 기반 시설이며, 지진 이전부터 전력 효율성 계획에 따라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인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또 도쿄 사무실의 서버와 스토리지를 데이터센터로 옮겼다. 전력 수요를 줄이기가 더욱 힘든 수도 도쿄의 전력 부족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