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트 서프가 젊은이에게 '과학 기술 커리어의 가치'

빈트 서프는 자타가 공인하는 테크놀로지 분야의 권위자다. TCP/IP 프로토콜(TCP/IP protocol)의 공동 개발자이자 초기 인터넷 설계자인 그는 미 대통령 훈장에서 마코니상(Marconi Prize), 컴퓨터 역사 박물관 명예의 전당 헌액까지 아우르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그의 위치를 증명해준다. 본지가 서프와 이메일을 통해 나눈 그의 시장 인식을 비롯한 관련 주제에 대한 대화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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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컴퓨팅과 통신 분야의 기술적 성과에 대하여 수여되는 각종 상들이 지니는 의의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상이 지니는 의의는 크다. 그러나 이는 일반 대중들에겐 충분히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노벨상을 매우 잘 알려진 상이다. 따라서 수상자들에게 여타 상들이 줄 수 없는 특별한 커리어를 제공한다. 하지만 만일 수학자라면, 노벨상을 받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이는 컴퓨터 과학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대신 필즈상(Fields Medal)을 수상할 수는 있다. 외부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학자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큰 영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러한 상들이 대중들에게 있어 그리 와닿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케네디 아너스(Kennedy Honors)를 예로 들어보자. 케네디 센터에서 수 많은 관중과, 심지어는 대통령까지 참석하여 진행되는 이 시상식은 3 시간의 행사가 모두 TV로 중계된다.

노벨상 시상식은 하루 종일 진행되며, 일본 국제상(The Japan Prize)의 경우 천황의 참석 하에 3-4일간 이뤄진다. 아스투리아스 왕자 상(The Prince of Asturias Award) 또한 최소 2-3일의 기간 동안 각종 활동과 강연, 행사가 펼쳐지며, 매년 스페인의 왕비 및 왕자가 여기에 참석한다.

미 대통령 훈장의 경우 오후에 시상식이 진행되며 이후 간편한 형식의 ‘국빈초청 만찬회’가 이어진다. 테크놀로지, 혁신 및 과학 분야의 국립 훈장 시상식 또한 대통령 훈장과 비슷한 형식을 띈다. 이는 과학 기술 국립 훈장 재단(National Medals of Science and Technology Foundation)이라는 사립 기관에 의하여 진행되며, 수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격식 있는 연회가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절차들에는 유용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상이 지니는 의의에 대하여 대중들의 관심을 일깨우고 이를 수상하는 이들의 명예를 보증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대개 학계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이란 매우 모호하거나 기술적으로 복잡하기에 이것의 중요성을 알려내기 위하여는 약간의 개입이 필요한 것이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에게 관심을 쏠리듯이 학자들 또한 대중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은 꾸준히, 그리고 오랫동안 대중들의 관심을 끌 무언가를 보여준다. 반면 과학자나 공학자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그들의 이름으로써가 아닌, 그들의 만들어낸 기술과 제품을 통해서이다. 그들이 대중 앞에 나서는 순간은 시상식이 열리는 짧은 순간뿐이며 이는 매우 빨리 잊혀진다.

Q 노벨 컴퓨팅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노벨 컴퓨팅상에 관하여는 여러 수학자들이 논의를 해왔다. 그러나 알프레드 노벨이 수학 부문을 빼놓았었다. 내가 이 분야의 수상 후보일까? 노벨 재단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면, ‘물론’이다!

노벨 평화상은 노르웨이의 후원을 받고 있으며, 노벨 경제학상은 노벨 재단과는 별개로 상금이 지원 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 둘 모두 노벨상 위원회의 관리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컴퓨팅 분야에서 몇몇 기업들이 100만 달러의 상금을 모금한 뒤 노벨 위원회에 수상자 선정 절차를 위임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이는 튜링상(A. M. Turing award)이나 공학 학술원(National Academy of Engineering) 상의 시상에서 실시되는 방식이다.

Q 개인적으로, 당신에게 상이란 무엇인가?

나에게 있어 상이 제공하는 가치란 동료들의 인정을 의미한다. 금전적인 면은 경우에 따라 다른데, 어떤 상들은 꽤나 큰 상금을 제공한다. 25~50만 달러 이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미 국립 훈장이나 대통령 훈장에는 상금이 없다.

Q 명예 학위를 굉장히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겹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가?

글쎄, 전혀 지겹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벌써 20 개 넘게 받았고 빌 코스비(Bill Cosby)에게처럼 나에게도 명예 학위를 주려는 사람들과 기관들이 많다. 얼마 전에는 UCLA에서 ‘모교를 빛낸 올 해의 졸업생(Alumnus of the Year)’으로 선정돼 LA에 다녀왔고 베를린/포츠담에서는 하소 플래트너(Hasso Plattner Institute) 학교측에서 연구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이런걸 보면, 나도 참 겸손하지만은 않은 사람인 것 같다.

Q 이 상들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이에 따른 어려움은 없는가?

메달이나 면허들은 너무 많이 지니고 있다거나 이것을 걸어놓은 액자가 더 이상 없을 때 문제로 다가온다. 메달들은 집안 곳곳에 기타 공예품들과 함께 걸려있다. 호안 미로(Joan Miro)의 조각과 아스투리아스 왕자상이 함께 있는 형식이다. 상금의 경우 어떤 이들은 이를 기관에 반환하거나 자선 단체에 기부하고, 어떤 이들은 개인적으로 활용하는데, 나는 이 세 방식에 적절히 분배하여 사용한다.

Q 덧붙일 말은?

내가 바라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이러한 상들이 젊은 이들에게 자극제로써 활용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과학 기술 분야의 커리어가 추구할 만한 가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또한 그들이 상을 위하여가 아닌,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로써 사회에 기여하는 데에서 오는 만족감을 위하여 이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