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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조직관리 / 비즈니스|경제

벼랑 끝의 IT 종사자… 관리자와 IT 직원간의 갈등 ②

2008.08.21 Tom Kaneshige  |  InfoWorld

관리자와 기술직 직원들 간의 관계에는 언제나 문제가 많았다. 양자는 불만이 가득한 가운데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려고 애썼지만, 거의 매년, Y2K 사태에서부터 비싼 기업용 소프트웨어 오프쇼링 및 아웃소싱 같은 비용절감 방책들에 이르기까지, 업무와 IT의 교차점에서 촉발되는 충돌에 의해 이들의 관계는 한층 더 뒤틀어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IT 부서의 기온은 꾸준히 올라 지금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휘청거리는 경제가 초래한 너무도 많은 불확실함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기술직 종사자들은 이제 정신적인 붕괴 직전에 내몰려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기업이 업무를 위해 의존하고 있는 기술의 복잡성도 이러한 폭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IT 종사자와 관리자들을 만나 현재의 상황을 짚어보고, 해결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실패한 비용절감: "하루 종일 호출기가 울려댄다"
실리콘밸리 소재의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베테랑 엔지니어는 IT 부서에 불신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고위 기술담당 직원들이 퇴사를 종용 받거나 명령불복종으로 해고되고 , 값싸고 능력 없는 외국인 직원들로 대체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업무량이 두 배가 됐다. 이 엔지니어는 이제 추가 수당도 없이 낡은 장비 수리를 위해 주말에도 근무해야 할 것을 요구 받고 있다. "내 호출기는 두 시간에 한 번씩 울려댄다. 하루 종일 말이다."

이 엔지니어는 “더 나쁜 것은, 가장 최근에 실수를 한 기술직 직원이 잘리기 직전의 불안한 위치에 있는 것”이라며, “거기에 더해, 경영진들은 기술직 직원들 사이에 끄나풀을 심어 놓아, 불충스런 행동에 대해 밀고를 하게끔 해놓았다”라고 말했다.

아마도 그의 현재의 심정을 가장 잘 나타낸 말은 이 말일 것이다. “이제 나는 그냥 가게에서 캐셔나 했으면 좋겠다. 이젠 더 이상 돈에도 흥미가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저 감사하다는 말 몇 마디뿐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 이 엔지니어는 보복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는 "나는 너무 도덕적이어서 회사에 어떤 손해를 입힌다든가 하는 것은 못하겠다… 그럴 기회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다"라며, "내가 목격한 최대의 죄악은 해야 할 일을 게을리하고 발생한 문제 위에 뭉개고 앉아 급기야는 폭발하게끔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장담컨대 어떤 시점이 되면, 시스템이 충돌하게 되고 이것을 해결할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상황을 악화시키는 무지한 관리자: "입이 딱 벌어진다"
심리학자 오먼은 “정당한 처우나 이해가 뒷받침 되지 않은 채 IT 종사자들의 지식과 기술을 착취하면 분노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 기술에 대해서, 그리고 그 기술이 회사 업무에 기여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쥐꼬리만큼도 모르면서 비용감축에 혈안이 된 뻔뻔한 상사들에 의한 연이은 예산삭감에 시달리고 있는 한 네트워크 엔지니어. 이전 두 상사들은 기술을 전혀 알지 못했고 , 지금의 상사는 통상 및 무역과 관련한 잡지나 읽으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려 한다고 한다. 이 엔지니어에 따르면, 그 상사는 덕분에 아주 건방져졌다고 한다.

그는 "새로 온 상사는 문자 그대로 나에게 강연을 했다”라며, “이 상사는 이제 라우팅이나 스위칭은 한 물 갔으니 광학 설계만 공부하라고 말했다”라며, “나는 입이 딱 벌어졌다. 그 이후로는 그와 어떠한 진지한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 엔지니어는 일곱 명으로 구성된 팀의 일원인데, 이 팀은 언제나 “여기저기 급한 불을 끄고 다니고 , 복잡한 운송 문제를 해결하느라” 너무 바빠 정신이 없는 부서다. 몇몇 멋진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영진들이 이를 알아주지 않는 데 대해 그는 좌절하고 있다.

이 엔지니어는 "우리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회사를 위해 일하고 있으며, 이 회사의 업무는 전적으로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우리는 시스코 장비가 구닥다리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매일 처연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라며, "우리 앞에는 가공할 양의 업무가 놓여 있다. 특히 네트워크의 업그레이드와 안정화 측면에서 보면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언제고 촉발될 수 있는 사고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
테리 챠일즈 사건이 샌프란시스코 베이에 처음 알려졌을 때, UC 버클리의 챈은 그저 챠일즈가 엉뚱하고 질 나쁜 직원이었으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곧 자신의 IT 부서 내에서도 소름 끼칠 정도의 유사성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중에는 지난 해 상부의 압력으로 네 명이었던 직원을 두 명으로 감원한 후 생겨난 잠재적인 리스크도 포함됐다. 지금은 단 한 명의 네트워크 엔지니어가 모든 권한을 휘두르고 있고 , 그를 지원할 팀이 없어 그 엔지니어는 졸지에 업계 용어로 “단일지점오류(SPOF)”가 되어버렸다.

챈은 "그런 사람에 대해서는 내 자신의 리더십이 취약해지게 된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그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모든 변경 작업에 대해 그를 설득해야만 하기 때문이다"라며, "이것은 분명 일종의 권력이 이동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챈은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가 그를 네트워크 밖에 가두어 놓을 것을 걱정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는 그 엔지니어가 지겨워진 나머지 어느 날 홀연히 일을 그만두고 사라져 다른 회사로 가버릴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그 엔지니어가 구축한 네트워크의 복잡한 구성의 비밀은 안개 속에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챈은 현대 네트워크의 복잡성에 대해 독학하여, 스스로 사실상의 백업맨이 되는 것으로 이 문제에 대응했다. 과거에는, 네트워크가 문제 없이 잘 돌아가는 한 챈은 그 문제에 관여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정기적으로 엔지니어와 미팅을 갖고 네트워킹 문제와 설정 변경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 기술적인 세부 사항이나 방식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으면, 외부 네트워크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챈은 엔지니어에게 업무 내역을 문서화 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도 모든 사항을 문서로 정리하는 데는 몇 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인수인계의 많은 부분이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챈에 따르면, 자신의 엔지니어는 네트워크에 대한 지식을 기꺼이 공유하길 원한다고 한다.

정신과의사 오먼은 “IT 관리자들과 상사들이 회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러한 자질이다”라며, “만일 진심으로 자신의 일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모든 것이 사라져버리게 된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챈은 한편, 역시 같은 기술직 출신이라는 자신의 배경 덕에 기술적 업무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만약 다른 사업부 출신이었으면, 엔지니어가 덜 협조적이었을 것이라는 것. 챈은 1984년, 최초의 캠퍼스 네트워크를 설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닥쳐올 위험: IT의 사무치는 불만
샌프란시스코의 IT부서에서 있었던 테리 챠일즈 사건이 시내를 휩쓴 다음날 , 이상한 번개 폭풍이 천 개의 도깨비 불이 붙여 캘리포니아의 태양을 핏빛으로 붉게 물들였다. 물론 우연이었겠지만 말이다.

오늘날 , 업계에는 시원한 바닷 바람이 불어 내리고 , 도깨비불의 자욱한 연기는 다소 희미해져, 맑고 파란 하늘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챠일즈에 대한 소식은 더 이상 대대적인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지방 신문에서 간간히 그의 소식을 전할 뿐이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리콘 밸리를 비롯한 다른 모든 기업들의 IT 부서 내에서, 기술직 종사자들의 불만은 점점 더 사무쳐만 가고 있으며, 온도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기업들이 타 죽어가는 IT 직원들의 애원에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2의 챠일즈가 생겨날 것이라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기업들은 UC 버클리의 챈이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챠일즈를 그저 사회적 부적응자 내지는 신경질적인 나르시스트로 간주하며, 자신들의 조직에서는 일어날 리 없는 특이한 사건으로 치부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종사자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챈은 "테리 챠일즈 사건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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