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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훌륭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또다른 LG의 플래그십 V30

2017.11.06 Michael Simon  |  PCWorld

처음 LG V30을 손에 들었을 때만 해도, 필자는 ‘꿈의 스마트폰’을 드디어 만나게 됐다고 확신했다. 물론, 당시에는 갤럭시 노트 8이나 픽셀 2 XL이 나오기 전이었고, LG가 스냅드래곤 835 칩, 1440 x 2880 OLED 디스플레이, 쿼드 DAC, 1,600만 화소에 조리개 값 f/1.6의 카메라 등 갖가지 화려한 사양으로 필자를 압도했었다.

LG V30의 지문 센서는 정 중앙에 있다.

날씬한 프레임과 얇은 베젤, 그리고 유리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모습은 삼성 갤럭시 S8과 LG G6의 장점만을 섞어 놓은 것 같은 느낌마저 주었다. V30은 V20을 재해석한 듯한 모습으로 단번에 필자를 사로잡으며, 마침내 LG가 이러저러한 (보조 화면 같은) 술책이나 틈새 기능(교체 가능 배터리 등)을 제거하고 정면으로 플래그십 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인상마저 받았다.

안타깝게도 바로 뒤이어 출시된 노트 8, 아이폰 8, 아이폰 X, 그리고 픽셀 2로 인해 V30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설령 이렇게 최악의 출시 시점을 잡지 않았다고 해도, V30은 여전히 사소하지만 몇몇 중요한 부분에서 핵심을 놓치고 있다. 다른 경쟁 업체들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들을 멋진 기능들로 채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V30에 대한 평가는 이전 LG의 제품들처럼 ‘거의 완벽할 뻔 했던’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먼 수준에서 그치게 됐다.

너무 뻔한 디자인
V30은 G6 때 만큼 전작에 비해 디자인이 많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몇 가지 변화를 시도 하긴 했다. 가장 확연한 차이는 상단부의 보조 화면이 없어졌다는 것이고, 이로 인해 시각적인 균형감과 대칭감이 확 살아났다. 모서리 부분 역시 예전 모델보다 더 둥글어졌고, 특히 베젤은 훨씬 더 얇아져서 큰 화면 크기(V20은 5.7인치, V30은 6인치다)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컴팩트한 느낌을 준다.

 LG V30은 화면이 크지만 베젤이 얇아져서 손에 들기엔 편하다.

그러나 이런 디자인 변화로 인해 V20의 장점이었던 것들을 몇 가지 포기해야만 했다. 이전 모델에는 기기 상단과 하단에 금속 스트립이 있어서 HTC 원을 떠올리게 만들었는데, V30의 전면부에는 이러한 디테일이 없이 100% 검은 유리로만 덮여있다. 후면부는 듀얼 카메라와 중앙의 지문 인식 스캐너가 있다. 이 지문 스캐너는 전원 버튼으로도 기능한다. V30을 뒤덮은 유리는 매끄럽고 부드러운 광택을 자랑하며 빛을 반사한다. 손에 쥐었을 때도 너무 미끄럽지 않고 적당히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그러나 시장의 거의 모든 스마트폰이 베젤 두께를 줄이는 데 혈안이 되면서, 모든 제품들의 디자인 구분이 어려워 질 만큼 동질적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LG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가담하게 됐다. V30의 디자인 자체에 흠 잡을 것은 없지만, V30만의 특성이라고 할 만한 것도 딱히 없다. 그저 시장에 나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여러 안드로이드 폰들 중 하나로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타 기종과 구분되는 G6나 V20의 디자인이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아쉽기만 한 디스플레이
V30은 G 플렉스 2의 뼈아픈 실패 이후 LG의 첫 OLED 폰 도전이다. 이러한 디스플레이는 분명 아주 새로운 느김을 준다. HDR과 데이드림(Daydream) VR 기능, OLED의 육중한 검은 빛과 선명한 색조는 이전 LG LCD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느낌을 확연히 준다. 하지만 이런 장점 보다는 단점이 더 눈에 띈다.

V30은 6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pOLED의 ‘p’는 플라스틱의 약자다. 디스플레이에 플라스틱을 이용하면 유리를 쓸 때보다 화면을 더 얇고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삼성이 갤럭시 폰에 사용하는 AMOLED 디스플레이와 유사하다. G6나 V20과 비교했을 때, V30의 둥근 모서리는 분명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라 할 수 있지만, 최신 갤럭시 모델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Infinity display)와 같은 급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사용해 본 결과 V30의 디스플레이는 고릴라 글래스 6로 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타 기종에 비해 지나치게 흠집이 잘 생겼다.

삼성은 S8과 노트 8을 통해 AMOLED 디스플레이를 완성 단계로 끌어 올렸으며, 그 결과 V30의 pOLED 디스플레이는 이보다 몇 세대 뒤처진 것처럼 느껴진다. 사실 V30의 화면에서 보이는 색감은 G6보다 차갑고 무딘 느낌을 준다. 특히, 밝기를 낮추고 보면 V30은 색상이 일정하지 못하고 입자가 거친듯한 느김을 주기도 한다. 이는 구글 픽셀 2 XL 사용자들이 토로하는 문제와 유사하다. 픽셀 2 XL의 디스플레이도 제조사가 LG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LG LCD 디스플레이 명성을 생각해 볼 때, LG의 품질 관리팀이 이렇게 수준 이하의 제품을 출시하도록 뒀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강력하고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배터리
V30은 디스플레이에서 아쉬웄던 부분들을 전부 성능에서 만회하고 있다. V30은 스냅드래곤 835와 4GB RAM을 사용한다. 835가 V20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20이나 G6의 821보다 상위 버전인 것은 확실하지만, 현재로써는 835 자체도 최신 모델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능은 훌륭하다. 탐색이나 앱 전환이 빠르고 부드럽게 진행되며, 토글을 사용할 때나 사진을 찍을 때면 약간의 진통으로 피드백을 전달하는 햅틱 엔진도 있다.

LG V30에는 하나의 3,300mAh 배터리만 탑재됐으나, 하루 종일 사용해도 문제 없다.

LG는 V30에 3,300mAh 배터리를 장착했는데, 이번 모델은 교체형이 아니다. 주요 안드로이드 폰들 중에 교체형 배터리를 탑재한 기종은 V20이 마지막이었기 대문에, 교체형 배터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실망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배터리가 일체형이라는 것에 크게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LG가 이번 모델에서 새롭게 더한 무선 충전 기능과 IP68 방수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령 교체형 배터리였다고 해도, 배터리를 갈 일이 별로 없었을 것 같다. PC마크(PCMark)의 워크 2.0(Work 2.0) 배터리 수명 테스트가 완전히 결과를 내지 못하고 에러가 났기 때문에 벤치마크 결과는 조금 애매하다. 그렇지만 옆에서 테스트를 지켜본 결과 V30의 배터리 수명은 못해도 8.5시간은 족히 될 것 같았다. 이는 갤럭시 S8 플러스 만큼은 아니지만, G6 보다는 확실히 길어진 수치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실사용 테스트 중에도 중간에 다시 배터리를 충전해야 할 일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즉, V30은 하루를 족히 사용할 수 잇는 스마트폰이다. 물론, 아침에 100% 충전된 상태로 나간다는 가정 하에서다. 하지만 이는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폰이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타 기종과의 비교를 거부하는 V30의 사운드
구글이나 애플이 헤드폰 잭을 앞다투어 버리기 바쁜 가운데, LG는 오히려 32비트 어드밴스드 쿼드 DAC를 통해 레거시 포트를 살리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실로 놀라울 정도다.

 LG V30의 헤드폰 젝은 정말 대단하다.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들으면 다른 제품들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유선 헤드폰으로 들었을 때 V30의 사운드는 가히 ‘클래스가 다르다’고 할 만 하다. 자체적인 USB-C 기반 오디오 시스템과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포함한 HTC U11과 비교해 보더라도 V30의 사운드 품질은 전혀 밀리지 않는다. 특히, 고급 헤드폰을 끼고 들어본 적이 있는데, 그 때의 사운드는 스마트폰 수준에서 낼 수 있는 가히 최상급의 사운드라고 할 수 있었다. 굳이 한 가지 흠을 잡자면 헤드폰 잭이 상단부가 아니라 하단부에 위치했다면 더 좋았으리라는 점 뿐이다.

훌륭한 성능, 든든한 배터리 수명과 함께 쿼드 DAC 는 V30의 가장 중요한 셀링 포인트들 중 하나다. 특히, 픽셀 2 XL의 USB-C-3.5mm 동글에 실망한 소비자들을 흡수하기 딱 좋다. 모든 스마트폰의 사양과 디자인이 점점 유사하게 수렴되고 있는 가운데, V30의 사운드 품질은 스스로를 타 기종과 차별화 하기에 충분할 만큼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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