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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산만함’ 권하는 스마트폰··· 실리콘밸리가 해법 내놔라

2017.10.17 Mike Elgan  |  Computerworld
매년 굉장한 신형 스마트폰이 여럿 등장한다. 가장 최근에는 애플과 구글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새 아이폰 8 제품군, 아이폰 X, 구글의 새 픽셀 제품군이다. 아주 빠르고 DSLR 못지않은 품질의 카메라가 달렸다. 증강현실 같은 ‘쿨’한 기능도 지원한다. 사람들에게 이런 놀라운 성능과 기능의 스마트폰을 원하는지 묻는다면 “당연하지!”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스마트폰이 우리가 지금 일상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해 줄지 묻는다면 어떨까? 십중팔구 “에이, 그럴 일은 없지”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사실 스마트폰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필자가 아는 직장인 대부분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의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들이 계속 늘어나지만 이런 와중에도 더 많은 것을 성취하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악화시킨다. 즉 오히려 주의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스마트폰 위기’
하루하루 지날수록 스마트폰이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지고 있다. 바보로 만든다는 것은 사실 점잖은 표현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스마트폰 중독성이 커지고 있고 더 많은 주의산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무에 집중하기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과 모바일 소셜 앱, 웹 사이트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 스마트폰은 ‘유해한’ 중독성을 초래하며, 우리는 이런 중독성 때문에 일상을 낭비하고 있다. 기술이 우리의 마음(정신)을 강탈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같은 사이트는 ‘자유로운 의지’에 전쟁을 하려 한다. 최근 가디언(The Guardian)은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을 만든 저스틴 로젠스타인을 인터뷰했다. 여기서 그는 자신이 만든 ‘좋아요’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로젠스타인은 레딧(Reddit)이나 스냅챗(Snapchat)을 사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페이스북도 최소한만 사용한다. 새 아이폰을 사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페어런트 컨트롤(Parental Control) 기능으로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없도록 설정하는 것이다.

로젠스타인은 ‘정신적 상태’에서 새로운 기준이 되어가고 있는 트렌드 하나를 피하려 애를 쓰고 있다. 전문가들이 이른바 ‘CPA(Continuous Partial Attention, 지속해서 단편화된 주의력)’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는 “모든 사람이 일상적으로 CPA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정신적 상태’는 IQ와 생산성을 낮춘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을 때도 이런 ‘정신적 상태’가 나타난다.

지나친 주장일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놀라운 조사 결과가 있다. 바우처 클라우드(Voucher Cloud)의 지난해 자료를 보면, 사람들이 매일 생산적인 업무에 투자하는 시간은 평균 2시간 53분이었다. 반면 디스카우트(Dscout)의 또 다른 조사를 보면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매일 평균 2시간 25분씩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많이 사용하는 사람의 평균 사용 시간은 3시간 45분이었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동시에 업무 시간은 아마 감소할 것이다. ‘하찮은 일’이 ‘생산성 있는 일’을 대체하는 트렌드를 스마트폰이 부추기는 것이다. 물론 이런 추세의 이유 중 하나는 소셜 앱을 중심으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앱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앱을 언제든 쓸 수 있도록 하는 기기가 스마트폰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제 우리는 ‘스마트폰 위기’가 나타나는 메커니즘을 추론할 수 있다. 우리는 ‘주의(관심 또는 주목)의 경제’ 시대에 살고 있다. 기술 기업은 우리의 시간과 주의를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다윈 진화론 같은 생존 경쟁이다. 가장 중독성이 강하고, 가장 크게 주의를 전환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살아남아 시장을 지배한다.

페이스북 같은 회사는 매년 주주 설명회에서 자사 사이트와 앱 사용 시간이 늘어났다고 자랑한다. 페이스북의 경쟁사인 다른 소셜 사이트는 가능한 중독성을 높여 페이스북에 대항하려 애를 쓰고 있다. 마찬가지로 유튜브는 아주 많은 ‘관심(주목, 주의)’을 차지하고 있고, 유튜브 외 다른 비디오 사이트들은 유튜브의 관심 독점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소셜 사이트, 뉴스 사이트, 게임 앱, 음악 앱 등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오고, 중독성을 높이는 방법을 학습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증강현실, 혼합현실, 가상현실이 새로운 중독성 기술로 대기하고 있다. 이렇게 스마트폰과 앱은 더 빠른 속도로 더 중독성을 높여가고 더 큰 주의 분산을 초래하고 있다. 반면 사람들이 이런 중독과 주의 분산에 저항하는 능력은 제자리다. 구글에서 제품 매니저로 일했던 트리스탄 해리스는 “사람들이 본능을 통제하는 능력보다 기술이 본능을 탈취하는 능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이 우리의 마음(정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폰이 우리 일상에서 이른바 '우선시 되는 주의 집중 영역(Privileged Attentional Space)'을 점유하기 때문이다. 보통 누군가 우리의 이름을 부를 때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데, 이것과 비슷한 것이 스마트폰에서 작용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 일을 할 때의 집중력과, 동료와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화제에 올린 것을 들었을 때의 집중력이 비슷한 것이다. 어느 경우이든 집중하기 힘들다.

이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로젠스타인과 해리스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방해를 받은 직원은 비즈니스와 정책적 의사결정을 악화시키고, 생산성을 낮춘다. 해리스는 와이어드(Wired)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이 매일 20억 인구의 생각과 신념을 조정하고 있다. 심지어 종교나 정부보다 영향력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위기’에 맞서 해야 할 일
‘스마트폰 위기’는 식품과 관련된 건강 측면의 위기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해결책 또한 이와 유사하다. 산업혁명 시대에는 굶주리는 사람, 영양 결핍에 시달리는 사람, 부패하거나 안전하지 못한 음식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식품 관련 체계를 산업화했고, 오랜 기간 혜택을 누렸다. 그러나 산업화가 지나쳤다. 정크 푸드가 너무 저렴해졌고 편리해졌고, 여기에 중독됐다. 그러면서 ‘식단’이 건강의 위기를 불러왔다.

스마트폰도 유사하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좋았다. 문제를 해결했고, 우리의 일상을 개선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수많은 좋은 것들이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망가뜨리고 있음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식품산업은 더 건강한 식품을 제공하면서 식품에서 초래된 건강 관련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유사하게 스마트폰 산업도 방해와 중독이 덜한 스마트폰 솔루션을 제공, ‘스마트폰 위기’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기업도 직원에게 건강 및 중독과 관련해 인센티브, 피트니스 센터 회원권, 트레이닝을 제공하는 것처럼,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도움과 가이드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필자는 스마트폰을 회의 장소에 가져올 수 없도록 규제하는 정책이 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되기를 기대한다. 비즈니스 미팅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최근 실리콘 밸리에는 건강을 위한 단식이 유행하고 있다. 일부 유명 IT인이 8일 단식으로 건강에 큰 도움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필자는 스마트폰 ‘단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퍼질 것으로 예상한다. 일정 기간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을 없애고, 새 스마트폰을 사지 않는다. 대신 좋은 카메라, 저렴한 피처폰을 구매해 휴대한다.

셀룰러 데이터 통신 연결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수도 있다. 매일 단 몇 시간만 데이터 통신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미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는 또 다른 방법도 있다. 스마트폰 강박증을 초래하는 원인 중 하나를 없애는 것이다. 모든 소셜 네트워킹 계정을 없애는 것이다. 기업은 직원의 건강과 생산성을 위해 자발적인 스마트폰 ‘단식’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또 중독 및 중독 방지에 대한 교육과 코칭을 제공해야 한다.

이런 트렌드가 더 확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폰 관련 업체를 중심으로 실리콘밸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더 중독성 높은 제품을 만드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시절을 끝내야 한다. 스마트폰 중독과 이로 인한 주의 분산이 일상을 방해하고, 커리어를 망치고 있다. 기업이 도움을 주거나 혹은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소셜 계정을 없애고, 피해를 초래하는 제품을 없애야 한다.

실리콘 밸리에 충고한다. 속도와 피드, 카메라 모두 좋다. 그러나 이제는 사용자의 진짜 문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많은 사람이 실리콘 밸리 제품 사용을 중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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