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유연성 갖춘 인재"··· 업계 IT 리더들이 전하는 ‘비즈니스 중심 IT팀 구축법’
2024.09.04
Beth Stackpole | CIO
IT 리더들은 지금까지 비즈니스에도 영향력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 이들은 채용, 협업, 교육에 대한 새로운 전략으로 IT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 듀크헬스(Duke Health)는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IT 직원을 충원하기 위해 기술 역량과 중요 시스템에 사전 경험을 갖춘 지원자를 찾았다. 하지만 지금 이곳의 최고 IT 인력들은 서로 다른 경력 배경을 갖고 있다. 기술 역량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IT 부서의 많은 인력이 다양한 기능 영역 출신이다. 의료와 비즈니스가 만나는 지점을 향한 열정이 이들을 한데 묶고 있다.
1,000여 명으로 구성된 듀크헬스의 IT 및 기술 그룹은 지난 몇 년간 “함께 건강을 발전시킨다”라는 사명을 지원하기 위해 조직화, 채용, 업스킬링 및 문화를 보다 비즈니스 중심적으로 조정해 왔다. 이런 변화는 IT 직원들이 기술 역량을 발휘하는 동시에 환자 치료와 의료팀 지원이라는 비즈니스에도 기여할 책임이 있다는 의미였다.
듀크헬스의 CoS 겸 최고 운영 책임자인 댄 브루노는 “IT 직원들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업무가 기술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를 제공하는 의사, 임상의, 간호사에게 영향을 미치고 도움을 주는 일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서비스 데스크에서 일하든, 네트워크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일을 하든, 연구 프로젝트를 위한 스토리지를 제공하든, 직원이 달성해야 하는 일은 환자와 그 가족을 돌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략과 기술이 비즈니스 기능과 운영 모델의 핵심인 상황에서 IT 조직은 직원들에게 비즈니스 중심 사고를 더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T 리더들에게는 한동안 비즈니스 통찰력과 비기술적인 측면이 중요한 역량으로 간주돼 왔는데, 이제 이런 사고방식을 IT 조직 전체에 도입해 비즈니스와 IT의 기본적인 연계를 넘어 기업의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지원하고 혁신 채널링에 집중하는 협업 조직을 만들려는 의지가 커지고 있다.
애보트연구소의 비즈니스 및 기술 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이자 CIO인 사비나 유잉은 “IT는 더 이상 뒤에서 장비를 다루는 그룹이 아니다. IT 인력이 비즈니스를 폭넓게 이해하고, 운영 방식을 파악하고, 기술 전문 지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는 점은 매우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산업별로 차이는 있지만, 비즈니스 중심적으로 변화하려는 IT 조직은 서로 비슷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다양한 인재 풀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조직 구조를 재구성해 IT와 비즈니스의 상호 교류를 장려하는 전략이다. 동시에 기술 교육과 직무 내재화, 멘토링, 몰입형 순환 근무 등을 통해 소프트스킬 및 비즈니스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CIO가 비즈니스 중심 IT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4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IT 조직 구조의 재구상
IT를 비즈니스와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사일로를 허물고 기존 기술 조직과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기능 사이에 다리를 구축하는 것이다. 일부 IT 조직은 이커머스, 제조, 인사, 공급망 운영 등 특정 영역에 맞는 비즈니스 담당 IT 역할을 만들고 있다. 또한 IT 직원을 다양한 비즈니스 부서에 배치하는 순환 근무를 장려하거나, 일선 직원을 IT 부서에 배치해 보다 긴밀한 협업을 도모하고 핵심 목표, 문제점 및 가능한 혁신 영역에 대해 소통하는 기업도 있다.
서비스나우(ServiceNow)에서는 신입 IT 직원이 실제 업무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기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HR, 재무, 영업 및 기타 부서에서 시간을 보내기를 권장하고 있다. 서비스나우의 최고 고객 책임자인 크리스 베디는 비공식적인 순환 근무가 비즈니스와 IT 간의 긴밀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베디는 “한 예로,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던 직원이 1년 동안 IT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IT팀에 마케팅 감각을 불어넣은 적이 있다. 이후 직원이 마케팅 부서로 돌아갔을 때 두 그룹은 더 긴밀한 연계가 가능해졌다. 조직에서 이런 경험을 적절히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듀크헬스의 경우 부서 간 경계를 허무는 공식적인 조율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듀크헬스 IT 조직은 직원이 다른 부서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드는 대신, 일선 직원을 IT팀에 합류시키는 것이 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기술에 어느 정도 이해도가 있는 의사, 간호사, 임상의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예산을 배정해 업무 시간의 일부를 IT 업무에 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IT가 환자 치료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동시에 비즈니스 요구 사항을 자세히 공유하는 데 있다.
비즈니스 전문가를 IT 부서에 투입하는 것과 IT 직원이 비즈니스에 시간을 할애하도록 하는 일은 고객의 요구 사항을 수집하고 구체적인 과제를 파악하는 데도 유용하다. 브루노는 “이렇게 하면 고객의 요구 사항을 해석하기 위해 누군가를 파견하는 대신 전체 부서를 대표해 고객의 의견을 들을 수 있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빠르게 알려줄 수 있다. IT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IT 배경 지식이 있는 의사에게만 보이는 기회까지 모두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채용 전략 및 인재 풀 확장
클라우드 아키텍처나 사이버 보안과 같은 고도의 기술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는 여전히 선호되지만, 듀크헬스나 서비스나우 같은 IT 조직에서도 기존과는 매우 다른 유형의 인재를 찾고 있다. 동물 건강 관리 기업 조티스(Zoetis)는 기술 및 디지털 인재를 찾을 때 범위를 더 넓히고 있으며, 협력적이고 변화를 만드는 데 열정적이며 변화에 잘 적응하는 인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CIO인 키스 사보는 지원자가 기술 응용 방법에 대해서도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보는 “비즈니스와 동물 건강에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열정을 바탕으로 조티스의 목적과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인재를 유치하고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술적 이해와 비즈니스 니즈를 통합해 중요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재를 소중히 여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유형의 지원자를 확보하기 위해 조티스는 일반적인 기술 중심의 채용 과정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기도 하지만, 거기에서 그치진 않는다. 다양한 업계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폭넓은 검색을 실시한다. 동물 및 인체 건강 분야를 넘어 소비재(CPG) 같은 인접 산업, 고객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는 분야에서 후보자를 확보하고 있다. 사보는 “이를 통해 더 많은 자유를 얻고 혁신을 촉진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베디는 서비스나우 IT 조직의 비즈니스 지향점을 반영하고자 일부 IT 직무 기술서를 수정하고 면접 패널과 토론 절차를 재구성해 면접 지원자가 HR이나 재무 같은 전문 영역의 업무를 얼마나 잘 알고있는지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베디는 “뛰어난 기술 설계자와 프로그래머를 없애는 전략이 아니다. 특정 분야 전문가가 차지하는 비율에 변화를 주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영업 프로세스를 담당하는 영업 운영 조직의 직원을 제품 및 기술 팀에 배치하고 있다. 조직에 무엇이 적합한지 파악해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역량 확장을 위한 교육 및 훈련
일반 IT 구성원을 비즈니스 지향에 맞게 조정하려면 리더가 분위기를 조성하고 공식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으로 변화를 조율해야 한다.
네트워킹 및 보안 기술 기업 F5의 CIO 이벳 스미스는 기술 및 비즈니스 역량 측면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파악하기 위해 기술 평가 프로세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역량만큼이나 비즈니스 역량에 중점을 뒀고, 비즈니스와의 연계성을 다루는 매우 철저한 학습 계획을 수립했다”라고 설명했다.
F5의 핵심 업스킬링 과제는 직원들이 주요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기술 고려 사항을 실제 비즈니스 가치로 전환하는 방법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스미스는 “사람들이 어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때 실제로는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하지만 IT의 기술적 역량으로 평가받던 오랜 역사의 흐름을 비즈니스 역량을 통해 평가받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 서비스 기업 에드워드존스 인베스트먼트(Edward Jones Investment)는 내부 교육 플랫폼을 구성해 IT 직원이 재무 계획 및 포트폴리오 리스크의 구조를 다루는 자료와 마찬가지로 AI 또는 사이버 보안에 관한 기술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에드워드존스의 기술 책임자인 케빈 애덤스는 애자일 방법론, 제품 관리, 고객 경험과 같은 주제에 대한 역할 기반 경로를 제공하는 학습 플랫폼이 있다고 설명하며, 기술 리더는 금융 업계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권장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기술 인력을 재무 고문과 함께 현장에 투입해 비즈니스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구조도 기술 개발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애덤스는 “실제 업무와 비즈니스 성과를 연결하는 응집력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라고 언급했다.
보상과 인정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업무 성과에 대한 인정은 직원의 행복과 참여도 유지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일부 IT 조직은 일반적인 성과 지표 외에도 검토 프로세스에 비즈니별 기준을 추가하고 비즈니스 목표를 구체적으로 달성한 이니셔티브에 보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있다.
가령 조티스에서는 모든 보상이나 표창이 고객에게 미치는 중요성과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결정된다. 사보는 “직원이 표창을 받는 이유는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성공적으로 업그레이드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 특정 활동이 이전에 없던 지역의 새로운 반려동물 소유자나 축산업자에게 도달했기 때문이다. 간단하지만 매우 다르다. 그것이 사람들이 연결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도 이와 비슷한 철학을 갖고 있다. 시스템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가동하는 IT 담당자의 엔지니어링 능력도 중요하지만, 이런 노력이 더 나은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 방식에 대한 직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연준의 CIO인 가다 이잠은 “직원들이 왜, 그리고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들이 주말 동안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작업과 그 결과로서 시스템이 다음 날 4조 달러를 처리할 수 있게 되는 역량을 서로 연결한다”라고 설명했다.
밀착형 커뮤니케이션과 참여 캠페인도 기술 프로젝트를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잠은 팀이 협력해 과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담은 뉴스레터와 매년 연준의 비즈니스 전략을 한 페이지로 요약한 SOAP(Strategy on a Page)가 우선순위, 이니셔티브 및 성과를 강조하는 데 유용하다고 언급했다.
이런 이니셔티브는 기술 조직에 비즈니스 중심 사고방식을 불어넣는 동시에 IT 직원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에서 CIO의 역할 확대와 마찬가지로, 비즈니스에 정통한 IT 전문가는 새로운 책임과 이전과 다른 커리어 경로를 통해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애보트연구소의 유잉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발맞춰 비즈니스를 더 많이 배울수록 유연성은 늘어난다. 결국 성공은 비즈니스 대화에 기술 전문 지식을 접목해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능력에서 비롯된다”라고 덧붙였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