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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IT 관계사의 새로운 발상 · · · 신성이넥스 강승완 상무를 만나다

2024.09.02 Brian Cheon  |  CIO KR
디지털 비즈니스로의 진화와 함께 위상이 달라진 기업군이 있다면 이른바 ‘IT 자회사’, ‘IT 관계사’라는 범주다. 수십 년 전 IT 자회사들이 출범하던 시절만 해도 ‘XX 정보통신, ‘XX 시스템’, ‘XX 서비스’ 등과 같은 이름에서 드러나듯 후방 서비스 조직으로서의 ‘조연’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클라우드, 빅데이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AI와 같은 주요 트렌드의 부상 및 대세화와 함께 기대치와 역할이 달라졌다. 이제는 전체 그룹의 비즈니스를 끌어나가는 주인공으로서의 면면을 갖췄거나 추구하는 IT 자회사가 적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룹 내 IT 지원보다 대외 사업에서 더 큰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IT 자회사라는 표현이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이들이다.

실제로 이제는 독자적인 대외 사업을 추구하지 않는 IT 자회사가 드물 정도다. 그리고 이들 각각이 내세우는 독자 사업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컨설팅, 아웃소싱 등과 같이 비교적 공통적으로 표방하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업종 고유의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IT 솔루션 리셀링, 독자 서비스 상품 개발 등과 같이 업종 및 기업 고유의 비즈니스와 맞물린 분야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AI, 블록체인, 양자 컴퓨팅, 메타버스 등의 전문 영역을 내세우는 경우도 있으며 스타트업 투자 등과 같은 금융 영역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지난 5월 신성씨에스에서 사명을 바꾼 신성이넥스는 공조시스템, 반도체 클린룸, 재생 에너지 분야의 전문 기업인 신성이엔지의 IT 관계사인 동시에 독자적인 CS 및 IT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다. 올해 4월에는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에 더해 독자적 기술을 대거 적용한 그린 데이터센터 ‘담’(潭) 구축을 완료하고 이에 기반한 남다른 비즈니스 행보를 펼치고 있다. 신성이넥스 IT 사업부를 이끌면서 신성이엔지그룹 CIO를 겸직하고 있는 강승완 상무를 과천 어반허브 신성이넥스 사옥에서 만났다. 
 
ⓒFoundry. 강승완 상무는 신성이넥스 IT 사업부를 이끌면서 신성이엔지그룹 CIO도 맡고 있다.

신성이넥스의 그린 데이터센터 ‘담’
어반허브 지식산업센터 한 켠에 자리한 그린 데이터센터 ‘담’은 HPE의 최신 심플리비티 380 HCI 어플라이언스로 랙을 채운 첨단 시설이다. 과천 신성이엔지 사옥에 구축된 재해복구 시스템과 연계되어 있으며 2시간 40분의 정전에 대응하는 슈나이더 일렉트릭 UPS 시스템도 갖췄다. 화재 시에는 진압용 기체를 발생시켜 산소를 희석하는 방식의 소화 시설이 작동한다. 이 밖에 별도의 방수 처리, 케이블 상향 처리, 신성이엔지의 항온항습기를 이용하는 하단에 콜드 아일을 구성한 냉각 구조 등 여타 데이터센터에서는 보기 힘든 새로운 설계가 대거 적용됐다. 

한편 신성이엔지 솔루션과의 조합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의 반도체 공정용 공기청정 기술을 다수 사용한다. 천장에 설치하는 조명겸용 공기청정기인 ‘퓨어루미’, 출입 방역 스마트 에어 샤워링 시스템인 ‘퓨어게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듯 그린 데이터센터 담은 한마디로 내부 장비면에서나 전체 설계 및 시설면에서나 어지간한 IT 서비스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강승완 상무는 전기 요금을 예로 들어 기존 시설보다 55% 절감됐다고 귀띔했다. 모든 것이 클라우드를 향하고 있는 오늘날, 신성이넥스가 이렇듯 차별화된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한 이유를 물어봤다.

“최근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사태로 인해 MS 애저 서비스를 이용하는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퍼블릭 클라우드가 각종 장점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에만 의존하는 태도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염두에 뒀습니다. 퍼블릭 클라우드도 이용할 부분은 이용하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함께 구축하는 전략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가격입니다.”

강승완 상무는 실제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해 보면, 특히 각 기업에 맞는 구성으로 이용하려면 비용이 굉장히 높아지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성이엔지나 신성이넥스는 B2B 중심의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데, 이는 컴퓨팅 부하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의미이며,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 운영이 훨씬 저렴하고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울러 그린 데이터센터 담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현재 주 고객사 신성이엔지와 시너스텍, 신성이넥스의 CS 사업을 비롯한 여타 내부 활용을 위한 리소스가 60% 정도입니다. 나머지 40%는 IDC를 보유하지 않은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상면을 직접 판매할 예정입니다. 현재 몇몇 기업과 조율 중이며, 한 고객과는 계약까지 체결한 상태입니다.”

강승완 상무가 지목한 신성이넥스 데이터센터 사업의 강점은 ‘가격’과 ‘안정성’, ‘대응 서비스’다. 

“첫째는 가격입니다. 퍼블릭 클라우드와 비교해도 저렴하고 타사의 상면 상품과 비교해도 월등히 저렴합니다. 30% 이상 낮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밀착 관리와 안정성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나 여타 데이터센터 임대 서비스를 이용한 기업 관계자분들을 실감하시겠지만 이슈 발생 시 대응 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서버와 네트워크, 여타 분야가 분절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24시간 모바일 대응과 더불어 모든 영역에 대해 종합적으로 대응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 이용 시 크게 실감할 영역이라고 자신합니다.”

HPE와의 파트너십
ⓒFoundry.
앞서 언급된 것처럼 그린 데이터센터 ‘담’에는 HPE 심플리비티 380 HCI 어플라이언스가 빼곡히 구성돼 있다. 2021년 12월부터 추진한 HCI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결과다. 강승완 상무는 HCI 선택에 대해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위한 시도였다며, 결과적으로 장애 포인트 감소, 데이터 백업 비용 감소, 복구 속도 개선 등의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HCI로 방향을 설정한 후 3종의 어플라이언스를 벤치마크했습니다. 글로벌 벤더 3사의 제품을 평가한 결과 HPE가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측면에서 가장 탁월했습니다. 서버 하드웨어 완성도가 달랐고 백업 스토어 원스의 속도와 편의성은 특히 두드러졌습니다. 내년에는 HPE의 젤토(Zerto) 재해 복구 솔루션도 도입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내부 무선 네트워크도 벤치마크를 하다보니 HPE 아루바의 솔루션이 선택됐습니다. 부드러운 핸드오버가 무척 부드러웠던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강승완 상무는 HPE라는 벤더로 집중하는 데 따른 강점이 현재로서는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규모의 경제를 이룩함에 따른 비용적, 관리적 강점이 있었고 점차 협업 관계가 긴밀해지짐에 따라 대응 또한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VM웨어처럼 인수 이후 가격이 대폭 오른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서로 파트너로서 존중하는 한 벤더 집중에 따른 효과가 크다고 봅니다. 신성이넥스 또한 백업 설정 및 복구 작업에서 이를 실감했습니다. HPE에서 전격적으로 지원 인력을 투입해 줘서 일주일 이상 걸릴 작업이 이틀 만에 마무리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계약에 의해서만 되는 일이 아닌 듯 합니다.”
 
ⓒFoundry. 강승완 상무가 신성이넥스의 그린 데이터센터 ‘담’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가 대외 사업 원년, 신성이넥스의 주요 IT 비즈니스 3가지
신성이넥스는 올해 사명을 변경하고 과천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대외 사업 원년으로 선포한 상태다. 차근차근 준비한 여러 대외 사업을 올해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선 데이터센터 비즈니스도 물론 그 중 하나다.

“그린 IDC 사업을 포함해 크게 3가지 범주의 사업이 있습니다. 지난 10년 간의 지식을 집약해 패키지화한 ERP와 SRM가 있습니다. 2,000억~3,000억 매출 규모의 수주 산업 기업에 맞춰진 자체 개발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는 파트너 솔루션입니다. 내부 테스트를 통해 여러 글로벌 벤더의 솔루션 발굴했습니다. 올해에만 7개 기업과 MOU를 체결한 상태입니다. 비용을 크게 줄이고 편의성을 높인 SAP의 SSO 솔루션, 랜섬웨어로부터 자유롭게 해준 센티넬원(SentinelOne) EDR, 거의 동일한 UI를 갖췄으면서도 가격이 1/4에 불과한 대안 캐드인 프로지캐드(progeCAD) 등이 대표적입니다.”

강승완 상무는 나아가 그 이상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성이엔지의 경우 공조 분야 및 반도체 및 배터리 제조 분야를 겨냥한 클린 환경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다가 최근 IDC 분야로 새롭게 진출하고 있는 상태다. 이미 아태 지역의 IDC 구축 프로젝트를 타진하고 있다. 

“우리의 데이터센터가 샘플 사례로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신성이엔지 기술이 신성이넥스의 차별화에 기여하고 신성이넥스가 신성이엔지의 비즈니스에 기여하는 겁니다.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셈입니다. 개인적으로 27년 동안 IT 관련 업무를 담당해 오면서 IT 기술로 한국의 전통 기업을 한 단계 점프업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 왔던 것 같습니다. 현재 신성 그룹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강승완 상무는 CIO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조언으로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려는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주어진 업무를 그저 해내는 수준을 넘어서 기업의 비전, 사명을 이루는데 한몫 하려는 자세가 궁극적으로 남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설명이었다. 어쩌면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을 추구해야 한다는 그의 언급은, IT 관계사들이 지향해야 하는 바와 맞닿아 있을 수 있겠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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