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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경제 / 인문학|교양

최형광 칼럼 | 누가 ‘우리’인가?

2024.06.24 최형광  |  CIO KR
질문1) A사의 창업자이며 CEO는 외국인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 있으며 대주주는 외국인이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며,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A사는 우리인가?

질문2) B사는 외국에 합작회사를 설립하여 외국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한다. 합작 지분은 우리가 더 많이 갖고 있으나 이사회의 절반 이상은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B사는 우리인가?

질문3) C사는 국내에 본사가 있다. 그러나 외국의 여러 현지 공장에서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며 재투자하고 있다. C사의 주주는 외국인이 절반 이상이다. C사는 우리인가?

새로운 변화
국산 제품이 아닌 해외 제품을 직구하는 소비자는 행동은 잘못된 것일까? 같은 기능의 보다 저렴한 외국산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 패턴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자국 산업의 보호를 위해 타국의 제품 구매에 관세를 부과하는 정부는 어떤가? 기업의 영속성과 주주를 위해 타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기업은 어떤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국의 글로벌 선도 대기업에게, 국내에 투자하는 글로벌 첨단 기업에게 대규모 지원금과 세제 혜택을 주는 정책은 나쁜 것인가?

세계 경제의 글로벌 분업이 디리스킹(위험완화) 시대로 접어들며 하나의 가치관으로 판단할 수 없는 다각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디지털은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인프라 기술이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본질은 파편화다. 모든 것을 0과 1로 나누어 구현한다. 디지털은 파편화하여 통합한다. 일상과 개인도 파편화된다. 그 모습이 핵개인화다. 파편화된 디지털 시대의 개인, 기업 그리고 국가에게 위험완화가 우선 순위로 부상한다.

기업의 변화
기업은 주주의 이익과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한다. 각국의 대표적 기업들이 높은 가치로 평가 받기 위해 자국의 증권시장이 아닌 미국 증시로 향하고 있다. 미국 증시 시가총액(시총)의 약 40%가 해외기업의 상장이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 회사인 ARM은 미국에 상장했고 현재 시총은 약 230조에 달한다. 네이버 웹툰은 나스닥 상장 예정으로 상장 후 3조 7,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쿠팡은 2021년 미국 상장 당시 시가총액 100조에 달했고 현재 50조에 머물러 있지만 국내 순위로 보면 4위에 해당한다. [그림1]은 우리기업의 판단과 여러 기준을 예시하고 있다.


[그림1] 우리기업의 판단과 기준들

큰 증권시장은 자본을 조달하기 쉽고 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가치 평가에도 관대한 편이다. 단기적인 이익 보다는 성장을 기반한 시장지배력을 평가한다고 볼 수 있다. 적자가 지속되어도 성장성이 있다면 높게 평가 받는다. 물론 상장에 관련한 관리비용은 높다.

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해당 국가의 법과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해당 국가의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게 된다. 물론 실질적 비즈니스를 하는 국내에서도 법과 규제를 준수하고 우리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는 다면성을 내포한다. “우리”에 대한 정의는 국적과 경제적 기여, 사회적 기여 등 여러 관점에 따라 달라지며 과거의 시점과 현재의 시점에서도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글로벌과 우리
타국의 근로자들이 국내 산업 단지와 여러 산지에서 육체적 노동 환경에 투입되고 있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5~10년을 보내기도 한다. 때로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도 한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50만명이며 취업 자격을 가진 근로자는 약 52만명이다. 월급의 대부분은 자국의 가족에게 송금된다. 우리 사회와 산업 저변의 한 축은 그들의 참여로 돌아가고 있다.

우리의 산업은 수출과 무역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경제가 글로벌화 되면서 선진국형 비즈니스의 형태가 더 많아지고 있다. 수출중심 무역 국가이기에 최종 소비자를 위한 원활한 공급과 물류 비용 절감을 위한 현지 공장이 건설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해외 생산기지 13곳에서 약 368만대를 생산했고 국내 생산량은 조금 더 적은 355만대 이상이었다. 삼성은 전세계 스마트폰 공급량의 50%를 베트남에서 생산하며 베트남 수출의 20%를 담당한다. 라인은 일본 시장점유율 70%로 약 8,600만 명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앱이며 대만과 태국과 동남아에서 1위를 달린다. [그림2]는 세계 증권거래소 순위를 보여준다.


[그림2] 글로벌 증권거래소 순위. https://www.visualcapitalist.com/largest-stock-exchanges-in-the-world

국내 고용기준 삼성은 약 28만명, 현대차는 20만명, LG는 15만 5,000명, SK는 11만 5,000명, 롯데는 8만 6,000명이고 쿠팡이 8만 5,000명 정도다. 국내 고용 6위에 해당한다. 쿠팡은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 있고 법적으로 미국 기업이다. 그러나 국내 영업으로 고용을 창출하며 사회적 기여를 한다. 국내 주요 4대 은행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62.7% 다. KB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76.8% 다. 그렇다면 KB는 국민은행이 아닌 것일까?

열린사회, 누가 우리인가?
열린사회를 리딩하는 인터넷의 경우는 어떤가? 당신은 네이버 포털을 이용하는가? 아니면 구글을 이용하는가? 포털 이용은 무료지만 우리의 검색은 데이터로 쌓이고 그 데이터를 근간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는 시작된다. 네이버 사용하면 데이터가 국내에 남겠지만, 구글을 사용하면 해외로 나가게 된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사업으로 국가에 기여하는 ‘사업보국’이 있었다면, 지금의 많은 기업의 사훈은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아가고 있다. 글로벌화를 추구하는 기업은 특히 그렇다. 기업은 글로벌화 된 사회에서 ‘고객과 주주에 충실하는 것’이 합목적 타당성을 갖는다. 

자본과 노동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시대는 지났다.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노동의 이동이 자유로운 시대다. 기업은 고객을 위한 영업을 영위하지만 국가의 통제를 받는다. 국가는 안보와 국내의 경제활동, 이익 창출에 관심이 높다. 변화와 유동적 환경에서 우리에게 그리고 개인에게 도움 주는 그 누군가가 우리다.

* 최형광 교수(hk.choi@ssu.ac.kr)는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AI·SW융합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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