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의 AI 칩 제조 장비를 통제하기 위해 일본 및 네덜란드를 압박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협상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애널리스트 및 다른 중국 기술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은 다시 한번 중국의 집 제조 산업에 제재를 가하려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 결과가 향후 몇 년 간의 반도체 산업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9일 미국 상부무 앨런 에스테베즈 차관이 중국의 군 현대화를 지원하는 칩 제조 장비의 수출을 차단하고자 미국, 일본, 네덜란드 간 2023년 협정을 확대하려는 목표로 순방할 예정이라고 보도하며 최근 미국의 외교적 노력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 기술 전략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또한 성과가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하지만 중국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 생산이 단기적으로라도 지연이 되면 미국 기업들은 숨통을 틔울 가능성이 높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협상은 까다로운 상황이다. 미국 협상가들은 막대한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칩 제조 장비 및 재료의 중국 판매를 중단하도록 주요 정부 및 산업계 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리소그래피 시스템이 열쇠
IDC의 반도체 분야 총괄 그룹 부사장인 마리오 모랄레스는 반도체와 관련한 일본의 강점이 다양한 재료와 부품인 반면, 네덜란드의 전문 분야는 실리콘 웨이퍼에서 반도체 설계를 각인하는 데 사용되는 기계인 리소그래피 시스템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리소그래피는 오늘날 가장 진보된 실리콘을 만드는 원동력이다. 중요한 시장 부문이기 때문에 속도가 확실히 느리더라도 중국은 절대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모랄레스는 여기에 막대한 금액이 걸려 있기 때문에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텔 비즈니스의 약 25%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AMD, 엔비디아, 퀄컴도 중국 판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미국 협상단이 성공하면 중국의 보복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모랄레스는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주장이 ‘장기적인 상황’을 언급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위의 기업들은 모두 중국이 자국 제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더 이상 일본과 네덜란드의 자재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기까지 몇 년이 걸릴 것(모랄레스는 5~7년으로 예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이들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
이 주장은 지금 미국과 협력하지 않으면 중국이 더 이상 이들 기업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미국의 지원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대로 미국 기업이 일본과 네덜란드의 지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만약 협력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일본과 네덜란드로부터의 구매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미국 기업이 꼭 필요한 수준보다 더 많이 중국에서 구매하기를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모랄레스는 현재 중국의 반도체 투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분야로 자동차, 스마트폰, 자체 AI 운영을 꼽았다. 모랄레스는 “이들 분야는 모두 중요한 시장 부문이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더라도 중국은 절대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런 이니셔티브의 대부분은 실패할 수 있겠지만, 단기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카랩 라이징(Scarab Rising)의 대표이자 지정학 분석가 겸 국가 안보 변호사인 이리나 츠커만은 이번 회담으로 인해 일부 반도체 부품 및 장비 제조업체의 상황이 매우 어색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기적 이익 또는 장기적 관계
츠커만은 “이런 제한을 둘러싼 혼란은 기업들이 그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높은 가격으로 중국에 장비를 판매할지, 아니면 부정적 인센티브가 더 광범위하게 도입되기 전에 미국의 편에 서서 추가 제한에 자발적으로 협조하고 투자를 얻을 가능성을 모색할지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미국의 노력이 단기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츠커만은 “지금까지 중국은 미국의 약한 수출입 통제와 규제 속에서 금지된 장비 유형의 허점을 이용해 칩 생산을 계속 발전시켰다. 네덜란드와 일본은 HBM 개발을 위한 최첨단 장비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제한이 강화되면 중국은 AI 칩에 대한 전반적인 금지 조치를 우회하는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츠커만은 중국이 여러 미국 기관의 비효율적인 단속을 이용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 관리들도 내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중국이 이런 허점을 이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때때로 통제를 조직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려는 수출입 통제 기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은 자국의 수출입 통제를 살펴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보복 조치
보복 가능성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는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 츠커만은 “미국과 동맹국들은 반도체 개발에 사용되는 희토류 광물 및 기타 원자재에 대해 중국이 추가 제한을 가해 발전을 막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더 중요하게는 칩이 다른 여러 국가에서도 공급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중국에 집중하는 전략이 문제될 수 있다고 츠커만은 지적했다. 그녀는 “중국이 장비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네덜란드와 일본과만 협력하는 것은 분명 불충분하다. 중국은 미국, 일본, 네덜란드가 공동 참여해 생산한 장비를 판매하려는 국가들의 느슨한 수출입 통제에서 이익을 얻었으며, 그 결과 거의 동일한 성과를 올렸다. 연합은 회색 지대를 차단하기 위해 협력하고 장비를 판매하려는 국가에 2차 제재를 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츠커만은 또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설립하고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연합으로 확대된 브릭스(BRICS)를 언급하며, “현재 칩 제조 장비 생산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이 이끌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이 자체 역량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다.
츠커만은 최근 미국이 인도와 협상하려는 노력은 좋은 시도일 수 있다면서 “인도는 다른 여러 면에서 확장된 브릭스 회원국의 칩 생산에 여전히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제한이 지역 반도체 허브를 시작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중국에 장비를 제공하는 대가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회원국에게는 확실히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법무부의 중국과의 법 집행 합동 연락 그룹(JLG) 대표 중 한 명인 언스트앤영(Ernst & Young)의 관리 파트너 브라이언 레빈은 중국의 칩 제조 노력이 조금이라도 지연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유용할 수 있다고 봤다.
마이크로칩을 통한 전쟁
레빈은 “오늘날 전쟁은 총이 아니라 마이크로칩으로 벌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칩 전쟁이 승패를 좌우한다. 행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국제적인 협력 수준 등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일에 제한을 가하려는 미국의 위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레빈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이 기술의 대부분은 미국과 다른 나라에서 훔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이 제한을 가하려는 시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에겐 공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프라이트라이트 글로벌 로지스틱스(Freight Right Global Logistics)의 CEO인 로버트 카차트리안도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재가 단기적으로 중국의 발전 속도를 늦출 수는 있겠지만, 중국의 발전을 완전히 멈추게 할 만큼 충분한지는 불확실하다. 중국은 자급자족을 목표로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중국이 전 세계 반도체 소비의 24%를 차지하기 때문에 AI 칩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면 전 세계 공급망과 상거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제한은 전 세계의 생산과 유통을 둔화시키고 각국이 대체 공급업체는 찾아야 하는 등 무역 역학 관계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