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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돈 버는’ 데이터 조직을 만들다··· 김상우 쏘카 데이터비즈니스 본부장

2024.05.21 이지현  |  CIO KR
데이터 분석으로 통찰력을 얻고 매출을 높이는 일. 많은 기업이 원하는 바이다. 하지만 데이터 프로젝트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내부 혹은 외부적인 이유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일조차 버거워하는 조직도 있다. 혹시 우리 회사가 그런 상황인가? 너무 낙담하지 말자. 데이터 프로젝트의 성공률은 20%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전 세계 수많은 기업이 겪고 있는 문제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데이터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내는 일이 아예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다. 쏘카를 보면 그렇다. 쏘카는 2023년 실적발표에서 데이터 및 AI 기반 프로젝트를 통해 운영비를 낮춰 창업 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흥미롭게도 쏘카의 데이터비즈니스본부를 이끄는 김상우 본부장이 과거 창업한 기업에서도 데이터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흑자 전환이 이뤄졌다. 우연으로 얻은 결과는 아닌 셈이다. 많은 기업이 시도하지만 실패하는 ‘돈 버는 데이터 조직’을 2번씩이나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김상우 본부장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상우 쏘카 데이터비즈니스본부 본부장
김상우 쏘카 데이터비즈니스 본부장 ⓒ 쏘카

‘비즈니스’에 방점을 둔 쏘카의 데이터 프로젝트
쏘카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기업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성공 요인에 왠지 ‘스타트업 DNA’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흔히 말하는 ‘기업 문화가 수평적이라서’ 혹은 ‘새로운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어서’ 같은 요인 말이다. 하지만 의의로 ‘도전’, ‘실험’, ‘수평’ 등으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스타트업 DNA가 이들 성공에서 핵심은 아니다.

핵심은 조직명에 담겨 있듯이 ‘비즈니스’다. 쏘카의 데이터비즈니스본부는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해결책’을 주는 프로젝트를 최우선으로 작업하면서 성과를 만들었다. 비즈니스에 조금이라도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가 있다면 관련 프로젝트는 보류됐다.
    
같은 이유로 비즈니스에 1퍼센트라도 긍정적 영향을 주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해당 프로젝트는 곧장 착수된다. 그런 프로젝트 20개가 모이면 전체 사업에 큰 변화를 만든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쏘카에선 수많은 데이터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김상우 본부장이 합류한 뒤 쏘카에서 진행한 데이터 프로젝트는 500여 개. 2024년에만 100여 개가 수행되고 있다. 프로젝트 수행 기간은 짧은 경우 1~2개월, 긴 경우는 1년 정도다.

구체적으로 쏘카 내부에서 화제를 모았던 ‘상품 구성 변경’이라는 프로젝트를 보자. 쏘카는 2018년~2019년 ‘초단기 렌터카’라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10분 단위로 예약하는 공유 차량’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짧은 시간만 차를 빌리려는 수요를 공략한 것이다. 외부 홍보 및 광고 메시지도 ‘초단기 렌터카’라는 단어에 집중됐다.

문제는 초단기 렌터카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적자 폭이 늘어났다는 부분이다. 가령 30분을 예약하려는 사용자와 2시간을 예약하려는 사용자가 있을 때, 실제 비용은 후자가 더 많이 지불한다. 그럼에도 비슷한 시간에 30분 이용자가 먼저 차를 빌려버리면 2시간을 예약하려던 사용자는 차를 포기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수익이 줄어든다.

김상우 본부장은 “초단기 렌터카라는 개념은 당시 쏘카의 핵심 강점이었고, 내부 전문가가 오래 고민해서 내놓은 서비스인 만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라며 “임시로 ‘수익이 문제면 10분 단위로 짧게 예약하는 사용자의 요금을 올리자’라는 대안이 나왔고, 실제로 이용 요금을 올리면서 수익성을 개선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상우 본부장은 하루나 이틀 단위로 차를 빌리는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데이터에 주목했다. 또한 하루 이상 차를 빌리는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30분 이하 단기 사용자 여려 명을 확보하는 것보다 수익적으로 더 유리함을 단계적으로 실험하면서 입증했다. 단기 이용자의 요금을 올리기보단 차라리 장기 이용자에게 할인 쿠폰을 주면서 그 수를 늘리는 것이 수익성 개선에 더 좋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후 쏘카는 아예 마케팅 메시지를 바꿨다. ‘여행은 쏘카다’ 같이 여행이나 출장 목적으로 길게 차량을 빌리려는 사용자를 적극 공략했다. 여전히 짧게 차를 대여하는 사용자도 존재하지만 회사가 집중하고자 하는 방향을 데이터 기반으로 바꾼 셈이다.

AI 세차 프로젝트도 인상적이다. 2024년 기준 쏘카의 회원 수는 966만 명, 운영하는 차량 수는 2만 3,000대다. 많은 사람이 같은 차를 쓰는 상황이니 쏘카는 관리 차원에서 차 한 대당 1주일에 4번 세차를 진행했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일요일 주기에 맞춰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식이었다. 단 이런 구조 속에서 운이 나쁜 고객은 세차가 이뤄지지 않은 요일에 더러운 차를 이용해야 했다. 쏘카 입장에서는 세차에 엄청난 돈을 투자함에도 세차 관련 고객만족도는 낮아지는 문제를 마주했다. 사실 가장 좋은 세차 시점은 차가 더러워진 직후다. 깨끗한 차량인데 날짜에 맞춰 무작정 세차한다면 그것 역시 비용 낭비다.
 
AI 세차 기술 개발 과정
AI 세차 기술 개발 과정 ⓒ 쏘카 테크블로그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비지니스본부는 고객이 찍은 쏘카 차량 10만 장을 활용해 차의 오염도 수준을 판별하는 AI 기술을 만들었다. 보통 렌터카를 이용하면 차량 반납 시 이상이 없다는 증거로 사용자가 외부 사진을 찍어 보내는데, 이를 ‘AI 세차 모델 개발’에 활용한 것이다. 새로 구현된 쏘카의 AI 시스템은 모든 현재 차량의 오염 수준을 직접 판별하며 최적의 세차 시점을 스스로 정하고 있다. 덕분에 연 100억원 정도 지출하던 세차 비용이 30% 이상 절감됐다.

세차뿐만 아니라 쏘카는 AI와 데이터를 이용해 많은 것을 자동화했다. 요금 책정, 주차장 차량 배치, 할인 혜택을 위한 운전자 점수 계산, 상담 업무도 데이터 및 AI로 자동화하고 있다. 모두 다 운영 비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다. 덕분에 쏘카의 사고 비용 및 차량 유지관리 비용은 대폭 줄고 있으며, 매출 대비 변동비 비중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데이터비즈니스본부가 만든 기술로 절감한 비용은 누적 수백억 원 규모에 해당한다. 쏘카 2023년 월평균 차량 대당 매출은 181만원으로 전년대비 15% 늘었다.

사업 성장에 따라 급증한 업무량, 기술로 해결하다
쏘카의 데이터비즈니스본부가 커진 배경에는 빠른 성장 속도도 한몫했다. 쏘카가 회사를 설립한 시기는 2012년. 당시 쏘카가 운영하는 차량 수는 100여 대였다. 그때만 해도 많은 업무를 수동으로 처리하는 게 가능했다. 실제로 설립 초기 차량 관리 직원은 한 사람당 50대의 차를 배정받고 엔진오일 및 차량 이상 여부를 직접 방문하며 점검하러 다녔다. 차량이 늘어나면 직원을 추가로 뽑으면 그만이었다.

이후 쏘카는 공유 차량 시장에서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사업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게 된다. 그리고 운영 차량 대수는 급격히 늘어났는데, 그에 비례해 직원을 무제한으로 뽑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쏘카는 기술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기술로 업무 효율성이 증가하면 직원이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I 및 데이터 관리 기술 덕에 현재 쏘카의 관리 직원은 한 사람당 1,000대 많게는 2,000대 차량을 관리한다. 그 밖에도 AI로 최적의 정비, 세차, 관리 시점을 파악하고 외부 세차업체, 정비업체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렇게 적절한 직원 수를 유지하며 확장하는 사업에 대응하고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변동비를 낮춘 쏘카 ⓒ 쏘카 IR 자료

데이터 친화적인 문화도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되었다. 김상우 본부장은 “경영진이나 비(非) 기술 조직에게 데이터의 중요성을 따로 설득할 필요는 없었다. 다들 엄청나게 늘어나는 업무량을 처리하기 위해 기술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에 어느 정도 동의했다”라며 “무엇보다 구체적인 성과가 하나둘 나오면서 다른 부서의 신뢰를 받는 계기가 마련됐다”라고 설명했다.

쏘카의 데이터비즈니스본부 규모 자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초기에 10명이었던 것에 반해 현재는 50여 명의 직원이 이 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쏘카 전 직원이 500여 명인 점을 고려하면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반 개발 조직과 데이터 조직 문화는 완전히 달라··· 불확실성 견디는 능력 중요”
김상우 본부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이전에는 프로그래머로 일하기도 했다. 데이터 관련 업무를 본격적으로 맡은 것은 메신저 ‘비트윈’ 개발사인 VCNC를 창업한 이후다. 비즈니스를 중심의 데이터 문화가 중요하다는 것도 VCNC에서 깨달았다고 한다. VCNC는 어느정도 사용자를 확보한 이후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 전략을 추진했는데, 그런 전략 중심에 데이터 조직이 있었다.

김상우 본부장은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생존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라며 “VCNC의 데이터 조직을 이끌면서 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검토하고 시도했다. 그중 몇 가지 프로젝트가 빛을 보면서 회사가 흑자 전환을 하는데 기여했다”라고 설명했다.

VCNC가 쏘카에 인수된 후 김상우 본부장은 곧바로 쏘카에 합류했으며, 현재 7년 넘게 데이터비즈니스본부를 이끌고 있다. 김상우 본부장이 데이터비즈니스본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낙관주의’ 그리고 ‘성공한 경험’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성공률이 20%에 불과한 게 데이터 프로젝트다. 처음 일을 하는 사람은 실패할까 두려울 수 있다. 김상우 본부장도 내부 팀원에게조차 ‘그게 가능한가’라는 의심의 말을 끊임없이 들었다고 한다.

김상우 본부장은 “데이터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끝까지 밀어붙이고 성공을 경험하려면 리더가 올바른 방향 설정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라며 “나 역시 처음에는 팀원 대부분에게 필요한 세부 과제를 직접 제시하고 방향을 이끌었는데, 최근엔 성공을 경험을 한 팀원이 스스로 과제를 찾고 주도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같은 기술 분야라도 일반 개발 조직과 데이터 조직은 완전히 다르다고 김상우 본부장은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일반 개발 조직이 하는 일은 ‘설계도’를 바탕으로 높은 건물을 쌓는 과정과 비슷하다. 그래서 처음엔 명확한 설계도를 찾는 일에 집중하고, 때로는 직접 만들기도 한다. 그 설계도를 중심으로 일을 나눠 건물을 높게 올리기에, 협업 능력을 갖추고 기존 프로세스를 따르려는 팀원이 있어야 한다.

데이터 조직은 설계도와는 거리가 멀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고 일단 땅을 파야 한다. 그 땅 안에서 각 회사가 중요시하는 보석 같은 것을 찾을 뿐이다. 동시에 땅을 파는 것은 공동의 작업까지 필요 없다. 개인의 감, 경험, 확신, 능력에 더 의존해서 일이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될 것이다’라는 믿음, 나아가 고집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긍정적이어야 하고 불확실성까지 잘 다룰 줄 안다면 금상첨화다. 김상우 본부장 표현에 따르면, 그런 기질을 가져야 데이터 분석의 힘든 과정을 견뎌낼 수 있다. 실제로 김상우 본부장은 새로운 팀원을 뽑을 때 이런 특징을 눈여겨본다.

앞으로 쏘카의 데이터비즈니스본부는 AI 개발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이미 진행한 AI 프로젝트의 7할은 사실상 데이터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TF나 개발 조직이 아닌 데이터비즈니스본부하에 AI팀을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집중하는 프로젝트는 AI 컨택센터 구축으로 완전 자동화된 고객센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체적인 sLLM을 만들기도 했고, 오픈AI 기술을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김상우 본부장은 “‘새로운 기술이니깐 무조건 쓴다’기보다 AI로 안전한 기술, 동시에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기술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미 여러 AI 프로젝트를 통해 비즈니스 변화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라며 “이제 업계를 선도할 수 있으면서 도전적인 데이터/AI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아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jihyun.lee@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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