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를 쓰는 사람은 모두 알고 있다. 이력서는 모양과 크기가 가지각색이며 소설처럼 길거나 셰익스피어의 연극처럼 딱딱할 수 있다는 것을. 심지어 IT 초고수조차 잠들게 할 만큼 지루할 수도 있다.
그만큼 경력이나 기술, 경험에 대한 자신감과 상관 없이 이력서를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서는 IT 이력서를 작성할 때 가장 자주 발견되는 5가지 실수와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2페이지' 규칙을 깨라
이력서를 1~2페이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겠지만 훌륭한 이력서 중 이런 규칙에 깬 경우가 많다는 것은 이것이 항상 통하는 격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경우는 너무 긴 이력서를 1~2페이지 문서로 줄일 수도 있고, 짧은 이력서가 3페이지 가까이 늘어나기도 한다.
이력서의 길이를 결정할 때는 우선 자신의 이력서에 있는 '잡동사니'의 종류를 파악해야 한다. EP(Executive Promotions)의 수석 경력 코치이자 전략가, 홍보 담당자인 도날드 번즈에 따르면, 부가적인 세부사항을 삭제하고 핵심 사항에만 집중하면 4페이지짜리를 더 압축해 2페이지 이내로 메시지를 간소화할 수 있다. 반면 어떤 경우에는 2페이지짜리 이력서를 오히려 3페이지로 늘리기도 한다.
번즈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력서를 압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채용 담당자 또는 고용 관리자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포함하지 않는 한 그 규칙을 깨도 괜찮다"라고 말했다.
기술 용어를 피하라
사람들이 종종 잊는 것이 이력서를 읽는 채용 담당자는 IT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력서에는 기술 용어를 삼가고 대신 기술 용어는 면접 자리에서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이력서는 읽기 쉬울 뿐 아니라 읽는 사람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번즈는 이력서 작성에 대해 조언할 때 채용 담당자 또는 고용 관리자가 문서에 더 쉽게 접근하고 지루함을 덜 느끼도록 기술 용어를 줄이라고 권한다.
전문 용어를 많이 사용한 이력서의 또 다른 문제점은 정작 중요한 경력을 뺀채 별로 관련 없는 개별 기술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아도모비오(Adomovio)의 대표이자 KRM(Kent Record Management)의 전무이사 앤드류 이사시는 "기술 목록을 추려 핵심적인 것만 이력서에 표기하되 이 기술이 해당 업무에 얼마나 적합한지 설명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 기술 관련된 경험을 제시하면서 경력을 설명하는 것도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경력을 이야기하라
'경력 기술' 이야기가 나왔으니 더 살펴보자. 이력서는 본래 채용 담당자와 고용 관리자에게 자신을 판매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남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특별한 기술과 경험에 관심을 두도록 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경력 기술' 또는 자신의 업적이 현재 자신의 모습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설명하는 것이다. 번즈는 "중요한 것은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것이다. 개성이 없는 이력서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완전한 혼란 그리고 브랜드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력서에 지난 경력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까. IT RS(Resume Service)의 이력서 작성 전문가 제니퍼 헤이는 "많은 구직자가 이력서를 쓸 때 간과하는 것이 있다. '이야기'를 담기 위해 고민하는 대신 진지하고 무미건조하며 전문적이지만 개성이 없는 내용만 채워 놓는 것이다. 그래선 안된다. 적절한 수준의 개성을 가미해 다른 사람과 차별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리 방식을 고민하라
이력서를 쓰면서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 중 하나가 정리하는 것이다. 자신의 경험과 기술, 교육, 프로젝트, 경력을 일정한 형식으로 정리해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시간의 순서에 따라 정리할 수 없는 독특한 경력이 있다면 이 정리의 방법이 더 중요하다.
IT 경력 리더이자 QTR(Quantum Tech Resumes)의 대표인 JM 아우론은 "예비 고용주가 자신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이력서를 시간의 역순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반면 번즈는 조금 다른 접근방법을 제시한다. 그는 "오래 전의 경험을 최근의 경험과 융합해 지난 모든 경력을 처음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이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반드시 자랑하라
이력서는 겸손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업적을 떠벌리고 자랑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전문성을 유지해야 하지만 성공을 자랑하는데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 많은 이력서를 보면 경력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이룬 성과와 성공을 너무 가볍게 기술한다. ERR(Executive Resume Rescue)의 임원 경력 코치 겸 이력서 전문가 셰릴 린치 심슨는 "이것은 자신을 헐값에 판매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랑하는 것에도 요령이 있다.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위한 적절한 이미지를 표현해야 한다. 직급을 높이고 지금보다 더 나은 일자리를 원한다면 이력서에 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ITENP(ITtechExec and NoodlePlace)의 IT 기술 이력서 작성 전문가 스티븐 반 브리드는 "CTO 또는 CIO를 노린다면 설사 경험이 없다고 해도 자신이 얼마나 이 직책에 적합한지 임원의 이미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준비가 됐거나 이력서를 다시 정리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시작은 이를 너무 어려운 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내용을 참고하면 "지금 바로 나를 고용하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력서를 쓸 수 있을 것이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