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신형 맥북이 전 세계적인 맥의 추락을 막았다. 그러나 애초 애플이 기대했던 놀라운 매출 신장에는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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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16년 4분기 맥 출하량은 530만 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불과 0.9% 줄어드는 데 그쳤다. 2016년 전체 맥 출하량이 1840만 대로 전년과 비교해 9.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회복된 것을 알 수 있다. 애플은 지난 10월 말 기존 제품을 대폭 개선한 신형 맥북 프로를 발표했다. 만약 맥북 프로를 3개월간 순조롭게 판매했다면 분기 성장률이 지난해와 같거나 혹은 성장세로 돌아설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맥북 프로가 맥의 완벽한 구세주로 평가하기엔 이르다. 실제로 맥북 프로는 전 세계적으로 맥 판매량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애플은 오는 1월 31일 실적 발표를 통해 맥 판매량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이 수치는 항상 IDC나 가트너 같은 시장조사업체 자료와 차이가 있었다.
한편 신형 맥북 프로에 대한 반응은 긍정과 부정이 엇갈린다. 신기능 '터치 바'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고, 특히 인텔의 신형 카비 레이크 칩이 아니라 구형 스카이레이크가 탑재된 것은 비판을 받고 있다. 경쟁 제품인 윈도우 PC와 크롬북의 실적은 이보다 낫다. 4분기 전 세계 PC 시장을 놓고 보면 애플은 레노버, HP, 델에 이어 4위를 기록했는데, 애플을 제외하고 상위 3개 업체 모두 2015년보다 출하량이 늘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맥 판매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전반적인 PC 출하량도 안정적이다. IDC에 따르면, 4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7020만 대로 2015년 같은 기간보다 1.5% 줄어드는 데 그쳤다. 여기에는 전통적인 PC가 포함돼 있고, 키보드를 분리할 수 있는 제품은 빠졌다. 이런 제품은 태블릿으로 분류한다.
IDC의 경쟁사인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PC 출하량이 분기별로 근소하게 줄어들다가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 업체가 PC 시장 회복을 기대하는 이유는 제품 카테고리 구분이 더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태블릿은 이제 PC의 경쟁 제품이 아니다. 많은 소비자가 주요 컴퓨팅 작업을 처리하는 기기로 다시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게이밍 PC는 가상현실과 e스포츠의 성장 덕분에 지난해 큰 성공을 거뒀다.
IDC는 연말 쇼핑 시즌에 미국과 유럽에서 PC 판매가 크게 늘었고, 소비자용 PC 시장은 회복세라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가 소비자가 더 얇고 가벼운 제품을 선호하면서 역시 호조세이다.
업체별로 보면, 레노버의 PC 출하량이 1570만 대로 전년 대비 1.7% 늘어났다. 시장점유율은 22.4%로 지난해와 같았다. HP의 출하량은 6.6% 늘어난 1527만 대이고 점유율은 21.7%였다.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업체는 델이었다. 8.6% 늘어난 1100만 대를 출하했다. 4위는 애플이었고 에이수스가 5위를 기록했다.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11.3% 줄어든 510만 대였다. 2016년 전 세계 PC 출하량은 2억 6000만 대로 2015년보다 5.7% 줄어들었다. ciokr@idg.co.kr